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16] 4기 김은 '철인 정치의 실현을 회의하는 플라톤'
[원 문장] 『플라톤 국가』 플라톤 지음/ 박문재 옮김
“그 국가는 그런 국가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과 그런 국가에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을 위해 하늘에 그 본이 세워져 있네. 그는 다른 국가의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바로 그 국가의 정치만 할 테니 말일세.”
나의 문장)
『플라톤 국가』 제9권은 주로 참주 정체를 닮은 인간의 특성과 그러한 인간의 불행에 대해 다루는데 에로스(욕망)가 혼을 지배하게 되면서 참주적 인간이 탄생하고 이러한 인간은 이성적 부분이 약화되고 욕망이 통제되지 않은 상태에 이르며 모든 부끄러움과 분별에서 벗어나 폭력, 살인, 근친상간 등 극단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고 말하며 이러한 참주적 인간의 혼은 이성적 부분이 약화되고 격정적 부분과 욕구적 부분이 강화되어 진정한 자유와 행복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에 주목한다.
플라톤은 이상적인 국가 형태인 철인정치부터 시작해 점차 타락하는 정치체제의 순환 과정을 설명하며 참주정은 이 순환의 마지막 단계로, 가장 타락한 형태의 정치체제임을 부각시키는데 그 전 단계인 민주정의 혼란이 참주의 출현을 초래한다고 보아 민주정의 위험성도 함께 경고하며 민주정의 과도한 자유가 결국 참주정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을 한다.
다시 말해 극단적인 자유를 추구한 민주정은 모든 시민에게 평등한 권리를 부여함으로써 법률과 질서를 경시하는 경향이 있어 변덕스러운 민중이 공익을 무시하고 사익을 추구하고 지나친 자유로 인해 혼란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민주정의 혼란을 기반으로 참주정이 탄생하는 데 참주정 초기에는 민중에게 친절하고 관대한 정책을 펼치다 점차 강압적인 통치로 변화시킨다는, 민주정의 극단적 자유가 참주정의 극단적 억압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플라톤의 핵심 주장이다.
이렇듯 민주정이나 참주정의 올바르지 않은 정치 체재를 극복하기 위한 플라톤의 철인정치는 현실에서 완벽히 구현하기 어려운 이상적 개념으로, 플라톤은 진정한 철학자는 정치권력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보았고 철학자들은 앎과 지혜를 추구하는 데 집중하며, 자발적으로 정치에 참여하지 않으므로 철인정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철학자들을 강제로 정치에 참여시켜야 한다고 플라톤은 제안한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과제로 철학자가 아닌 사람들이 철학자에게 통치를 요청할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역사적으로 소크라테스와 같은 철학자들이 박해받은 사실을 고려하면, 이는 더욱 비현실적이라는 것, 즉 플라톤 자신도 철인정치가 가장 이상적인 국가 형태라고 생각했지만, 동시에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음을 느끼게 한다.
결론적으로, 비록 플라톤이 자신의 이상 국가 실현을 위해 몇 차례 실질적인 행동에 돌입하기도 했지만 결국 플라톤은 자신의 철인정치는 현실적 구현보다는 이상적인 국가 모델을 제시하는 철학적 사고였고 그는 이를 통해 정의로운 사회의 본질과 좋은 통치의 조건에 대해 탐구하고자 했을 것이다.
202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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