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볕 좋은날
님도 보고 뽕도 따러
가실 마실을 나섰더니
보고 싶던 님은
제 아니 보이고
지천으로 널려있는 민트의 모양새가
고운님 향기보다 낫더라
주인이 비운 자리
내 것은 내 것이고 네 것도 내 것이지
입가에 삐져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툭툭 모가지를 따
색이 든 손가락을 코끝에 대보고
이파리 한잎 비벼
그 진한 향기에 취해본다.
공돈 얻은 것같은 푸진 마음 담아
야속한 작별이 운명인 듯
달콤 쌉쌀한 마음도 추스리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
금강 하구언은
넘치는 애련함을 아는지
한껏 물살을 품고 있더라.
깨끗이 씻어 물기를 털어내고
볕좋은 가을 창틀에
햇빛바래기를 시켰더니
건너다 보이는
가을 냄세가
창틀을 넘나들고
다가올 겨울 내내
따싯물 지어
바짝 마른 민트 이파리
동동 띄워
가는 님, 오는 님
코끝에 대령할 생각하니
입가에 번지는 미소
따뜻할 겨울풍경이
먼저 달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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