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나침반
1. 작품 개요
- 제 목: 빨간 나침반
- 형 식: 미니시리즈(16부작)
2. 주제: 인생의 나침반을 찾으며 상처에서 꽃을 피우는 사람들.
3. 기획의도:
2014년 6월,
‘코피노 아빠 찾기 소송’에서 승소한 사건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다. 현재 한국인 아버지와 필립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버림받아 필립핀 하층민으로 전락하고 있는 코피노가 약 3만 정도로 추산된다는 소식. 뭔가 우리에게 해결해야 할 하나의 숙제임을 인식케 한다.
사실 이러한 문제는 수년 전부터 그러니까 월남전 때의 라이따이한과 키리바시의 꼬레꼬레아와 필립핀의 코피노, 등의 문제뿐만 아니라 결혼이민자 가정, 외국인 근로자 가정, 북한 이탈주민 가정들에서 고통 받고 있는 미래사회의 구성원이 될 청소년문제를 묵과해선 안 된다. 우리 사회가 공동으로 떠안고 해결해야할 우리의 과제임이 분명하다.
즉, 코피노, 라이따이한, 꼬레꼬레아, 뿐만 아니라 다문화 가정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곧 우리의 미래를 구성해 나갈 주인공임을 인식하며 그들을 향해 손을 내밀며 각자의 인생의 나침반을 찾아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인물들을 만나보자.
어찌되었든 혼혈아를 키우며 나름의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한 여자의 삶.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태어나 혼혈아의 아픔 속에서 성장하는 그 아들의 삶과 그들 주변의 인물들, 즉 운명이란 이름으로 태어나는 사람들에게 누구나 다 자신 몫의 인생의 지향점이 있고 그 지향점 곧 자신 인생의 나침반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삶이란 바로 자신의 나침반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숱한 상처를 극복해 나아가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꽃을 피우는 일이 아닐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4.등장인물:
- 나오미 (46세. ‘우리는 하나’라는 다문화 청소년 지원 사업단 이사.)
솔직하고 저돌적이며 세상 어느 자리에 있어도 당당한 그녀. 너그럽고 따뜻하며 진중한 성격으로 아무리 아픈 현실이라도 미래를 희망으로 채우는 낙천적 성격의 소유자. 오늘날의 그녀가 되기 이전, 과거의 모든 상처가 오늘 날 그녀의 꽃으로 피어나고 있음을 증명하는 인물.
태어난 지 두 살에 부모를 여의고 외할머니 밑에서 초등2학년까지 성장한다. 외할머니가 노환으로 돌아가시자 이모네 가정에서 자라게 된다. 어린 시절부터 외할머니의 양딸이었던 이모에 의해 부적절한 대우를 받으며 자란다. 하지만 이모부 고두현에 의해 보호를 받는다. 이종 관계인 고소희의 질투 속에 늘 손해를 보지만 꿋꿋하게 자란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화교인 주용신에게 관심을 가져 사랑하는 관계로 까지 발전한다. 주용신이 대학에 복학 할 때쯤 같은 대학에 진학해 주용신이 주도하는 학생운동 현장에서 사진을 찍으며 사랑을 키운다. 이종 고소희가 자신이 사랑하는 주용신을 자신보다 더 사랑한다는 사실을 눈치 채고 괴로워하지만 고소희와 함께 추방당한 주용신을 찾아 골든트라이앵글을 방문하게 된다.
그곳에서 마약 밀매를 하는 납치범들에 의해 성폭행을 당하고 일 년 만에 주용신의 도움으로 풀려나 한국으로 돌아와 아들을 낳게 된다. 혼혈아인 아들을 키우며 <여행과 사진>이라는 잡지사에 사진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때마침 강원도 사북의 폐광 사진과 마을을 찍다가 우연히 주용신의 친구이자 학보사 시절 편집장이었던 선배 한기철을 만나 결혼해 딸을 낳는다. 한기철의 불륜을 목격하고 이혼해 딸을 키우며 혼혈아인 아들의 성장 통을 함께 겪게 된다.
꾸준히 다문화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을 가지며 키리바시의 버려진 한국핏줄과 필립핀에 버리진 코피노에 대한 사연을 접하며 그들을 위해 뭔가 자신이 해야 할 사명감을 인식하게 된다. 그것은 외할머니의 유품으로 간직하게 된 빨간 나침반을 음미하며 꾸준한 자아완성의 길을 찾아왔던 결과였다. 이제 자신의 미래에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자신 인생의 방향성을 인식하며 꿈을 찾아 나서는 적극적이며 자유로운 열정을 가진 인물.
- 고현태(23살. 나오미의 아들. 혼혈아)
차분하며 사색적인 인물, 내면에 많은 상처를 안고 있지만 섬세하고 감성적이면서 동시에 의지가 강한 청년.
새카만 피부와 이국적인 얼굴모습으로 어릴 때부터 집단 따돌림의 상처를 안고 자란다. 어머니 나오미에 대한 염려로 상처를 숨기며 혼자서 고민하며 단단한 성격을 갖는다.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사실 때문에 어린 나이 때부터 자아인식을 가지게 된다. 대중 매체에서 다루는 다문화 청소년들의 열악한 환경과 탈선의 현장을 눈여겨보며 꿈을 키우게 된다. 군을 제대하자마자 현실 경험을 하고자 국제협력단의 일원으로 골든트라이앵글을 찾아 떠난다. 주용신의 도움으로 그곳에서 원주민들에게 영어와 태권도를 가르치며 꿈을 키운다.
- 한지은(고3. 한기철과 나오미의 딸)
조용조용하며 여우과에 속한 인물. 소심하면서도 눈치가 빨라 주변 인물들을 놀래키지만 내심은 여리고 순하며 정이 많은 인물.
오빠 고현태만을 싸고도는 어머니 나오미에 대한 애정결핍과 이혼가정이라는 상처로 고민하지만 자존심이 강해 속마음을 터놓지 못하며 산다. 친구 조희은을 오빠 대신 자신의 분노의 대상으로 삼아 왕따를 시키지만 후회하며 눈물을 흘린다.
- 한기철(50. 나오미의 전남편)
현실과 이상사이를 방황하며 대범하게 보이지만 내면은 소심하며 자존심이 강해 주변상황에 늘 긴장하고 사는 남자. 어린 시절 사북에서 자라며 광부였던 아버지가 사북항쟁당시 주동자가 되어 고난을 받는 과정을 목격하게 되고 수재였지만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학생운동에 몰입하게 된다. 학보사 일을 함께 하는 나오미를 짝사랑하며 나오미가 사랑하는 주용신을 위험에 빠뜨린다. 사상교육을 맡게 되며 학보사 편집장으로서 투쟁을 하다 체포되어 모진 고문 끝에 출감하게 되나 고문의 후유증으로 정신병원을 오락가락하며 노동현장에서 목소리를 높이지만 결국 좌절을 하게 되고 고향 사북으로 돌아가 “페광지 산업문화 사업을 살리자” “진폐 재해자들이 대접받는 세상을 만들자”라는 운동을 추진한다. 사북으로 사진촬영을 나온 나오미와 해후하며 결혼하게 된다. 주말부부였던 나오미와의 관계가 금이 가고 한없이 자신을 받아줄 것 같으면서도 이상적 동지라고 생각되는 문지숙이라는 여자와 불륜을 저지르게 된다. 결국 나오미와 이혼을 하고 문지숙과 살게 된다.
- 고소희(나오미의 이종자매)
말이 없고 차분하며 냉정한 성격의 소유자. 매사에 자기중심적이며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꼭 손에 쥐고야 마는 소유욕이 강한 인물. 그것은 어머니와 아버지가 자신에게 보여주는 부족한 사랑에 대한 욕구였으며 모든 것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다는 상실감은 늘 마음 깊은 곳에 채울 수 없는 허기로 존재하며 괴로워한다.
모든 것이 자신보다 뛰어나 보이는 이종자매 나오미에 대한 질투로 괴롭기만 다다. 나오미에 대한 질투심으로 나오미가 사랑하는 주용신에게 관심을 가지다 결국 주용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 주용신이 학생운동으로 인해 감옥에 있을 때 주용신을 석방하기 위해 자살 소동을 일으켜 추락해 다리를 절게 된다. 주용신이 추방당하자 그를 찾아 나오미와 함께 골든트라이앵글을 방문하다 납치돼 아버지 고두현이 마련한 협상금으로 세 달 만에 풀려나게 된다. 풀려나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임신 사실을 알게 되고 자살하는 인물.
- 서지희(68살. 나오미의 이모이자 고소희의 엄마. 개성식품회사를 운영)
아름답고 차분하고 지적인 세련미가 넘쳐나지만 내면은 누구보다도 탐욕스럽고 위선적이며 사업에 대한 야망으로 타인을 희생시키며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인물. 지독한 독기로 세상을 살아가는 여자. 누구보다도 똑똑하지만 어머니의 친딸이 아니라는 이유로 늘 사랑에 굶주리며 살았던 여자. 사랑받고 사랑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지만 현실은 그녀에게 사랑을 향한 벽만을 인식케 하며 벽이 두꺼우면 두꺼울수록 더 독한 성격으로 변하며 물욕과 명예욕으로 빈 공간을 채우려 고군분투하며 외로운 삶을 산다.
- 고두현(70살. 나오미의 이모부이자 서지희의 남편)
말수가 적고 심지가 깊으나 출세 지향적인 인물. 하여 현실과 이상, 순수와 배신 사이를 오가며 갈등한다. 가난한 홀어머니의 외동아들로 자라며 고등학교 때 만난 서지희의 미모와 배경에 반해 서지희를 사랑해 결혼한다. 하지만 서지희의 내면적인 모습에 배신감을 느끼고 서지희의 언니이자 나오미의 엄마 서계희를 더 사랑한다. 고등고시에 합격한 후 우수한 두뇌임이 인정돼 정보국으로 착출 되어 출세가도를 달리지만 늘 따뜻한 모성을 그리워하는 인물. 나오미의 아버지가 시국사건과 관련해 정보국에서 돌아온 후 죽음을 맞이하자 나오미의 어머니이자 자신의 부인 서지희의 언니 서계희를 돕는다. 사실 나오미의 아버지 즉 서계희의 남편의 죽음과 고두현은 직접 관련이 있지만 평생 비밀로 간직한다. 처형 서계희를 돕는 저변의 마음속에는 금지된 사랑에 대한 갈구가 숨어 있었으며 나오미의 어머니마저 자살하자 나오미의 후견인을 자처한다. 자신의 딸 고소희와 조카인 나오미가 골든트라이앵글에서 납치를 당하자 딸 고소희 만을 먼저 구하게 된다. 일 년 후 나오미가 한국에 돌아오자 나오미를 돌보며 죄책감을 씻고자 나오미의 아들을 자신의 호적에 올린다. 죽음이 다가왔을 때 얼마간의 부동산을 나오미의 아들 고현태에게 줌으로써 평생 간직해온 죄책감에서 헤어 나오려 한다.
- 고혜미(27살. 고두현의 딸)
자기중심적이고 직선적이며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매사에 거침이 없음. 한편으론 의협심이 강하고 지고지순하면서 열정적인 인물.
중학교 때에 초등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고현태를 지켜주고자 혼신을 다함. 남부럽지 않은 배경을 가지며 만사에 적극적이었으나 아버지가 과거 정보국의 요원으로서 많은 악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갈등하는 인물. 성폭행 사건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가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송차이를 변호하고 도우며 새로운 인생을 꿈꾸는 인물.
- 주용신(49세. 중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사이에 태어난 인물)
불도저 같은 성격에 불가능은 없다고 믿으며 말수가 적고 신중하며 책임감과 의지가 굳음. 돈보다 명예를 우선시 하며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주변의 삶, 즉 공동체의 삶에 시선을 돌리는 인물. 늘 부성을 그리워하는 인물.
어릴 적 아버지와 헤어져 의붓아버지 밑에서 상처를 받으면서도 늘 1등을 놓치지 않는 수재. 중국인이면서 외삼촌의 성을 받은 관계로 군대를 가게 되고 복학한 후 학생운동에 매진하다 구속을 당한다. 친부가 중국 공산당의 일원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간첩누명까지 덧씌워지지만 고소희의 노력으로 감옥에서 나오게 되어 국외추방을 당한다. 친부를 찾아 골든트라이앵글로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만난 아버지의 여자와 모자관계를 형성하며 마약대신 커피나무를 심으며 원주민들에게 새로운 삶의 희망을 안기고 자신도 그곳에 정착하게 된다.
- 박계주(나오미의 외할머니. 개성식품사장.)
여장부스타일. 고집이 세고 의지가 굳으며 동정심이 있다. 사업기질이 남달리 뛰어나 고생 끝에 성공을 하게 되는 인물.
6,25때 남편과 헤어져 8살 된 딸 서계희만을 데리고 피난길에 나섰다가 우연히 혼자 남게 된 6살 여아인 서지희를 만나 양딸로 거둔다. 친딸인 서계희와 양딸인 서지희를 키우며 개성방앗간을 개성식품으로 성장시키며 재산을 축척한다. 친딸인 서계희가 남편을 잃은 슬픔에 자살을 하자 친손녀인 나오미를 9살까지 키우다 노환으로 사망한다.
- 송차이(23살. 고현태의 친구)
자격지심이 강하고 열등감에 괴로워하며 냉정하지만 수줍음이 많고 내면은 섬세하고 감성적이다. 태국에서 태어나 5살 때 어머니와 헤어져 한국으로 들어와 아버지의 첫 부인에 의해 키워진다. 한국에 오면서부터 한국인 형제들에게서 왕따를 당하고 학교에서 조차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며 괴로워하다 본인 스스로 태국의 무에타이를 배우며 힘을 키운다. 완력을 갖추게 되자 일진그룹이 되어 고현태를 괴롭힌다. 고현태를 괴롭히다 고현태에게 정성을 쏟는 고혜미를 사랑하게 된다. 오해에서 비롯된 성폭행혐의를 쓰고 감옥에 가게 된다. 출소 후 고혜미와 친모의 도움으로 다시 공부를 시작하며 미래를 희망하는 인물.
- 조희은(송차이의 여자친구)
활발하며 솔직한 성격으로 누구에게나 호감을 안겨주지만 베트남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어려서부터 왕따를 당하게 된다. 더군다나 아버지의 폭력으로 베트남인인 어머니는 집을 나가고 동생 둘을 대신 돌보며 꿋꿋하게 살아간다. 아르바이트로 하루 18시간 이상을 하며 집안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현실에도 항상 밝게 웃으며 살아가는 조희은에게 유일한 마음의 의지처는 송차이였다. 송차이에 대한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이며 송차이의 아기를 임신해 딸을 낳으며 송차이가 출소하는 날만을 기다린다. 친구 한지은에게 괴롭힘을 당하나 원망하지 않고 한지은을 도우려는 마음씨에 한지은의 감동을 끌어낸다.
- 그 외 등장인물
문지숙(한기철의 연인)
손미자(송차이의 친모)
한산댁(고소희의 유모)
공과장(태국여행사직원)
따오(태국현지가이드)
정보국 직원들, 송차이의 친구들, 고현태의 친구들, 한지은과 조희은의 친구들.
방송국 남자 앵커, 주용신의 가족들, 트라이앵글 납치범들...
5. 줄거리
‘코피노의 아빠 찾기 소송’이 국내법원에서 최초로 승소했다는 뉴스가 텔레비전 자막에 뜨며‘우리는 하나’라는 다문화 청소년 지원 사업단 이사인 나오미와 뉴스앵커의 대담광경이 방영된다. 비록 짧은 영상이었지만 참석했던 나오미는 방송에서 이런 말을 하게 된다.
“코피노 아동들의 생존과 교육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코피노 아이들은 아빠가 누군지도 모른 채 빈곤 속에 방치돼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입니다.”
방송을 끝나고 나오는‘우리는 하나’라는 다문화 청소년 지원 사업단 이사 나오미는 자꾸 가슴이 울컥거렸다. 감격에 겨운 나오미는 핸드백에서 빛바랜 빨간 나침반을 꺼낸다. 외할머니의 유품이었으며 늘 자신이 삶의 방향성을 잃을 때면 들여다보곤 했던 물건이었다. 나오미는 지난 세월의 밑바탕위에 이젠 뭔가 자신의 미래 삶의 방향성을 구축했다는 감격뿐만 아니라 오늘이 있기까지의 숱한 눈물과 상처를 들여다보게 된다.
*
“자, 이젠 우리랑 살아야해.”
할머니가 돌아가신 슬픔보단 혼자 남게 되었다는 상실감에 온통 사는 것이 두렵기만 했던 9살 나오미, 이모의 이 한 마디는 일시에 슬픔과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 나오미는 이제 이종 소희와 이모부 고두현과 이모 서지희와 한 집에 살게 된다.
“이젠 네가 소희를 지켜주며 살아야해.”
이모 집에 들어간 첫날 이모 서지희는 9살 나오미에게 지상의 명령과 같은 의무감을 심어주게 된다. 혼자 남아있지 않고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데려가준 이모에게 한없이 고맙기만 한 나오미는 이모와 굳은 약속을 하게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소희를 지켜준다는. 그것은 살아남아야겠다는 무의식에서 우러난 자기보호본능이었다. 약속이라도 하지 않으면 혼자 버려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벗어나기 위해 어린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약속하지 않을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나오미의 외할머니는 큰 딸 서계희 즉 나오미의 엄마가 가난하고 야망은 없으나 성실하고 명석한 머리를 가진 수재이며 민족의 장래를 걱정하는 나관석을 결혼상대로 소개했을 때 강력한 반대를 했으나 결국 딸 서계희가 임신했음을 알고 나서야 결혼을 승낙하게 된다. 사위 나관석은 ‘미래를 위한 역사모임’을 주도하다 간첩사건으로 정보국에 끌려가게 된다. 그러한 정보를 제공한 자는 출세와 나관석의 아내인 서계희를 남몰래 흠모하고 있었던 고두현이었으며 고두현은 서계희의 동생 서지희의 남편이었다. 정보국에 끌려간 조관석은 모진 고문 끝에 결국 풀려나지만 사망을 하게 되고 남편이 죽은 서계희는 슬픔에 못 이겨 자살을 하게 된다.
친딸의 자살이라는 상처를 안고 사는 외할머니는 억척스럽게 재산을 모으며 개성 방앗간을 개성식품으로 키우게 된다.
한편 6,25때 길에 버려진 6살 여자 아이를 입양한 나오미의 할머니는 서지희란 이름으로 양딸을 키우게 된다. 양딸인 서지희는 어려서부터 자신이 친딸이 아니고 입양되었다는 사실이 상처였고 늘 자신보다 더 똑똑하고 더 사랑을 받고 있는 언니 서계희에 대한 질투심으로 괴로워한다. 하여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던 수재였음에도 불구하고 언니 서계희가 죽자 어머니를 도와 개성식품을 대구의 중견사업체로 이끈다. 하지만 남편 고두현이 언니를 사랑해서 형부를 밀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남편을 언니에게 빼앗겼다는 상처를 안고 산다. 언니가 죽자 딸 고소희를 낳았음에도 불구하고 남편 고두현과 이혼을 하게 된다.
단지 몇 달 차이로 언니가 되어버린 나오미에게 동생 고소희는 온갖 투정과 행패를 부리며 나오미를 괴롭힌다. 딸에게 보다 조카에게 더 친절한 아버지 고두현, 사업이라는 명목아래 자신을 돌보지 않는 엄마 서지희 사이에서 외롭기만 한 고소희는 이종언니 나오미를 괴롭히는 일로 자신의 내면을 강화시켜나간다.
주말 부부였던 고두현은 서울에서 돌아 올 때마다 늘 선물을 들고왔다. 조카인 나오미와 딸인 고소희 몫으로 똑 같은 물건을 사오곤 했지만 고소희는 늘 나오미 것을 탐내며 산다. 그것은 아버지가 자신보다 나오미를 더 사랑한다는 질투심을 조장하며 갈등을 겪게 했다. 그런 고소희를 참아내며 나오미는 인내하는 법과 양보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나오미가 초등학교 3학년 겨울이었을 때, 이모는 딸 소희와 조카딸 나오미를 데리고 모처럼만에 ‘중앙각’이라는 군산에서 유명한 화교가 운영하는 중국집에 가게 된다. 이곳은 나오미가 할머니와 함께 종종 들렸던 곳으로 주인과 안면을 튼 사이였다. 오랜만에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둔 나오미는 중앙각의 아들이며 같은 학교의 학생회장인 6학년생 주용신을 만나게 된다. 방학 동안이었던 지라 6학년생인 주용신이 마침 부모의 음식점을 도와 배달을 갔다 온 것을 목격하게 된 것이다. 추위에 볼과 코가 빨개져 돌아오는 주용신이 마치 루돌프 사슴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순간에 나오미는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주용신에게 공감대를 느끼며 첫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이모 서지희는 딸 고소희를 자신이 졸업한 한국 최고의 대학에 보내기 위해 고액과외 선생을 붙이고 급기야 고등학생이 되자 서울로 전학까지 시키지만 고소희는 여자대학 불문과에 입학하게 된다. 반면 늘 혼자서 공부했던 나오미는 군산에 머무르면서도 서울대학 국문과에 입학하게 된다.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이모 서지희는 나오미에게 오래된 카메라를 선물한다. 그것은 나오미의 엄마 서계희의 유품이었다. 서지희의 입을 통해 나오미는 엄마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원래 엄마 서계희는 미술대학을 나왔고 아버지 나동현은 사범대학 출신으로 같은 학교 cc였다고 했다. 할머니의 반대에 부딪혔으나 어렵사리 결혼한 나동현은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고등학교에 발령이 나게 되는데 “우리역사 바로알기‘라는 단체의 총무 일을 맡게 되면서 간첩사건과 연루되어 체포되었다가 죽게 되었다는 사연을 듣게 된다.
하여 이모 서지희는 나오미에게 신신당부를 하게 된다. 절대 학생운동 같은 곳엔 얼굴을 내밀지 말고 조용히 공부해서 졸업하라는 것이었다. 더불어 이모부인 고두현은 정보국에 근무하므로 이모부의 출세에 지장을 초래할 만한 일을 하게 될 시 학비와 생활비 지급을 보류한다는 선고를 한다.
이모의 염려에도 불구하고 나오미는 엄마의 유품으로 시위현장마다 사진을 찍게 된다. 그것은 첫사랑인 수재였던 주용신이 군에서 제대를 하고 돌아온 후 학생운동에 몰입하면서부터 자연스런 동행을 하게 된 경우였다. 나오미는 자신이 촬영한 시위현장의 사진을 학교 신문에 싣게 되면서 편집장이었던 한기철을 만나게 된다.
한기철은 나오미를 한 눈에 반해 짝사랑하지만 나오미가 자신과 학생운동을 함께 하고 있는 주용신의 애인이라는 사실을 알게된다. 시위현장에서 체포되어 있는 주용신에 대한 비밀을 정보국에 흘린다. 주용신의 친부는 중국 공산당이었으므로 간첩 누명이 덧붙여졌다. 하지만 한기철도 구속되고 결국 한기철은 온갖 고문과 주용신에 대한 죄의식으로 출소 후에 정신병원을 오락가락한다.
한편 고소희는 나오미에 대한 질투로 시작한 주용신에 대한 관심이 사랑으로 변하고 주용신이 체포되자 정보국의 아버지 고두현을 설득해 주용신의 석방을 위해 자살소동을 벌인다. 그 과정 중에 다리에 부상을 당해 절룩거리게 되고 주용신은 풀려나 국외추방을 당한다.
나오미는 고소희의 도움을 풀려난 주용신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을 확인하지만 죽음까지 불사하는 주용신에 대한 고소희의 사랑을 눈치 채고 갈등하게 된다. 졸업을 하자마자 고소희는 주용신을 만나겠다고 찾아 나서며 나오미에게 함께 갈 것을 사정한다. 고소희와 나오미는 주용신을 찾아 태국과 라오스, 미안마 3국이 메콩강에서 만나는 국경지대지대인 골든트라이앵글로 떠나기 위해 방콕에 머무른다.
방콕에 머무르게 되는 동안 나오미는 여행사에 근무한다는 한국여자 손미자를 만나게 된다. 고소희의 엄마가 방콕에 온다는 연락을 받고 나오미는 이모 서지희를 피해 손미자와 함께 싱가포르 여행을 하며 손미자에게 자신의 지난 삶에 대한 이야기를 간추리며 왜 자신이 이곳까지 오게 되었나를 고백하게 된다. 손미자와 함께 남극하늘의 십자성을 확인하며 자신의 목에 걸고 있는 작은 빨간 나침반의 유래를 손미자에게 설명한다. 그것은 외할머니의 유품이었으며 생의 갈림길에서 주저할 때마다 자신의 선택할 기준이 되는 나침반이라는 설명을 하게 된다.
나오미는 방콕에 돌아와 서지희와 손미자와 함께 골든트라이앵글에 가기위해 치앙마이로 떠나게 된다. 손미자와 헤어져 나오미와 고소희는 주용신이 자신의 친부를 찾아 머문다는 골든트라이앵글에 들어가게 된다. 당시 골든트라이앵글은 세계최대의 마약생산지로 유명한 곳이며 태국정부에서 조차도 여행 금지구역으로 지정한 위험한 곳이었다. 고소희가 한국의 유력인사의 딸이라는 정보를 입수한 마약밀매를 하는 일당이 나오미와 고소희가 납치해 몸값을 요구하게 되고 납치된 지 세 달 만에 고소희는 아버지 고두현의 도움으로 풀려나지만 나오미는 일 년 가까이 그곳에서 감금된 생활을 한다.
그 과정중에 나오미는 납치일당에게 성폭행을 당하게 되고 한국여자를 납치해 감금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주용신이 나오미를 찾아와 협상 끝에 풀려나 나오미는 한국에 돌아온다.
주용신은 골든트라이앵글지역의 한 부족의 일원이 되어 돌아가신 친부의 여자였던 이를 어머니로 모시고 그곳에 정착해 마약대신에 커피나무를 심으며 부족의 경제활동을 돕고 있었다. 주용신은 이미 그 부족의 여자와 결혼한 몸이었고 나오미는 누구의 아이인지도 모르는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다. 나오미는 이모가 있는 군산으로 돌아오지만 고소희의 자살소식을 듣게 되고 이모로부터 모든 원망을 감수해야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이모부 고두현과 이모는 이미 이혼해 고두현은 서울에서 새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는 중에도 나오미의 출산을 돕고 나오미의 아들을 자신의 호적에 입적시킨다. 혼혈아인 나오미는 아들 고현태를 홀로 키우며 ‘여행과 사진’이라는 잡지사의 사진기자로서 새 출발을 하게 되며 국, 내외를 오가며 많은 사진을 찍는다.
잡지의 특집기사를 위해 나오미는 강원도 사북의 폐광사진을 찍으러 갔다가 그곳에서 대학 선배이자 학보사 편집장이었던 한기철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한기철과 결혼한 나오미는 딸 하나를 낳지만 현실과 이상사이를 오락가락하는 한기철을 이해하지 못하고 한기철 또한 자신의 첫사랑 나오미의 무한사랑을 기대하지만 채울 수 없음을 알고 사북에서 같은 활동을 하는 문지숙과 연인관계가 되어 나오미와 한기철은 이혼을 하며 각자의 길을 걷게 된다.
이제 다시 혼자가 된 나오미는 아들 고현태가 겪는 아픔을 함께 겪으며 혼혈아로서의 이 땅에 발을 붙이는 것이 얼마나 힘든 삶인가를 느끼게 된다.
나오미의 아들 고현태는 초등학교 때부터 남들과 다른 외모를 가졌다는 이유로 친구들 사이에 놀림감이 되기도 하지만 어머니 나오미에게 말하지 못하고 속으로만 차곡차곡 상처를 안고 산다.
5살 때 태국에서 엄마와 헤어져 한국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부인에게서 양육되던 고현태의 친구 송차이는 일종의 열등의식으로 자신이 그동안 당한 왕따에 대한 앙갚음으로 완력을 동원해 고현태를 괴롭힌다. 그 광경을 목격한 고두현의 딸이자 호적상 고현태의 누나인 고혜미는 고현태를 도우려 위험을 감수하게 되고 그 과정 중에 송차이를 만나게 된다. 고혜미가 고현태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며 송차이는 고혜미에 대한 사랑을 느끼나 오해로 인해 그만 고혜미의 성폭행 범으로 몰려 구치소에 가게 되고 고혜미 역시 상처를 받아 한국을 떠나 미국 유학길에 오른다.
자신주변의 일련의 사태를 견디며 고현태는 태권도를 배우며 힘을 키우고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우연히 텔레비전을 통해 베트남과 한국인 사이에 태어난 라이따이한의 삶과 남태평양 키리바시에 버려진 한국인 혼혈아등에 대한 다큐를 보게 되고 그들과의 공감대를 느끼며 좀 더 현실적으로 그들과 함께 하는 길을 모색하게 된다.
고현태는 대학에 들어간 후 휴학을 하고 군대를 다녀온 후 국제협력단 소속으로 골든트라이앵글을 방문해 그곳에서 주용신의 도움을 받으며 원주민 아이들에게 태권도와 영어를 가르치며 봉사활동을 하게 된다.
한편 나오미의 이모부이자 서류상 고현태의 아버지인 고두현은 죽으면서 과거 자신이 나오미의 아버지를 잡아들여 죽게 한 장본인이었고 그 속죄의 의미로 나오미를 지키고자 했음을 고백하며 고현태에게 부동산 일부를 상속하게 된다.
고두현이 죽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모 서지희마저 죽으며 그동안 나오미에게 저지른 모든 악행을 속죄하게 된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실 당시 모든 재산을 나오미 앞으로 상속했다는 새로운 사실을 고백하게 된다. 사는 내내 자신을 키워준 어머니를 원망하며 악착같이 재산에 집착했던 서지희였지만 죽음 앞에서 나오미에게 자신의 모든 재산을 나오미 앞으로 상속하며 용서를 빈다.
갑자기 많은 유산을 갖게 된 나오미는 고두현이 고현태 앞으로 물려준 부동산과 서지희의 유산을 기초로‘우리는 하나’라는 다문화 청소년 지원 사업단을 꾸려 어려운 다문화 청소년들의 자활을 돕는 활동을 나서게 된다.
나오미가 방송에 출현한 얼마 후 방콕에서 만났던 손미자에게서 연락이 와 만나게 되며 손미자가 송차이의 친모라는 고백을 듣게 된다. 나오미는 손미자와 함께 감옥에서 출소한 송차이와 송차이의 여자친구 조희은을 만나게 된다. 조희은은 송차이의 딸을 키우고 있었던 미혼모였다. 손미자는 아들 송차이와 화해를 하게 되며 송차이가 새로운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돕게 된다. 이 과정 중에 나오미의 딸 한지은이 베트남 엄마와 한국인 아버지를 둔 혼혈아인 조희은을 왕따 시킨 주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며 충격에 휩싸인다. 딸 한지은은 어머니 나오미가 혼혈 오빠인 고현태만을 감싸고돈다는 애정결핍증에 대한 반발로 혼혈아인 조희은을 괴롭혔다는 고백을 듣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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