자끄 루시에르/ 에릭 사티의 그노상스
낮은 구릉으로 이루어진 초록빛 초원이 끝없이 펼쳐져 있어요. 초원 간간이 키 작은 초목들이 모여 있고요, 갑자기 큰 바위들이 아무렇게나 누워있어요. 바위들 옆으론 이름 모를 갖은 꽃들이 피어있고요. 초원 한가운데로 신비롭게 흐르는 강물이 있답니다. 그 위로 아침햇살이 마치 은빛 비늘을 가진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듯 아른거려요. 초원 한 쪽으로는 이른 아침이면 새벽 별들이 잠드는 작은 숲이 나 있어요. 다른 쪽으로는 끝도 보이지 않는 밀크 블루 빛 호수가 펼쳐져 있네요.
그 초원에 몽실몽실 살찐 양한마리가 무념하게 놀고 있어요. 언제든 잡혀먹을 수 있는 늑대도 있을 터인데, 이놈은 겁도 없나 봐요. 살찐 양은 전혀 개의치 않고 누어 햇빛바래기를 하다가, 배가 고프면 초원의 풀을 뜯어 먹고, 꾸벅꾸벅 졸다가도 불현듯 일어나 작은 들꽃 사이를 휘젓고 다니며 심술도 부린답니다. 그렇게 고독한 듯 고독하지 않은 한 때를 보내다가 초원을 가로지르는 작은 시냇가로 어슬렁어슬렁 다가가곤 해요. 아마 햇살에 비친 은빛 물결을 보고 혹시나 은어 떼들이라도 만날까 잔뜩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ㅎㅎ
이른 아침에 깨어 이런 상상을 했어요. 그 무념무상의 몽실몽실 살찐 양은 누구일까요? ㅎㅎ 그리고 그 상상 속의 초원의 주인은 누구누구라나, 어쩐다나. ㅋㅋㅋ 제 기분이 그랬어요. 마치 누군가 펼쳐놓은 초록초원에서 고독하지만 무념무상하게 살아가는 살찐 양이 된 것 같은 기분. 아무 것도 걱정하지 않고, 겁내하지 않고, 저 살고 싶은 대로 살아가는, 아니 자신이 어떻게 살고 있는 것인지 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그런 상태. 딱히 그 누군가가 저에게 뭔가를 해준 것도 없는데 왜 저는 이런 상상을 하며 혼자 빙긋 웃을까요? 참 이상하지 않아요. 이런 제 상상이 신비하기만 한 아침이에요.
앞에 그려 놓은 풍경들은 아마 뉴질랜드 남 섬, 그러니까 크라이스트처치에서 퀸즈타운을 거쳐 밀포드 사운드로 가는 여정에서 볼 수 있는 정경들 중 하나에요. 제가 잠깐 서울에서 여행사에 근무할 때 호주, 뉴질랜드 파트에서 일해 자주 그쪽으로 출장을 가곤 했거든요. 물론 뉴질랜드 남 섬 여행은 뭐니 뭐니 해도 밀포드 트레킹이라고 말들 하지만 여행사들이 제시하는 코스는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비행기를 타고 밀포드 사운드로 가서 여행해서 돌아올 때는 버스를 타고 퀸즈타운을 거쳐 돌아오곤 했죠. 그때는 제 인생 언젠가 꼭 캠핑카를 타고 이 코스를 여행해야하겠다는 꿈을 꾸었어요. 중간 중간 정말 석회석이 녹아있는 밀크 블루 빛 호수가 끝없이 펼쳐져 있고, 특히나 퀸즈타운이란 도시의 아름다움이란! 기회가 된다면 이곳에서 일 년 쯤 살아보고도 싶었어요. 글을 쓰면서. 아주, 아주 게으르게...홍홍홍!!!
갑자기 이런 상상이 물밀 듯 몰려오더니 또 예전 캐나다 캘거리에서 밴프지역을 통과해 록키로 여행했던 순간들이 추억되네요. 뉴질랜드 남 섬은 아기자기해서 친구 같다면 이쪽 록키 쪽은 너무 웅장해서 압도 되고 말았거든요. 하나님은 어쩌자고 이런 것들을 인간에게 제시해주었을까요? 그때 록키 여행할 때 신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어요. 유럽의 산들과 마을과 도시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자연 앞에 저에 대한 존재감이 너무 미약하여 겸손하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하던 한 때가 생각났네요. 오늘 아침.
물론 여행하고픈 곳도 많지만 저는 특히나 사하라를 여행하고 싶어요. 예전 코엘료의 소설들을 읽으며 사막여행을 꿈꿨고 그 사막여행을 꿈꾸다가 ‘다다’라는 캐릭터를 만났어요. 이 아이는 새아(새벽 별빛이 잠드는 숲을 깨우는 아침햇살)이라는 이모와 신아(신비하게 흐르는 강물위에 비친 아침햇살)이라는 이름을 가진 엄마를 둔 아이에요. 엄마인 신아는 어찌어찌하여 사하라를 여행하다가 푸른 옷을 입은 사람들인 투아레그 족장을 만나 사랑을 하게 되고 그 결산물이 다다라는 아이로 설정되는데 다다는 어찌어찌해서 한국 외할아버지와 함께 살게 되는 아이에요. 이 아이는 소설 속 또 다른 주인공인 철이 나 알렉산더 박사의 영원한 연인이 되는 캐릭터. ㅎㅎㅎ 헛갈리죠. 저도 쫌.
암튼 아, 이런 상상하니깐 여행이 급 땡기네요. 어디든 자유롭게 떠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다행이에요. 제 상상은 무한대라서. 상상으로 시작하는 하루가 이렇게 좋을 수가!
오늘 밤엔 앞에 묘사된 초원으로 알퐁스 도테의 캐릭터인 스테파네트 아가씨와 목동과 양 들을 초대해야겠어요. ㅎㅎㅎ 그리고 무진장한 별들이 쏟아지겠죠.
오늘쯤은 저 초록빛 초원을 관리하는 털북숭이 목장 아저씨가 나타났으면 하고 바라게 되네요. 거칠게 자라난 풀들도 깎고, 또 오랫동안 곰삭아 아껴둔 비장의 사료를 살짝 풀어놓으면 살찐 양 한 마리는 굼뜬 몸으로 노란 나비 같은 춤을 출지도 모르는데.
(위키에서)
The Jacques Loussier Trio는 유럽 클래식 음악을 재즈 스타일로 해석한 것으로 유명한 프랑스 3세대 재즈 피아노 트리오에요. 그들은 그들의 LP들의 제목에서 따온 "le trio Play Bach"라고 일반적으로 프랑스에서 알려져 있죠.
이 트리오는 프랑스 피아니스트인 Jacques Loussier와 베이스 연주자인 Pierre Michelot, 와 퍼커스니트인 Christian Garros의 의해 1959년 형성되어 Vivaldi 와 다른 작곡가들, 특히나 대부분 Johann Sebastian Bach 의 곡들을 그들만의 스타일과 악기에 알맞게 편곡해서 연주하죠.
이 그룹은 재즈만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비평가들에게는 그리 인기가 없지만 상업적으로는 성공했다고 할 수 있죠. 그들은 1966년 독일 연주 여행을 했어요.
1985년 Jacques Loussier는 퍼커셔니스트 André Arpinodouble과 베이시스트 인Vincent Charbonnier과 함께 새로운 트리오를 만들었어요.
저도 개인적으로는 클래식을 재즈 스타일로 연주하는 것에 큰 흥미는 없어요. 그러나 가끔씩 호기심에 들어보죠. 저는 에릭 사티의 곡들을 참 좋아하는데 이 트리오가 연주하는 짐노페티는 그닦이에요. 그렇지만 그노상스는 들을 만하죠. 이건 순전한 제 취향으로요.
이 곡을 듣고 있으려니, 커피가 급 당기네요. 사실은 며칠 째 커피를 못 마셨어요. 글라인드가 아파서 병원에 보냈거든요. 입원했으니 아마 일 주일은 걸리겠죠. 커피 대신 홍차로 갈막음하고 있는데, 이 포스팅 하고 안 되겠어요. 테이크아웃 커피라도 한 잔 들고 동네를 잠깐 어슬렁거려야겠어요. 밴친님들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rik Satie-Trois Gnossiennes-Jacques Loussier Trio. - YouTube
http://me2.do/50kNmnD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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