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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나의 타이레놀/ John Coltrane - Sweet Sapphire Blues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7. 2. 4.



John Coltrane - Sweet Sapphire Blues - YouTube
http://me2.do/GnrYEiNA


오늘 포스팅할 곡은 콜트레인의 앨범 "Black Pearls"(1958년)의 3번째 트랙인 Sweet Sapphire Blues.
처음 이곡을 들었을 때는 피아노 소리에 끌렸어요.

유튜브 곡 밑 댓글을 하나 옮기면 마일즈가 콜트레인에게 물었대죠. 왜 그렇게 후반부 자네의 솔로는 길 은가? 콜트레인이 대답하길 어떻게 솔로를 멈춰야할지 몰랐기 때문이네. 그랬더니 마일즈가 자네는 도대체 입에서 악기를 떼려고 시도라도 했는가? 그렇게 물었다네요.

여하튼 이 곡은 우울할 때면 꺼내 듣는 저의 타이레놀이에요. 즐감 하시길...


John Coltrane -- tenor saxophone
Donald Byrd -- trumpet
Red Garland -- piano
Paul Chambers -- bass
Art Taylor -- drums

Album "Black Pearls"

Recorded May 23, 1958 in Hackensack, NJ.
Recording Engineer: Rudy Van Gelder


<감상 노트>

  키 큰 칸나 꽃 사이에서 소녀 하나가 흐늑흐늑 울고 있었다. 그녀의 귓전으로 '버벅이'라고 놀려대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윙윙댔다. (인트로) 울다 지친 아이는 화단 옆 연못가에 철퍼덕 몸을 부렸다. 연못 주변으로 잠자리(피아노) 몇 마리가 춤을 추고 있었다. 은빛 물비늘에 닿을락 말락 춤추는 잠자리에게 박자라도 맞추는 것일까? 소녀의 가슴도 새근새근 쉼 없이 박동치고 있었다.(드럼) 잠자리의 비행은 끝날 줄을 몰랐다. 새근대는 소녀의 가슴도 어느 새 잠자리의 춤에 도취되었을까, 소녀가 쓰려 아픈 눈을 가늘게 뜨더니 이제는 연못을 벗어나 소녀의 곁에서 춤을 추는 잠자리에게로 손을 뻗쳤다. 그때 바람을 타고 잿빛 깃털 하나가 일렁얄랑 소녀의 주변을 서성였다.(색소폰) 소녀는 뻗친 손을 거둬들이며 떠다니는 깃털을 눈으로 쫓았다. 눈이 부셨고 쓰라린 소녀의 눈은 저절로 감겼다. 소녀의 가슴에서 깊은 한숨이 새어 나왔다. 터져 나온 한숨도 깃털마냥 햇빛 속으로 둥둥 떠다녔다. 무거움을 버리고 소녀도 깃털처럼 날고 싶었을까? 가볍게, 가볍게…… 소녀가 양팔을 잔뜩 벌렸다. 새근새근, 우우우우…… 어디서 날아왔을까? 어딘가로 숨어버린 깃털을 대신해 나비 한 마리가 칸나 꽃술에 앉더니 금세 샐비어 꽃 위를 팔랑거렸다.(트럼펫) 이제 소녀는 잠자리가 되었다가, 깃털이 되었다가, 나비가 되었고 그녀의 가슴 또한 더 세차게 두둥둥 거렸다.
  그때 슬며시 연못가 오래된 포플러 나무 뒤에 숨어 소녀를 지켜보던 소년 하나가 살금살금 소녀의 등 뒤로 걸어 다가왔고(베이스) 그것을 눈치 챈 소녀의 가슴은 두둥둥, 두둥둥, 크리셴도로 내달렸다. 소녀의 가늘어진 눈은 소년을 쫓았고, 소년의 수줍은 미소가 입가로 번졌다. 노을빛을 받은 소녀의 얼굴 또한 하염없이 붉어졌다. 소녀 옆에 나란히 앉은 소년은 연못가로 손을 뻗쳤다. 소녀를 위해 잠자리 한 마리라도 잡아야겠다는 의지였지만 심술궂은 잠자리들은 소년의 손을 용케도 미끄러져나갔다.
  이제 연못의 붉은 물비늘 위로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린 포플러는 안단테, 안단테, 9월의 느긋한 바람에 허리를 늠실대며 춤을 추었고 소녀와 소년은 나란히 앉아 오래도록 수군거렸다.








John Coltrane - Sweet Sapphire BluesJohn Coltrane -- tenor saxophone Donald Byrd -- trumpet Red Garland -- piano Paul Chambers -- bass Art Taylor -- drums Album "Black Pearls" Recorded May 23, 1958 in Hackensack, NJ.www.youtub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