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늦은 귀가, 덕분에 SBS 그것은 알고 싶다의 '무방비 도시, 괴물의 탄생'편을 시청했다.
제목만 보고 영화려니 생각을 했었는데...
이날 방송에서는 대한민국을 충격에 몰아넣은 '묻지마 범죄' 가해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졌다.
"2012년 8월 도시는 무차별적인 습격을 받았다.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칼부림 살인 그리고 내 집 안방까지 쳐들어온 성폭력.
가해자는 바로 옆집에 사는 이웃이었으며 피해자는 우리 엄마 내 동생 내 딸 바로 내 가족이었다.
강력 범죄는 점점 증가하는 반면 도시는 여전히 무방비상태다."
제어 불가능한 그야말로 ‘괴물’들이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는 것. 그들은 정말 ‘괴물’인가.
이 모든 것들은 사회에서 낙오한 패잔병들이 벌이는 이상행동인 것인가.
그런 것들에 대한 심층 분석으로 다음주 토요일날 제 2편이 방송될 예정이란다.
보는 내내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의 현실이 무섭고 안타까웠다.
진행자의 멘트 중에
" 이 세상에 단 한명만이라도 내 편이 있었다면..."이라는 말이 내내 가슴을 울렸다.
과연 나는, 내가 살아가는 날까지 누군가 이 세상에 단 한명만이라도 그의 편이 되어 줄 수 있을까?
이런 저런 생각으로 새벽까지 뒤척이다 잘 못 걸려온 전화벨 소리에 잠이 깼다.
아, 생각해보니 오늘은 일요일 맘껏 늦장을 부려도 되겠거니 뭉기적 거리다 생각난 김에 손바닦만한 집이지만 대청소를 해야겠다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볼라벤님과 덴빈님을 대비했던 베란다 창문의 테이프들도 제거하고 오랫만에 우리 예쁜 초록이들에게도 물세례를 퍼부어 주고...
그동안 바빠 챙기지 못했는데 여전히 씩씩하고 예쁘게 자란 초록이들에게 말도 걸어보고...
TV를 켜니 '남자의 자격'이 재방송 중에 있더라.
마침 패밀리 합창단 오디션장면이 방영되는데 오랫만에 눈물,콧물이 뒤범벅되었다.
흡수장애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송예린과 송민성군
자폐증을 앓고 있지만 미술분야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고 있는 서은정양
갑자기 찾아온 실명으로 시각 장애인이 된 윤종배씨와 그의 곁을 지키는 권희정 커플등등
가슴울리는 사연들과 그들의 용기와 사랑이 왜케 부러운지...
그렇게 오전내내 게으름 실컷 피우다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슬슬 가실바람따라 은파를 산책했답니다.
한적한 은파호숫가를 홀로 어슬렁 거리는 이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오늘,
그래도 못잊을 그대 향한 그리움,
긴 편지를 쓴다.
오도 가도 못하는 그 가실 편지는 지금 쯤 어디를 헤메고 있을까?
혼자노는 즐거움에 빠져, 아뿔사 어제 사다놓은 꽃게 생각...
ㅋㅋ 서둘러 간장과 생강을 사서
이렇게 예쁘고 맛있을 꽃게장을 담궜지요.
정말은 내 일생 첨으로 담궈 본 꽃게장,
기실 늦은(40)나이에 결혼해 가족이란 달랑 두 사람
그것도 같이 산 일 수가 일년 쯤이나 될까?
그러다 보니 한 번도 주부 였던 적이 없었던 나,
김치찌게, 된장찌게 조차 제대로 끓이지 못하는 나,
그런데도 식당아짐으로 살아온 근 3년의 시간들...
오늘 홀로 은파를 걷는 내내 내 지나온 세월을 더듬어 보니
남들이 보는 나의 B급 인생일지라도
내가 평가하는 나의 인생은 A급 이려니...
푸하하, 일케 위로를 해 봅니다.
엣다, 오늘 저녁은 꽁쳤지요.
이제 배고파 옆집 옻닭언니 꼬셔 명태찜 먹으로 가야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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