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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제 2 탄 - 나, 熱愛 중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11. 9.

자박거리는 빗소리에 깨여

이리저리 끄적 거리다 보니

어느새 안개의 바다가 되어버린 아침을 맞이했당.

 

이런 날

은파를 찍으러 달려 나가고 싶은 맘 급해지기도 하지만

밤새 자다깨다 자다깨다 반복하는 바람에

정신이 하 몽롱해

그만 숨을 크게 내쉬며  주저 앉는다.

 

쓰던 썰도 마치고

서서히 걷히는 안개의 품새를 따라

늦으막히 은파를 어슬렁 거려본다.

 

부재중인 그대가

안개 낀 은파 이곳저곳을 누비고 있더라

내 카메라의 촛점이 멈추는 그곳엔

틀림없이 당당한 그대 그림자가 서려 있음에

흘리다 만 내 눈물이

 노크를 한다. 수줍게, 하품을 하듯...

 

 

 

 

또 긴편지를 써대고 말았던

내가 잘 한 것일까,

못한 것일까,

해야했을까,

말아야 했을까?

서로 생각들이 분분하였다.

 

그런데

그대도 아시다 시피

제 성질에 못이겨 늘 손해보듯 그렇게

나를 들켜야만 하는 푼수떼기,

그게 나란 것이 꼭 싫지많은 않더라.

때론

투명해서 좋은 날도 있음이 내 매력이지 않을까?

ㅋㅋ 또 이놈의 자뻑병?

비웃지 마시람.

 

고마해라

 

그대의 비웃는 경쾌한 웃음 소리가 귓전을 때린당.

 

사람들은 으례 기본이다라고 말하는 진실,

애정문제에선 밀땅의 기술이 80%의 결말을 결정한다고 하던데,

나에게 밀땅이란 아예 꿈도 꾸지 못할 히말라야 고지일 뿐이다.

본질이 이런데

굳이 내 본질을 포장할 필요가 있을까 변명을 하기도 하지만

때론 은근히 나도 그런 기술을 돈을 주고서라도 배워볼까 생각중이다.

그대를 확 끌어 안을  수 있다면 말이다...

근데

확실한 것은

그래봤자, 오래 지속될 수 없을 것 이라는 것을 알기에

괜한 짓 시작하지 않는 내가 그래도 좀 현명하지 않니?

ㅋㅋ

또 비웃고 있지?

부끄

 

 

 

 

은파를 어슬렁거리다 보면

이렇게 우시두시 모여 한 곳을 바라다보든

서로 다른 곳을 바라다보든

그 함께 있는 사람들이 참 좋더라.

안개낀 은파를 배경으로 그들이 보여주는 풍경에

잠시 숨을 고른다.

참 따뜻한 세상이다.

 

 

 

저 비어있는 옆자리에

그대와 내가

함께 앉아 있을 수 있다면...

피식 쓴 웃음에 내가  아린다.

 

 

 

느리게 느리게

안개호수가 되어있는 은파의 아침이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사는 일이 그렇지요?"

 

나는 동문서답을 한다.

 

"오늘, 만땅으로 바빠,

잠시 그대를 잊을 수 있기를..."

 

그러다가 똥깡 또 눈물이 어린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노부부의 세월이  감긴다.

 

그대와 나의 세월도

저렇게 감길 수 있다면

또,또,또,

부질없는 한 숨이 지랄을 떤다.

 

이렇게 이렇게 출근해

바쁜 점심을 보내고

뜨뜻한 전기요를 깔고 내 하루를 견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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