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내소사 템플 스테이 1박2일을 다녀왔다. 명목만 템플 스테이지, 사실 예불도 안드렸고, 스님과의 차담 정도만 했을뿐, 절밥은 맛있었고, 하얀 눈을 인 골짜기와 절간의 모습이 아름다워 그 자체로 하나의 선(禪)과 같은 경험이었다. 하얀 눈으로 덮인 골짜기와 고즈넉한 절간의 모습은 내 마음을 깨끗이 씻어내는 듯했다.
비록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따르지는 않았지만, 그 공간에서의 시간은 충분히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스님과 나눈 차담은 일상의 분주함에서 벗어나 잠시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고 절밥의 소박하고 건강한 맛은 내 몸과 마음에 작은 위로가 되었다. 500여 미터에 걸쳐 펼쳐진 전나무 길을 걸으며 느낀 고요함은 일상의 번잡함을 잠시 내려놓게 해주는 선물 같은 경험이었다.
비록 완벽한 불교 체험은 아니었지만, 내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긴 특별한 여행이었으므로 때로는 형식보다는 그 순간의 감정과 경험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앞으로도 이런 고요하고 아름다운 순간들을 통해 내면의 평화를 찾아가는 여정을 계속하고 싶다.
몸과 마음으로 담은 풍경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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