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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23학번 대학 새내기의 분투기

영화 <가타카 >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24. 8. 2.

 

43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23학번 초짜 철학도의 분투기

 

군산시

동네 문화 카페의 프로그램 중

영화와 철학,

두 번째 영화는

영화 “가타카(Gattaca)였다.

 

‘가타카’ 리뷰이다.

 

 

 

 

 

 

 

영화 “가타카” (Gattaca)

영화 '가타카'는 감독인 앤드류 니콜이 직접 각본을 쓴, 원작 소설이 없는 오리지널 시나리오로 제작되어 1997년에 개봉되었다.

 

영화 제목인 "가타카"는 DNA의 네 가지 염기인 구아닌(Guanine), 아데닌(Adenine), 티민(Thymine), 사이토신(Cytosine)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영화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최상의 유전적 특성을 가진 아이들을 출산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 유전 공학이 일반화된 디스토피아적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하는데 유전자 등록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유전적으로 우수한 사람들은 "유효자(valids)"로, 자연적으로 태어난 사람들은 "무효자(in-valids)"로 분류한다. 이 사회에서는 유전적 차별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유전자 프로파일링을 통해 유효자들은 전문 직업을, 무효자들은 청소원 같은 단순 노동에 종사하게 한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 빈센트(에단 호크)는 자연 임신으로 태어나 심장병 발병 가능성이 높고 예상 수명이 짧은 열성 인자를 가지고 있는 무효자로, 유전자 등록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유전적으로 유효자인 동생 안톤(로렌 딘)과 경쟁하며 자란다. 빈센트는 자신의 한계를 깨닫게 하는

가족으로부터 벗어나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제롬(주드 로)의 정체성을 빌려 가타카 항공사에 입사해 어린 시절부터의 꿈인 우주 비행사가 되기 위해 다리를 수술해 키를 늘리고 눈에 렌즈를 삽입하는 등의 신체적인 변형마저 감수하고 혹독한 훈련을 견디며 언제 드러날지도 모를 자신의 신분에 대한 불안감으로 살얼음판을 걷듯 살아간다.

 

영화는 이러한 서사를 통해 유전 공학의 발달이 가져올 수 있는 윤리적, 철학적 딜레마인 유전자 결정론과 인간의 의지, 차별과 평등, 과학 기술의 발전과 윤리적 문제, 개인의 정체성과 사회적 기대 등에 대해 사유하게 할 뿐만 아니라, 영화의 주요 갈등 중 하나인 가타카 내부에서 살인 사건을 발생하게 하여 살인자를 찾는 수사를 통해 빈센트의 신체 정보가 발각될 위기까지 몰고 가지만 뜻밖의 조력자들을 내세워 감상자들에게 스릴과 반전의 즐거움을 안긴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유전자적으로 열등한 주인공 빈센트가 자신의 정체성과 운명을 고민하면서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열정과 노력, 즉 인간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다는 자유 의지를 보여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설정에 박수를 쳤지만 무엇보다도 나를 감동시킨 것은 바로 인간들 사이의 유대감이었다.

 

첫 번째 인물로 주드 로가 열연한 제롬 모우드는 유전자적으로 완벽한 '발리드’로 태어났지만,

사고로 인해 자신의 자질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좌절하며 그럭저럭 살아가다가 자신의 신분을 빌려주며 빈센트의 꿈을 향한 노력을 자신의 노력인 것처럼 여기며 위로를 받는다. 결국 제롬은 빈센트를 위한 마지막 희생으로 자살을 택하는데 이것은 어쩌면 유전자적 한계를 초월하는 빈센트에게서 자신의 희망을 발견하며 자신의 자살이 그의 삶의 마지막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인간 존엄성의 표출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며 가슴이 울컥했다. 나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살을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인간의 모습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두 번째 인물로는 유전적 결함을 가진 동료이자 나중에 연인으로 발전되는 이렌느 캐시니(우마 서먼)는 가타카 내부의 감독관을 살해했을 수도 있는 빈센트를 의심하면서도 증거를 폐기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빈센트가 유전자적으로 열등하다고 여겨지는 사회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의 인간성을 이해하며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 즉 사랑과 연대하는 모습뿐만 아니라 유전자 결정론에 기반한 사회 규범에 도전하는 모습 또한 감동적이었고,

 

세 번째 인물은 가타카의 의료 검사관으로, 직원들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발리드(Valid)인지, 인발리드(In-Valid)인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닥터 라마르(젠더 버클리)는 빈센트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가짜 신분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그의 아들 또한 유전적 결함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로 인해, 더욱더 빈센트의 열정과 노력에 감동하여 빈센트를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는 유전자에 의해 한정되지 않은 인간의 가능성을 인지하면서 빈센트가 유전자 결정론에 의해 억압받는 것이 부당하다는 판단 아래 빈센트의 신분을 폭로하는 대신, 그를 지지함으로써 이러한 규범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고 빈센트에 대한 신뢰와 인간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보여준다.

“왼손잡이는 오른손으로 소변통을 건네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순간의 짜릿함을 나는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이다.

 

네 번째 인물로는 빈센트의 동생 안톤이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요원으로 등장하는데 어린 시절부터 서로 경쟁 관계였던 인물을 배치하며 빈센트의 정체를 알아차리고 그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영화는 이 대립을 통해 유전적 차별과 인간의 의지를 강조하는 인상을 남긴다. 영화는 빈센트와 안톤이 어린 시절 바다에서 수영 경쟁하는 장면과 수사관이 되어 형을 체포해야 하는 상황아래서의 수영 경쟁하는 모습을 후반부에 다시 한번 재현한다. 어린 시절의 수영 장면에서는 늘 이기던 안톤이 허우적거리는 순간 빈센트가 이를 구하고 빈센트의 유전적 열등감을 극복하는 장면이, 후반부의 수영 장면에서는 두 형제가 다시 수영 경쟁을 하며, 빈센트가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얼마나 멀리 왔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빈센트가 “내가 너를 이긴 이유가 뭔지 알아? 나는 돌아갈 힘을 남기지 않았다는 거야." 라는 대사를 통해 더 이상 유전적 한계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최선을 다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바로 이 두 장면을 통해 인간의 의지와 결단력이 유전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하는 영화의 주요 주제 중 하나인 인간의 잠재력과 자유 의지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가타카"와 유사한 주제인 유전 공학과 관련된 윤리적, 철학적 문제를 다루는 영화로는 “아일랜드”(2005)가 있는데 이 영화는 복제 인간을 소재로 하여, 인간 복제와 관련된 윤리적 문제를 다루며 주인공들은 자신들이 복제 인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유를 찾기 위해 탈출을 시도하는 영화이고 “스플라이스”(2009)라는 영화는 인간과 동물의 유전자를 결합하여 새로운 생명체를 만드는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유전자 조작의 위험성과 윤리적 문제를 탐구했고 “레플리카”(2018)라는 영화는 죽은 가족을 복제하여 다시 살리려는 과학자의 이야기를 다루며 인간 복제와 관련된 윤리적 딜레마를 중심으로 전개된다고 한다. 이외에도 많은 영화들이 오늘의 영화인 가타카의 주제들, 유전자 차별, 개인의 꿈과 가능성, 사회적 정의, 유전자 편집 기술의 윤리적 문제 등에 대해 인류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고 있는 시점이구나,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1997년도 영화 "가타카"에서 묘사된 유전자 증명 기술은 현재의 과학 기술로는 완전히 실현되지 않았지만, 유전자 편집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점점 더 가능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인지하게 되었고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유전자 편집 기술 중 하나는 CRISPR-Cas9로 이 기술은 특정 유전자를 정확하게 수정하거나 교정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유전병 치료와 같은 분야에서 혁신적인 가능성이 있으며 미래 어느 시점에선 영화에서처럼 완벽하게 유전자를 조작하여 특정한 능력이나 특성을 갖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막연한 두려움과 함께 그렇지만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완벽한 유전자 편집의 시대는 도래하지 않을 것이라는 근거없는 희망이 반복 교차 되었지만 그 시대는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는 분명 찾아오겠고 우리에게는 그 시대에 앞서 유전자 편집 기술의 발전에 따른 윤리적이고 사회적인 논의와 규제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인 듯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ai에 의해 많은 것들이 조종되는 현실에서 아무래도 인간을 향한 원초적인 질문인, ‘인간의 본질은 무엇인가’, 혹은 ‘인간이란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가?’라는 논의가 가장 시급한 것이 아닐까? 물론 인간에 대한 정의는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으니 단적으로 말할 수는 없겠지만 영화 ‘가타카’에서 보여주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통찰을 나는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첫째, 주인공 빈센트는 유전적 한계를 극복하고 꿈을 이루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데 이는

인간의 본질이 단순히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님을 시사하는, 인간은 자신의 의지와 결단력을 갖춘 존재라는 인식이고,

 

두 번째, 영화는 유전자가 우수하다고 여겨지는 이들도 실패(제롬 모우드)할 수 있고, 반대로 '열등한' 유전자를 가진 이들도 성공(빈센트 프리멘)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인간의 잠재력이 단순히 유전적 요소로 한정되지 않음에 고개를 끄덕였고, 인간 잠재력의 무한성을 다시 한번 사유하게 했다.

 

세 번째는 주인공 빈센트는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숨기면서도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인간 본질의 한 면으로서 인간의 자아실현 욕구가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대를 낳게 했으며,

 

네 번째는 주어진 운명에 순응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은 인간 본질의 한 측면임을,

다섯 번째는 캐릭터들이 직면하는 윤리적 딜레마들을 인간들은 어떻게 극복하는지에 대한 인간의 도덕적 판단 능력에 대한 믿음을 확신하는 계기가 되었고(이렌드, 제롬, 닥터 제라드),

여섯 번째는 인간의 놀라운 적응력에 대한 문제로 주인공 빈센트가 새로운 환경과 정체성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은 인간의 한계가 어디까지 일까, 라는 물음에 입을 다물 수 없었고,

 

일곱 번째는 영화 속 모든 캐릭터들이 각자의 결함과 한계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인간 본질의 불완전성에 대해 웃픈 진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고, 이 밖에도 우주를 향한 빈센트의 꿈은 인간의 본질적인 열정과 동경을 상징하기도 하고 유전자 결정론에 반하는 캐릭터들의 선택은 인간의 자유 의지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그러나 이 영화가 나를 가장 감동시킨 요소들은 아무래도 인간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연대와 공감이었다. 처음에는 경제적 측면에서 자신의 신분을 빌려준 제롬의 마지막 희생적인 선택과, 살인자일지도 모를 빈센트를 믿고 증거를 폐기하는 이렌드, 인 발리드인 줄 알면서도 빈센트의 꿈과 노력을 인지하고 도와주는 닥터 제라드라는 인물들의 설정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미래의 디스토피아적 세계에 대한 고민을 한 방에 날리게 하는 통쾌한 해답을 제시하는구나, 즉 디스토피아 세계에서조차 인간은 바로 이 공감과 연대를 통해 인간적인 삶의 한계를 극복해 나갈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는 이 영화에서 내가 느낀 최대의 주제와 감동이었다.

 

그렇다면 이 주제를 더 확장해 인간들 사이에 연대와 공감은 어떻게 형성될까?

인간들 사이에 공감이란 다른 사람의 감정과 상황을 이해하고 그것에 맞게 반응하는 능력으로타인의 감정을 인지하고, 예측하며, 적절하게 반응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인간은 상대방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며, 그 감정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이 공감 능력도 높다고들 하는데 자신을 존중하는 만큼 타인을 존중하고, 상대의 감정을 이해하려는 태도를 가짐으로써 우리 스스로 자존감을 높일 수 있도록 각자가 노력하는 삶을 살아야 함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 또한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들을 돕기 위해 기꺼이 나서는 태도, 즉 이타적인 태도는 연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데 더불어 타인의 실수나 단점을 이해하고 용서하는 관대함, 그리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태도는 연대감을 강화하는데 중요한 요소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이러한 연대감을 형성하는 구체적인 방법에는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예를 들어, 환경 보호나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기회를 통해 연대감을 형성할 수 있겠고, 정기적인 소통과 만남을 통해 각자의 생각과 감정을 공유하며 서로의 신뢰를 쌓는 방법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어려움을 겪을 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하는 태도를 보이는,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지지하는 감정적 지지가 연대감을 강화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겠다.

 

한 편의 영화를 감상함으로써, 우리 인간의 본질은 무엇이며, 인간의 어떤 본질을 더욱더 장려해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사유하게 하는 재미있고 멋진 경험을 하게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고마움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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