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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빛과 그림자의 무늬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25. 2. 23.

어제는 월명시선이라는

프로그램에 참석해

익숙한 길거리들에

카메라의 렌즈를 조준했지.

 

난 긴 골목길의 익숙한 표정과

빛과 그림자가 엉킨 풍경들을

특히 좋아하는데,

셔터를 누를 때마다,

누군가, 어디선가 꼭

나를 부르는 것만 같은

착각 속에 빠져 멈칫거리곤 했어

 

80장이 넘는 사진 중에 간신히

한 장을 사진를 골랐네. ㅎㅎ

 

그리고 되지 않는 끄적임으로

내 마음에 무늬를 새겼넹.

 

 

 

 

 

 

 

빛과 그림자의 무늬

 

 

“잔설 깃든 골목을 거닐다

너를 불렀지.

착각 속에 숨을 고르며,

휘돌아 달려오는

네 메아리가

바람에 흩어지는 기억을 붙잡았지.

 

골목 어귀 그림자와 빛이 엉킬 때,

네가 웃고 있는 듯했어.

멀리서 닿아오는 발자국 소리,

혹시 너일까?

기대에 가슴이 뛰었지만,

텅 빈 골목만이 나를 감싸안았지.

 

잔설 위에 나만의 발자국,

고요 속에 네 이름을 속삭이며,

바람에 실려 너에게 닿기를 바랐어.

그것이 간절한 소망이라면,

나는 얼마나 오래 이곳에 서 있어야 할까?

 

너 없는 시간과 공간,

남은 체취가 나를 부르듯 스며들어

순간, 모든 것이 멈춘 듯했어.

지우려 애쓸수록 선명해지는 기억,

낯선 골목의 오래된 숨결이

내게 속삭이는 것은 무엇일까?

 

내 눈물이 마른 자리 위로

언젠가 너의 풀잎이 돋아날까?

사는 것이 어찌 이리 황홀하냐며

웃던 네 눈꼬리에 맺혔던 눈물방울,

다시 흐드러져 피어나 나를 감싸줄까?

 

바람 끝에 실린 너의 목소리,

언젠가 내 귓가를 다시 적실까?

잔설이 스러진 자리마다

네 웃음이 머물러

사라지지 않는 빛으로 내 길을 비출까?

 

나는 다만 서 있을 뿐,

떠오르는 그리움의 무늬를 더듬으며,

너의 발자취 위에 다시 피어날 봄을 기다릴 뿐.

 

가만히 서서, 떠오르는 그리움의 무늬를 만지작거릴 뿐,

네가 지나간 자리에서 다시 피어날 봄을 기다릴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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