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35] 4기 김은
[원 문장] 플라톤『편지들』
“플라톤이 디오뉘시오스에게, 잘 지내시길.”
나의 문장)
인용한 문구는 플라톤의 『편지들』의 첫 구절이다.
플라톤의 『편지들』은 60세 이후 노년기 플라톤의 생각과 경험이 담겨 있는 플라톤의 저서로 진위 여부가 논란이 되어 있는 총 13편의 편지로 구성되어 있다. 저서의 내용은 플라톤의 정치 참여 열정, 철학으로의 전향, 시칠리아 방문 경험, 디온과의 관계, 정치적 이상 등이 담겨 있는데 특히 7번째 편지는 분량이 가장 많고 내용이 풍부하며 플라톤의 철학 입문 계기와 정치 철학의 체험적 근거를 담고 있어 일종의 자서전 역할을 하기도 한다.
플라톤은 생애 동안 총 3번의 시칠리아 방문을 경험한다. 처음에는 에트나 화산 구경이 목적이었고 이 시칠리아 방문 중에 이 섬 남동부 해안에 위치한 고대 그리스 시기부터 중요한 정치, 문화의 중심지인 시라쿠사를 방문하여 참주 디오뉘시오스 1세를 만난다. 그러나 플라톤은 디오뉘시오스 1세 앞에서 참주제를 비판했고 이에 격분한 디오뉘시오스 1세는 플라톤을 스파르타의 노예상에 팔아넘겼고 구사일생으로 아테네로 돌아온다. 두 번째 방문은 디오뉘시오스 1세의 매부이자 측근이었으며 시라쿠사의 정치인이자 철학자로, 아테네에 10년간 머물며 플라톤의 아카데이마에서 학습과 수련을 쌓았던 플라톤의 제자이자 동지였던 디온의 권유 때문이다. 디온은 플라톤에게 그의 조카였던 디오뉘시오스 2세(소 디오뉘시오스)의 교육을 맡겼고 이는 시라쿠사의 정치 개혁을 이루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디오뉘시오스 2세는 플라톤이 디온을 부추켜 섬을 자유롭게 만들려 한다는 의심을 품게 되고 플라톤은 위기에 처하지만, 친구 아르퀴타스의 도움으로 무사히 아테네로 돌아온다. 세 번째 플라톤의 시라쿠사 방문은 디온과 디오뉘시오스 2세를 화해시키기 위해서였지만 결국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하고 고국으로 돌아온다. 이로써 플라톤의 철인왕을 통한 이상국가의 꿈은 현실 정치의 벽에 부딪혔고, 이상국가 실현 시도는 실패로 끝나게 된다.
편지는 수신인 디오뉘시오스 2세와의 결별의 뉴앙스가 보이고 플라톤의 세 번째 시칠리아 여행에서 돌아온 직후인 360년경에 썼을 것이라고 유추된다. “플라톤이 디오뉘시오스에게, 잘 지내시길.”이라는 구절은 물론 고대 그리스의 편지 형식을 따른 표준적인 인사말이자 상대방의 안녕을 비는 관례적인 문구이지만 이런 맥락에서 매우 중요한 역사적, 철학적 맥락을 가진다. 이 간단한 인사말 뒤에는 플라톤의 정치 철학과 이상 국가 실현의 꿈이 숨겨져 있을 것이기에 이후 읽게 될 내용에 대한 기대를 품게 한다.
더불어, 나는 오늘 누군가에게 ‘잘 지내시길’이라는 문구로 시작되는 긴 편지를 쓰고 싶어졌다. 차마 입으로는 표현하지 못할 낯 간지러울 듯한, 다정한 표현을 필두로 내 진심을 담은 편지, 당신의 안녕을 기원하는 내 마음은 어쩌면 당신을 이미 사랑하고 있다는 나의 고백일 것도 같을지 모르는, 하여 당신의 마음 쓸 일도, 그리 아플 일도, 하여 우울할 일도 조금은 덜어지길 희망하는! 잘 지내시길, 또, 또, 또, 잘 지내시길!!!이라는 간절함이 깃든, 나의 가없는 다정함을 깊어 가는 가을의 농도만큼, 가을의 색과 냄새를 동반하여!
202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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