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박거리는 빗소리에 깨여
이리저리 끄적 거리다 보니
어느새 안개의 바다가 되어버린 아침을 맞이했당.
이런 날
은파를 찍으러 달려 나가고 싶은 맘 급해지기도 하지만
밤새 자다깨다 자다깨다 반복하는 바람에
정신이 하 몽롱해
그만 숨을 크게 내쉬며 주저 앉는다.
쓰던 썰도 마치고
서서히 걷히는 안개의 품새를 따라
늦으막히 은파를 어슬렁 거려본다.
부재중인 그대가
안개 낀 은파 이곳저곳을 누비고 있더라
내 카메라의 촛점이 멈추는 그곳엔
틀림없이 당당한 그대 그림자가 서려 있음에
흘리다 만 내 눈물이
똑
똑
노크를 한다. 수줍게, 하품을 하듯...
또 긴편지를 써대고 말았던
내가 잘 한 것일까,
못한 것일까,
해야했을까,
말아야 했을까?
서로 생각들이 분분하였다.
그런데
그대도 아시다 시피
제 성질에 못이겨 늘 손해보듯 그렇게
나를 들켜야만 하는 푼수떼기,
그게 나란 것이 꼭 싫지많은 않더라.
때론
투명해서 좋은 날도 있음이 내 매력이지 않을까?
ㅋㅋ 또 이놈의 자뻑병?
비웃지 마시람.
그대의 비웃는 경쾌한 웃음 소리가 귓전을 때린당.
사람들은 으례 기본이다라고 말하는 진실,
애정문제에선 밀땅의 기술이 80%의 결말을 결정한다고 하던데,
나에게 밀땅이란 아예 꿈도 꾸지 못할 히말라야 고지일 뿐이다.
본질이 이런데
굳이 내 본질을 포장할 필요가 있을까 변명을 하기도 하지만
때론 은근히 나도 그런 기술을 돈을 주고서라도 배워볼까 생각중이다.
그대를 확 끌어 안을 수 있다면 말이다...
근데
확실한 것은
그래봤자, 오래 지속될 수 없을 것 이라는 것을 알기에
괜한 짓 시작하지 않는 내가 그래도 좀 현명하지 않니?
ㅋㅋ
또 비웃고 있지?
은파를 어슬렁거리다 보면
이렇게 우시두시 모여 한 곳을 바라다보든
서로 다른 곳을 바라다보든
그 함께 있는 사람들이 참 좋더라.
안개낀 은파를 배경으로 그들이 보여주는 풍경에
잠시 숨을 고른다.
참 따뜻한 세상이다.
저 비어있는 옆자리에
그대와 내가
함께 앉아 있을 수 있다면...
피식 쓴 웃음에 내가 아린다.
느리게 느리게
안개호수가 되어있는 은파의 아침이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사는 일이 그렇지요?"
나는 동문서답을 한다.
"오늘, 만땅으로 바빠,
잠시 그대를 잊을 수 있기를..."
그러다가 똥깡 또 눈물이 어린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노부부의 세월이 감긴다.
그대와 나의 세월도
저렇게 감길 수 있다면
또,또,또,
부질없는 한 숨이 지랄을 떤다.
이렇게 이렇게 출근해
바쁜 점심을 보내고
뜨뜻한 전기요를 깔고 내 하루를 견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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