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장사익에 빠져 지냈던 때가 있었다.
그야말로 내 인생의 봄날인 것 같았던 착각속에 빠져 살았던 날들이었으리라.
그 시절이 한참을 지나
더이상 장사익을 듣지 않았다.
너무 넘치게 애절한 그의 품새에 기가 죽고
내 절절한 가슴을 후벼파는 듯한 그의 목소리가 질리기도 했고...
요즈음
다시 장사익을 듣는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 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 가더라
오늘도 꽃 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열아홉 시절은 황혼 속에 슬퍼지더라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뜬구름 흘러가는 신작로 길에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내 봄날은 다시 찾아왔고
장사익의 노래처럼
또 그렇게 봄날은 가고 있다.
가는 봄날인 줄 알면서도
애써
봄날을 즐기려 한다.
이런 것이 다 인생을 사는 묘미가 아니던가?
블로그 배경음악으로 올려 놨으니
잠시
즐감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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