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저는 가끔
아니 어쩌면
자주
상처를 주거나 받아요.
상대가 모르는 상처를 받기도 하고
제가 모르는 상처를 주기도 하고,
그것이 싫어
인간관계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죠.
인간관계에서
부대끼는 것보다는
나 홀로
책 속에서
음악 속에서
혹은
자연에서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더 제 스타일이라는 것을
오래전에 깨달았지만
완전히
관계를 떠나
고립되는 것은 쉽지 않지요.
더 솔직하자면
그렇게까지 고립되고 싶지도 않아요.
하지만 여전히
저에게
영원한 숙제는
어쩌면 인간관계일 것도 같고요.
지난 학기에는
학생 상담 센터의
인간관계 향상을 위한
집단 상담 프로그램에
참석할 정도로
제 고민은
꽤 심각한 편이에요.
살 만큼 산 나이임에도
여전히
이런 문제들을 안고 있는 제가
좀 한심하기도 하고요.
얼마 전에도
믿고 있었던
누군가가
저에게 큰 상처를 주었다고 생각해
몇 날 며칠을 잠을 못 자고
죽고 싶을 정도로
처절한 고통 속에서
헤맸던 적이 있는데요.
그런데
또 시간이 지나고 보니
상대가 저에게
상처를 준 것이 아니라
제 스스로 상처를 받았구나
이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이번에도 또
상대를 버려야 하나,
그렇게
가지 치기를 심하게 하다간
주위에
아무도 남아 있지 못하는 것 아니야,
사실
그런 두려움도 있어요.
무척 못나고 나약하고
세련되지 못한
이순을 넘은 저에게
오늘
이런 메시지가 도착했어요.
“Of course I’ll hurt you.
Of course you’ll hurt me.
Of course we will hurt each other.
But this is the very condition of existence.
To become spring,
means accepting the risk of winter.
To become presence,
means accepting the risk of absence.”
– Antoine de Saint-Exupéry, from The Little Prince
"물론 나는 너에게 상처를 줄 것이다. 물론 너도 나에게 상처를 줄 것이다.
물론 우리는
서로에게 상처를 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존재의 아주 본질이다. 봄이 되려면
겨울의 위험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존재가 되려면
부재의 위험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생떽쥐페리의 '어린 왕자' 속 구절들인데요.
존재의 본질이란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밖에 없다.
즉 어떤 사람을 사랑할 때는
풍부함과 만족감이 오지만
동시에
상실과 헤어짐의 위험도 있는 것,
현재의 즐거움과 만족은
부재의 위험과 대립하여
의미를 얻는다는
베이스를 깔고 있는데요.
이는 삶이 불확실하고 변화무쌍하며
때로는 어려움과 손실을
포함한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겠네요.
특히
인간은
서로 다른 개성과 가치관 때문에
충돌이 발생하고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
인간 관계에서의 갈등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이지요.
마치 봄이 되려면
겨울의 위험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처럼
겨울의 고난을 통해서만
봄의 화해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이기도 하겠지요.
이런 구절들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가
맞이한 아침,
제 삶이 오늘은
봄 햇살을 맞이할 것 같아요.
그리고 말해요.
“미안해요,
제가 좀 더 잘했어야 했는데.”
더불어
“그대에게도
오늘
봄 햇살이 가득하길”
#생떽쥐페리의말
#어린왕자
#인간관계
#봄햇살
#서로의존재를인정하기
#상담
#국립군산대학교
#군산대철학과
#횡설수설
#lettersfromatraveler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작가 최진영을 만난 밤 (0) | 2024.01.26 |
---|---|
눈 오는 날 (0) | 2024.01.24 |
글을 쓴다는 것은 20240116 (0) | 2024.01.18 |
심한 마음살이를 한 후에 (0) | 2024.01.16 |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0) | 2024.0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