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써 외면하지 말 것. 그가 내 마음 속에 자리하고 있음을. 그 사실을 인정한다면 마음의 문을 열 것. 내 사랑이 그에게 막힘없이, 또 자유롭게 흘러 넘치도록. 그 사랑이 마치 서녘 하늘에 펼쳐 놓은 노을과도 같아 그걸 바라다보는 그의 가슴까지 적셔 줄 것. 이젠 더 이상 뒤에 물러서 있지 말 것. 사랑을 보여 주기를 주저하지 말 것. 설혹 그 사랑이 괴롭더라도 과감히 부딪칠 것. 소심하게 앉아만 있지 말 것./주저하지 말 것
어디에서 나를 찾는가, 나 당신과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을. 어디쯤서 나를 기다리는가, 나 당신의 마음 안에 있는데. 진작부터 나 당신의 내부에서, 내가 여기 있다는 것을 당신이 알아 주기만을 바라고 있는데.../등잔 밑
햇살이 맑아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비가 내려 그대가 또 생각났습니다. 전철을 타고 사람들 속에 섞여 보았습니다. 그대로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았습니다만 외려 그런 때 일수록 그대가 더 생각나더군요.
그렇습니다. 숱한 날들이 지났습니다만 그대를 잊을 수 있다 생각한 날은 하루도 없었습니다. 더 많은 날들이 지나간대도 그대를 잊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날 또한 없을 겁니다.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의 일이라지만 숱하고 숱한 날 속에서 어디에 있건 무엇을 하건 어김없이 떠오르던 그대였기에 감히 내 평생 그대를 잊지 못하리라, 잊지 못하리라 추측해 봅니다. 당신이 내게 남겨 준 모든 것들, 하다못해 그대가 내쉬던 작은 숨소리 하나까지도 내 기억에 생생히 남아 있는 것은 아마도 그런 뜻이 아닐는지요. 언젠가 언뜻 지나는 길에라도 당신을 만날 수 있다면, 스치은 바람편에라도 그대를 마주할 수 있다면 당신께 모조리 쏟아부어 놓고..., 펑펑 울음이라도..., 그리하여 당담히 뒤돌아서기 위해섭니다. 아시나요, 지금 내 앞에는 그것들을 돌려 줄 대상이 없다는 것. 당신이 내게 주신 모든 것들을 하나 남김없이 돌려 주어야 홀가분하게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을. 오늘 아침엔 장미꽃이 유난히 붉었습니다. 그래서 그대가 또 생각났습니다./그대가 생각났습니다.
오랫동안 내 가슴에 담아 둔 말들은 밤이 되면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됩니다. 내가 그대에게 차마 하지 못한 말들, 그 안타까운 마음들이 모두 모여 서쪽 밤하늘에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별이 되었다는 사실. 그대는 아마 모를 겁니다. 내 가슴은 온통 타들어가게 만들어 놓고 멀리서만 빛나는 별 하나를.../별
돌이켜보니, 사랑에는 기다리는 일이 9할을 넘었다. 어쩌다 한 번 마주칠 그 순간을 위해 피를 말리는 기다림 같은 것. 그 기다림 속에서 아아 내 사랑은, 내 젊음은 덧없이 저물었다. 하기야 기다리는 그 사람이 오기만 한다면야 어떠한 고난도 감내할 일이지만 오지 않을 줄 뻔히 알면서도 마냥 기다리고만 있었던 우직스러움. 그래, 사랑은 그런 우직한 사람만 하는 거다. 셈이 빠르고 계산에 능한 사람은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 사랑에 빠진 척 얼굴만 찌푸리고 있지 잘 살펴보면 언제라도 달아날 궁리만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 사랑은 그런 우직한 사람만 하는 거다. 남들은 미쳤다고 하는 일을 서슴없이 하는, 오지 않을 줄 뻔히 알면서도 그대가 오기 전까지는 결코 한 발자국도 떼지 않는 미련한 사람들. 그래, 사랑은 그런 우직한 사람만 하는 거다. 모든 걸 다 잃는다 해도 스스로 작정한 일, 떨어질 줄 뻔히 알면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제 한 몸 불태우는 단풍잎처럼/바보 같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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