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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들

그리운 아버지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12. 2.

 

 

 

 

 

 

 

 

 

 

 

강산이 두번도 더 바뀌었어도

여직 보내지 않은 울 아버지

어, 또 지리산 자락에 계셨구먼

 

굽어진 등 허리에

넘쳐나는 지겟짐은

모다 모다 새끼들을 품은 精

 

떼시는 걸음 걸음마다

내 눈물이 밟히는데

 

우짜, 아버지

샛거리는 드셨는교

 

막걸리 한 대접에

찐 고구마는 어떠시요

아니

까치밥으로 메달린 단감 하나는

어떠신교

 

채 못다한 말

가슴에 새겨두는 것도

이제

그만 할랴요

 

아버지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가신 것이 가신 것이 아니오라

여직

못가신 것은

행여

못다한 자식 사랑

미련일랑 버리시고

훠이 훠이

가볍게 떠나시옵소서

 

아버지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 사랑이 넘쳐나

지도

어느 날

당신멘키롬

누군가의 지게 봇짐속에

영근 씨앗이 되겠습니다

 

그러니

아버지

새참에 거나해진 막걸리 기운으로

이제 훠이 훠이 가시옵소서

 

 여직 보내지 못한 제 마음도

이제 그만

당신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사랑할랍니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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