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다반사

장하다, 김미숙!!!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9. 8.

주말이 되면 우선 마음이 한가합니다.

여느 때와 별다를 것이 없는 날인데 이상하게 주말에 대한 설레임은 또 다른 하루인 듯 착각에 빠지게 합니다.

마음이 느긋하기만한  주말아침 한껏 게으름을 피워보는 즐거움도 주말을 기다리게 합니다.

며칠 전 단골고객이신 분이

"사장님, 도시락 2인분도 가능하나요?"

"물론이죠, 1인분도 가능하답니다."

글케 문의해 대답을 했는데...

아뿔사 토요일 아침 8시 30분까지 2인분 도시락 주문을 하셨답니다.

순간적으로 "억" 놀랐죠.

당연히 열한시나 열두시쯤이 될줄 알았는데...

흑흑흑!!!

이미 큰소리를 쳐놓은터라 거절하는 것도 남살스럽고 또 워낙 저희집의 VVIP고객인지라...

평소에 5시나 6시쯤에 일어나는 습관이 있어서 알람을 맞추지 않고 자려다 실수하면 안되겠기에

6시에 알람을 맞춰놨는데, 으악!!!

믿었던 알람이란 놈도 주말을 즐기는 중이었던지

글쎄 일어나보니 6시 35분!!!

"미친 알람놈,"속으로 욕을 해대며 헐레벌떡 채비를 하고 가게로 나와 부지런 부지런 2인분 도시락 싸기에 돌입...

 

 

 

 

 

 

 

 

 

 

일케 완성을 했답니다. 악! 사진찍힌 걸 보니 월남쌈에 소스뿌리는 걸 잊었네용!!!

채식위주의 식단으로 주문을 하신 고객님의 말씀데로

임무 완성 정확히 8시...ㅋㅋㅋ

도시락의 달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요.

 

홀과 주방을 종종거리며 뛰어다니는 나를 보고 내 친구중의 하나는 종종

"장하다, 김미숙"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그 말속에 내포되어 있는  안타까움과 또 친구로서의 자부심에

가끔씩 혼자 남아있을때 눈시울이 붉어지곤 합니다.

 

물론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힘들게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나보다 더 열심히,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 그분들에 비하면 이까짓거 파리똥보다 못한 삶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하루하루 복작데는 일상을 향한 마음은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내가 선택한 환경 혹은 어쩔 수 없이 선택된 환경속에서 조차도

내 마음을 다스리고 그속에서 즐거움과 나름의 자부심을 가지고 살 수 있다면

하루하루의 삶도 도전과 창조의 기쁨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삶의 기쁨도, 슬픔도 고통조차도 모두 "내 안"에 있음을 이제사 가슴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책에서 읽고 입으로 전해지는 말이 아니라

진정 내 가슴속에 삶의 경험으로 축척된 이 말이

오늘, 세삼 나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장하다, 김미숙" ㅋㅋㅋ

 

이제 부엌 정리와 홀 청소를 마치고 이렇게 조잘조잘 수다한마당을 펼치고 나니

배가 쪼께 고파오네요. 도시락싸고 남은 가지 무침이며 두부부추샐러드, 북어달걀국까지 ..

성대한 아침밥을 먹고 이제 해망동으로 출발할까 합니다.

오늘 저녁 친구아버님 팔순잔치가 예약되어 있어 신나는 장보기에 나서야 합니다.

가는 길에 도서관에 들러 대출책 반납도 하고 또 몇 권을 빌리고

아마도 해망동에 가면 해망동의 야리꾸리한 풍경들이 날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오늘의 바다"를 찍어주세요...ㅋㅋㅋ

감사한, 신난 토요일 하루가 이렇게 시작되고 있습니다.

모두 모두 오늘도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