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요즈음에 사진 찍는 재미에 푹 빠졌다 자랑질을 했더니만
그녀는 " 뭔 욕심이 그리 많냐?" 지적질을 하더라.
그녀, 曰
" 그냥 그 순간의 만남을 즐기면 그만이지
뭐하러 사진 찍으며
사실의 왜곡을 즐기시려 하는가?"
웬 황당무개한 논리?
自, 曰
" 그 순간의 만남도 충분히 즐기지만 그것을 간직하고 싶은 욕망의 충족?
내가 사진 찍는다고 대상이 손해 될꺼 뭐여?
그것도 못하믄 서로에 대한 아는 체의 예의에 어긋나는 것 아녀? "
내식의 막무가내 주장에
그녀, 曰
" 하수들이 하는 소리?
변명이여, 끝없는 인간의 욕심,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않고
덧칠하고 자기 식으로 해석하려는 오만한 군상들..."
어, 슬슬 짜증나려 하네...
"그럼, 넌 가시네...
그런 자연을 바탕으로 혹은 인간을 바탕으로
니가 그리는 그림은 뭣여?"
라고 방정맞은 입은 내뱉으려다
간신히 삼킨다.
自, 曰
"그려, 나는 하수다, 영원한 하수!
나는 영원한 아마츄어 일 수 밖에 없으므로
나는 죽을 때 까지 아마츄어로 살란다.
고수님은 고수님데로 그렇게 사시람."
끝내 어불성설 어깃장을 놓는 나,
그녀, 曰
" 하수는 고수로 가는 길목여,
나도 하수여, 가시네야."
푸하하핫, 가시네
고수 인척 하며 하수인 나를 위로하남.
아니면
그녀의 고수타령이 정말 고수여서 그런걸까?
아니면
고수가 되고 싶은 하수의 욕망의 발현이란 말인가?
이리 저리 따져 봐도
영원한 하수가 될,
하수임이 자랑스러운 나는,
정녕 모르것다...
하수라서 모르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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