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모든 소설은 결국 실패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소설을 읽는 이유가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그것이 커다란 행복을 가져다주진 못하더라도, 그리고 구원의 길을 보여주진 못하더라도 자신의 불행이 단지 부당하고 외롭기만 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면, 그래서 자신의 불행에 대해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면 그것은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요? 나는 언제나 나의 소설이 누군가에게 그런 의미가 되기를 원합니다.
" 산다는 것은 그저 순전히 사는 것이지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이는 이소룡의 말이다. 그의 말대로라면 그곳이 어디가 됐든 부서지고 깨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살아가는 일, 그것이 바로 인생일 터인데 삼촌의 경우도 그랬다. 끝끝내 아무것도 창조하지 못했지만 그는 인생의 구석진 곳을 떠돌며 꾸역꾸엮 살아 남아 인생이 어떤 것인지를 모두 증명해 주었다. 비록 짝퉁으로 출발했으나 긴 세월을 거쳐 스스로 인생유전의 고유한 스토리를 완성했다. 말하자면 이것은 표절과 모방, 추종과 이미테이션, 나중에 태어난 자 에피고넨에 대한 이야기이며 끝내 저 놓은 곳에 이르지 못했던 한 짝퉁 인생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것이 희극이든 비극이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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