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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제 5 탄 나, 熱愛 중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11. 11.

이제 습관처럼 깨는 새벽

잠결에 자박자박 가을비가 젖는 소리를 듣습니다.

그 소리가 하 다정해서

한참을 깨어 가만히 듣습니다.

베란다 문도 살짝 열어놓고

귀와 마음도 열어놓고 있으려니

갑자기,

아, 하늘도 뭔가 세상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저러는 구나

뭐, 또 피식 내 식의 해석을 해놓고 웃음이 납디다.

 

그래요

하늘도 사는 일이 가끔 지루하고

벅차고, 아프면

그 꼴로

비도 내리고, 눈도 내리고 바람도 불고 그런 것은 아닐까

어린아이 같은 생각을 하고 마는 내가,

나도 참 지독한 똘아이구나 그런 생각이 미칩니다.

 

아니 이런 웃기는 생각을 하는 것은

지금 내가 하는 이 쓰달데기 없는 온갖 수다에 대해 번번히  태클을 걸고 있는

어떤 이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이 귀찮타 못해

이제는 조금씩 그, 혹은 그녀에게 호기심이 생기고

ㅋ, 나름 나를 잘 분석하고 적절히 활용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조차 하는 나를 발견합니다.

 

태클양의 글에 댓글을 다는 사람들의 의견 또한 이상하게 옳은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어

저에게 참 좋은 장이구나 그런 생각조차도 들고...

 

암튼  이 좋은 새벽에

난, 또 태클양인지, 군인지의 글에 댓글을 보고

아, 내가 참 두서 없는 썰을 푸는 구나 그런 생각이 드니

 찔끔, 찔끔, 가슴이 아려오기도 합니다.

 

왜냐, 나는 저렇게 다정하게 말을 걸어오는 하늘  처럼

어느 때 거친 욕설을 동반하는 하늘 처럼

어느 땐 포지게 걸싸한 9첩 반상을 내려주시는 하늘 처럼

 

 

나에게 귀를 기울여 주지 않는 사람들의 부재

아니

나에게 귀를 기울여주지 않는 그대의 부재,

 

바로 그것이 이렇게 끊임없이 그야말로 쓰레기와 다를 바없는 수다의  꽃을 피우고 있구나

그런 생각에 까지 이르르게 되니

시 맴이 쓰리기도 합니다.

 

뭐 덕분에 자아 인식,

슬프지만 그런 길을 내가 걷고 있나 봅니다. 태클 양 덕분에...

아니

그대의 不在덕분에...

 

참 세상은 이렇게 그물코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얼키설키   꽃을 피우나 봅니다.

이런 태클양도 있지만,

어젯밤,

 

나에게 언제나 호의적이며

동생이지만 때론 언니같기도 한 이쁜 그녀가 선물을 보내왔습니다.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빈집 - 기형도

 

메세지로 이 글들을 치려면 한참이었을 텐데...

그녀의 따뜻함과 다정함이

아린 내 마음에 연고를 바르고 있습니다.

 

이런 그녀 덕분에

어젯밤은 찔끔거리던 눈물도 닦고

사는 것에 대한 푸념도

그대를 향한 못된 그리움조차도 강제로 종료시키며

잠이 들었었는데

 

왜, 그대는  몽유병환자처럼 이 새벽에

내 꿈속까지  나들이를 나오셨는지요?

그것도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라

자꾸 야박하게  나를 물리치는 모습으로

내 꿈속에 마실을 나오셨는지 참으로 야속타

나는 꿈속에서 조차 숨죽인 울음을 울었습니다.

 

그래도 기형도와는 다르게

가엾은 내 사랑을 빈집에 가두고 싶지 않는 나는

천재 기형도가 못되므로

이렇게 삼류 글쟁이를 표방하며 끊임없는 썰을 풀며

이것으로 나마 나를 위안 하는 이 새벽...

 

그대가 있을 법한 하늘 쪽으로

잠시 눈을 돌려보고

그대가 잠들 법한 공간 속으로

잠시 마음도 돌려보고

그대가 혹여 깨어있을지 모르는 시간 속으로

잠시 유영을 하고 있습니다, 그려.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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