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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Spring Day Songs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7. 2. 13.

Spring Day Songs [WNTS] - 1h of Sunny Jazz - YouTube


http://me2.do/GGmrwURg






the World Needs That Swing, Spring Day Songs..
Navigate using time links :
00:00 — Chris Connor - Spring Is Here
02:56 — Ella Fitzgerald - Lullaby of Birdland
05:49 — Dinah Washington - Look to the Rainbow
08:38 — Louis Armstrong - April In Portugal
11:23 — Dizzy Gillespie - S'Wonderful
14:44 — Kenny Dorham - Lotus Blossom
19:24 — Frank Foster - Joyspring
27:41 — Glenn Miller - The Humming Bird
30:01 — Bud Shank - Paradise
33:09 — Chet Baker - I'll Remember April
39:03 — Ahmad Jamal - Ivy
41:55 — Johnny Horton - When Its Springtime in Alaska
44:34 — Robert Johnson - Milkcows Calf Blues
46:54 — Marlene Dietrich Another Spring Another Love
49:17 —Ella Fitzgerald It Might As Well Be Spring


이른 아침 안개가 제법 자욱했어요. 청소차가 느리게 달리고 새벽기도를 마치고 총총거리는 중년의 여자와 묵직한 발걸음으로 어깨를 내려뜨린 사내가 지나갔어요. 불도 켜지 않은 채 사티를 배경으로 커피 한 잔을 손에 쥐며 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침을 맞이한 기분이었지요. 저 밑바닥에서부터 용솟음치는 무엇인가가 저를 가득 채우는 느낌 요. 제 영혼이 깨어 자박자박 지상 위를 걸으며 저를 들여다봐요. 부산한 일상에 젖어 그날이 그날 같은, 권태와 무기력의 반복에 질식할 것 같은 그런 날들을 건넜구나, 안도감마저 저를 감쌌죠. 아마 또 며칠 후엔 그런 기분에 휩싸일 수도 있겠지만 이 순간만은 오롯이 저 자신과 대면하며 제가 살아가야하는 순간들에 대해 침잠할 수 있었죠.
“나는 무엇으로 사는가?” 바로 이 깨어있음으로 살아가는 저를 발견했어요. 가난하고, 모자라고, 아무 것도 내세울 것 없는 인생이지만 오롯한 저는 또 그 무엇이, 가령 제 자신의 인생을 특별하게 만드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느낌, 바로 이것으로 살아왔고, 아마도 이것으로 살아가겠구나, 미로와 같은 인생길을 헤매며 지치고 외롭고, 때론 슬프고 고통스럽다하더라도 결국 저는 죽음 앞에서 생의 은총에 감사하며 눈을 감을 것이란 예감이 신의 축복인가, 가만 웃어 봐요.
그러는 사이 서서히 안개는 걷히고, 봄빛 가득한 세상이 열리기 시작했어요. 창문 밖으로 총총 걸음으로 부산을 떠는 학생들도, 자전거를 타고 어딘가로 급히 달리는 중년의 남자도, 스마트 폰에 잔뜩 얼굴을 들이대며 마음만 급한 청년도 ‘나를 잊었나요?’ 방실방실 웃으며 슬그머니 기어든 봄 햇살에 마냥 젖어들며 하루를 보내겠지, 제 입 꼬리가 자꾸 벙실거렸답니다. 제 것도 아닌 봄빛을 마치 제 것인 양 선물을 하고 있다는 느낌으로 말이죠.
이런 기분으로 유튜브에서 Spring Jazz를 톡톡거렸어요. 헐, 바로 이곳으로 진입했네요. 그냥 느껴주세요. 어깨도 들썩이며, 좀 성급하게 마음으로 봄을 맞이하시길 요. 가볍게, 설명 없이도 이렇게 포스팅을 해도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