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다반사

2012년 9월 26일 - 대박친 날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9. 26.

자정을 지나 ,  40인분의 도시락을 아침 6시 까지 배달해야할 막중한 책임감에 잠을 떨치고 출근...

꼼지락 꼼지락 시간에 맞춰 책임완수!!!

 

 

10분 전에 차에 실어 보내고 집으로 돌아와 내리 몇 시간 콜콜!!!

 점심 장사를 위해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고 다시 출근, 하루에 두 번 출근하는 날!

이런 나를 위해 오늘은 위로의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마침, 그녀에게서 카톡이 왔다. " 도시락 준비하느라 고생했죠?"

크하, 그녀의 위로의 말에 이때다 싶어

"감사, 점심장사 끝나고 커피 마시러 가지 않으실래요? 가실 바람도 맞고 사진도 찍고..." 답장을 보냈더니,

"쪼아쪼아"

이래서 청암산 억새밭으로 Go!!!

 

 

 

 

 

 

 

 

 

 

가을 여인네들이 되어 찰칵찰칵!!!

청암산 수변에 임시 "예가체프" 수제 커피 전문점을 차렸다.

 

 

 

"깔깔 껄껄" 오후 한가한 시간이어서  우리들 만의 세상이었다.

온갖 폼을 자아내며 컷을 누르는 셔터의 경쾌한 소리가 "오늘의 바람"을 닮았다.

"아, 미치게 좋다."

그리고 60년대 여인네들이 되어 요화를 연출해보았당.ㅋㅋㅋ

 

 

 

 

 

 

 

 

"난 외모에 자신없으니 실루엣만 찍어주삼..."

이렇게 멋진 사진을 연출해준 그녀에게 한턱 쏴야 될것 같다...

 

앙, 오랫만에 외출인데 수도 없이 걸려오는 전화에 문자 소리들...

제일 반가운 문자, "타이님, 5시 버스로 모시떡 보낼께요, 받으삼"

웬 떡?  해준것도 없이 마냥 받기만 하는 내가 부끄러워 한 숨이 나온다.  "그래, 나 떡순이었지."

시드니 시절, 떡이 나오는 금요일 5시, 캠시에 있는 한인교포 식료품점에 떡나올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특히나 쑥을 넣은 절편의 담백한 맛과 팥시루떡의 퍼글퍼글한 맛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참 귀한 떡이었는데...

이젠 아무때나 먹고 싶을 때 사먹을 수 있는지라 떡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오늘의 "영광 모시떡"엔 감동이 모락모락 피워오른다.

 

 

 

이렇게 2번째 대박을 맞고 흥분된 마음에 3번째 대박!!!

"오늘, 바람꽃님께 국화꽃 한아름을 선물 할께요. 요 가을 외롭게 지내지 마시고 실컷 잼난 시간 보내세요."

 

 

 

노란, 주황 꽃봉우리를 머금고 있는 국화꽃 화분이라니,,,

오늘 뭔일여, 새벽부터 돈으로 대박치고, 모시떡 선물받고 가을 국화꽃까지,

내 인생에 이런 날도 있단 말여!!! ㅋㅋㅋ

 

 "있잖아요, 난 참 인복이 많은 가벼요. 생각해보면 내가 준 것보다 받는 것들이 많은것 같아요."

 

"정말, 인복이 터지시길..."

 

생각해보면 하늘은 내가 한 일 보다 조금 더 선심을 쓰는 것 같다. 왜케 나에게 선심을 쓰실까 잠시 쭈삣거리는 마음길로 들어선다.

그렇다, 내가 A에게 잘해주면 물론 A가 그 보답을 주는 것 보다, B나, C에게서 내가 준 것 보다 더 큰 것을 받게 되더라.

A는 B에게, B는 C에게, C는 다시 A에게... 세상은 그렇게 돌고 도는 거라.

 

그래서 어느 날 내가 준 A에게서  되받지 못했던 서운함,  그  몇배로 B나 C에게서 보상 받는 세상이치를 몸소 깨닫고 나니,  보답을 바라지 않고  베풀수 있는  마음  자체가 즐거움이 되더라. "마음이 가는 만큼 그렇게 즐겁게 내 마음길을 따라 살리라."  그것이 삶의 모토중의 하나가 되었다.

 

살다보니 평탄하기만 한 길들 뿐이랴! 황톳길, 진창길, 자갈길, 십자가의 길...등등을 걷고 있는 그러나 그때마다 그 길을 나름 즐기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심지어 막다른 길을 만나게 되었을지라도 좀 돌아가는 여유가 결코 손해가 아니었음을 아는 지혜가 발동한다. 남은 여생 걸어가야 할 내 길에 대한 아늑한 기대감,  " 그래, 나는 믿어, 내 마음길,  그대로 묵묵히 걸으면 되는거라." 세상 모든 길은 통하게 되어있음을...

 

나는 가난하다. 그래서 가끔씩 다급하게 누군가에게 S.O.S를 날린다. 그리고 꼭 누군가는 나의 S.O.S에 빠르게 응대해준다.

이런 넘치는 복을 누리고 있는 나!

언제나 고맙다. 고맙다는 말조차 쑥스러워 쭈삣거리는 내 마음을 아마 짐작들 하실거라. 가끔씩 아주 가끔씩, 목이 메이고, 눈물이 찔끔 날 때 이렇게 말하곤 한다.

"삶에 엄살 떨지 말라, 넌 충분히 사랑받고 있다. 아니 이미 충분히 사랑스런 존재임을... " 이렇게 말이다.

 

이런 내 하루였다, 오늘은... 

이제 퇴근해야 겠다. 수다 피우느라 채 정리가 끝나지 않은 일일랑 내일 쬐메 일찍 나와서...ㅋㅋㅋ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석 하루  (0) 2012.09.30
유행가 가사처럼...  (0) 2012.09.28
바람이 익는 소리, 인연이 익는 시간  (0) 2012.09.21
2012년 9월 19일 수요일  (0) 2012.09.19
우연이 빚은 예술  (0) 2012.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