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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송, 국내가요 등

Consuelo's love theme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11. 23.

 

대부분의 사람들은 '첫'이라는 낱말이 주는 아련함에

늘 '첫'자가 들어가 있는

가령 첫사랑, 첫아이, 첫키스, 첫날밤, 첫정,  첫눈, 첫인상, 첫발자욱 등에

의미를 두고 있다.

 

나 또한 나의 첫사랑, 첫키스, 첫정, 첫날밤 등등

형식적이 아닌

진정한 첫사랑과 첫키스, 첫정, 첫날밤등등은

아마 내 인생에서 영원히 있지 못할 의미로 되새겨질 것이다.

 

ㅎㅎ

썰을 풀다보니 넘 깊이 들어갔나,

오늘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나의 첫 LP에 관한 것이다.

 

돈이란 것을 처음 내 손으로 벌어서

그것도 육체노동으로 벌어서  

첫 번째 정말 큰 맘 먹고, 두근거리며 구입한

나의 LP 판은

 

 

 

바로 Chuck Mangione의 children of Sanchez였다.

 

대학을 졸업하고

한 시기는 나에게 정말 암울했었다.

 

몇 년을 헤메다가 겨우

무교동 어느 건물의 지하매점에서 판매원으로 생계를 유지하게 되었었다.

 

월급이 한 70여만원 쯤,

그때는 상당히 거금이었는데

주인이 친구 오빠라서 용돈 주신다 생각하시고

이익금을 친구와 같이 나눠쓰도록 한 배려였고

나는 내 몫의 70만원 쯤은 꼭 챙겻다.

 

그때 철이 없게도

나는 떡하니 인켈 오디오를 할부로 구입하고

열나게 마리아 칼라스를 그것도 새벽부터 듣던 광팬이었다.

 

"사람의 목소리가 모든 악기 중에 제일여."

그때의 나의 지론은 지금도 통한다.

그렇지만 더이상 마리아 칼라스는 듣지 않는다.

 

저음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매료되어

어쩜 시린 가슴을 위로받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마리아 칼라스나 보컬 사운드에 빠져있을 때

처음으로 재즈라는 것, 그리고 악기소리에도 내가 빠질 수 있구나

그런 경험은

새로운 광활한 탐닉의 세계의 문을 열어 주었다.

 

그때도 나는 웬지 문화의 향기에 절절메던  폼순이 여서

지금의 된장녀처럼

대학로를 내 집드나들 듯 들락거리고 있었다.

 

그때 기거하던 셋방이

보문동 어디쯤에 있었기 때문에

종로에서 버스를 타고 대학로에서 내려

한참을 기웃거리다

다시 대학로에서 버스를 타고 보문동까지가 내 행동 반경이었다.

 

그때, 마치 오래된 친구도 아닌데

단지 같은 대학을 다녔다는 인연하나로

함께 대학로를 기웃거리던 친구가 있었다.

 

그녀는 나와는 달리 구체적으로 연극분야에 관심이 있어

늘 호시탐탐 그쪽 사람들과 안면을 트고자 열심이었던 반면

나는

전시회나, 거리 음악회, 그리고 단지 사람들이 우시두시 모여있는 풍경을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했지만

돈이 여유가 있는 날은

늘 '슈만과 클라라'라는 커피숍에 줄창 앉아

써지지도 않는 시 나부랭이를 끄적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는 정말 연극단에 소속되는 행운을 얻었고

나를 만나기만 하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고하느라고 아니 자랑하느라고 쉴 틈이 없었다.

 

그녀의 그런 수다가 진력이 나기도 했지만

수확은 만만치 않았다.

 

연극이 무대에 올려지는 과정까지의 일련의 사태들을 짐작할 수 있었으며

특히나 그들이 누리는 문화적 특권, 아니 문화적 정보를 나도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소산물이 바로 척 멘지오니의 산체스네 아이들에 관한 것이었다.

 

 

 

 

 

 

 

척 멘지오니는 오스카 루이스의 소설이자 동명 영화 주제가인

 

 

'산체스의 아이들'을

발표해 그래미상을 수상하였다.

 

우리에게 익숙한 곡인 Feel So Good을 발표한 직후에

영화 주제가인 산체스네 아이들을 발표했다고 한다.

 

그 영화를 참 많이 보고 싶어했는데

그때 국내에서는 상영되지 않았던 걸로 기억이 난다.

아니면

내 정보미숙인지도.

 

영화 '산체스네 아이들'은 오스카 루이스의 실화에 바탕한 동명소설을

Hall Barttle 감독이 영화화한 작품이다.

 

멕시코 서민의 삶을 진지하게 담고 있는 이 영화는

Melanie Farra라는 새로운 여배우를 소개하며

우리가 잘 아는 멕시코계 혼혈인 명배우 Anthony Quinn을 등장시키고 있다.

 

다소 어색한 말투이지만 장녀 콘수엘로역의 멜라니 파라의 진지한 연기와

아버지 앤소니 퀸의 열연이 돋보이는 영화라고 한다.

 

영화는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기억으로 시작한다고 한다.

성장한 산체스 가 아이들은

멕시코 시티의 슬럼가 어두운 단칸 골방에서

삶에 지친 아버지와 만삭인 아내, 조카들, 유모, 처형까지 뒤섞인 채로 함께 생활한다.

영화의 카메라는 60년대 말

멕시코 시티의 한 구석,

삶의 무게가 절대로 가벼울 수 없는 그들의 일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암튼 영화대신에 나는 원작소설과 이 LP판을 수확으로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내 사는 일이 지난하여 에너지의 고갈을 느낄 때

나는 아주 가끔씩

이 LP판을 올려놓고 내 에너지를 충전 시킨다.

물론  

첫 번째 곡인

Children of Sanchez Overture의

보컬의 시작도 좋지만

 

Without dreams of hope and pride a man will die
Though his flesh still moves his heart sleeps in the grave
Without land man never dreams cause he's not free
All men need a place to live with dignity.

Take the crumbs from starving soldiers. They won't die
Lord said not by bread alone does man survive
Take the food from hungry children. They won't cry
Food alone won't ease the hunger in their eyes.

Every child belongs to mankind's family
Children are the fruit of all humanity
Let them feel the love of all the human race
Touch them with the warmth, the strength of that embrace.

Give me love and understanding. I will thrive
As my children grow my dreams come alive
Those who hear the cries of children. God will bless
I will always hear the Children of Sanchez.

 

 

 

 

희망과 자부심으로 가득한 꿈이 없다면 사람은 죽고 말거야
육신은 아직 살아 움직이지만 그 마음은 이미 무덤 속에서 잠자고 있지
땅이 없다면 인간은 절대 꿈을 꾸지 못해. 자유가 없으니까

희망과 자부심으로 가득한 꿈이 없다면 사람은 죽고 말거야
육신은 아직 살아 움직이지만 그 마음은 이미 무덤 속에서 잠자고 있지
땅이 없다면 인간은 절대 꿈을 꾸지 못해. 자유가 없으니까
모든 인간에게는 위엄을 지키며 살 장소가 필요해

굶주린 병사들에게서 빵조각을 뺏어봐. 그들은 죽지 않을 걸
신은 말씀하셨지. 인간은 빵만으론 살 수 없다고
배고픈 아이들에게서 먹을 걸 뺏어봐. 그 애들은 울지 않을 걸
먹을 것만으론 그 애들 눈 속의 굶주림을 달래줄 수 없으니까

아이들은 모두 인류라는 가족의 일원이야
아이들은 모든 인류의 결실이지
그 애들에게 전 인류의 사랑을 느끼게 해줘
따뜻하고 굳센 포옹으로 그 애들을 보듬어줘

내게 사랑과 이해를 줘. 그럼 나 번창할 거야
내 애들이 자라면서 내 꿈은 실현되지
아이들의 울부짖음에 귀 기울이는 이들. 신의 축복 있을 거야

난 늘 산체스의 아이들에게 귀 기울일 거야

 

 

 

 

 

 

 

 

 

 

첫번째 (총 두장)LP  B면의  Consuelo's Love Themes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영국의 재즈 보컬리스트 클레오 레인의 보컬과 제임스 골웨이의 플룻 연주로 귀에 익은 곡 'consuelo's love theme'는 바로 외롭고 아름다운 아가씨의 사랑의 시작을 알리는 곡이다.

 

고색창연한 풀롯과 허밍으로 이어지는 보컬의 어울림 속에는
아늑한 꿈결같은 매력이 숨쉬고 있다.

 

재즈 칼럼니스트 레너드 피너가 그녀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감정이 풍부하며 완벽한 해석력을 갖춘 보컬’이라 극찬할 정도로 클레오 레인의 목소리는 감동적이다.

 

11월의 을씨년스러움이 혹여 가슴으로 스며들어 시린 날

오늘의 곡들을 들어 보심 어떠실지...ㅋㅋㅋ

 

사실은 말이에요 Chuck Mangione의 풀루겔 혼과 Don Potter의 보컬로 듣는

 

Feel So Good 또한 강추입니다요.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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