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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비트겐슈타인과 내 연인에게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24. 1. 13.

 

 

 

 

#상상의나래를펴며

 

비트겐슈타인과 내 연인에게

 

칠면조는

귀납법에 따라

모든 것을 판단한다.

그때까지의 경험만을 의지하여

살아간다.

 

고집 센

그 칠면조는 364일 아침이 되면

매일 먹이를 받아먹는다.

 

귀납주의자 칠면조는

다음 날도 당연히

먹이를 얻어먹으리란

기대에 부풀어

아침잠에서 깬다.

 

그러나 그 기대는

잔혹하게 배신당한다.

그날은

크리스마스였기에.

(러셀의 칠면조)

 

어제도 그랬으니

오늘도

혹은 내일도

반복되는 일상이

계속되리라고

믿고 사는 것에 대해

 

내일 해가 뜰 것이다,는 가설이다.

바꿔 말하면 해가 뜨지 않을지 우리는 알 수 없다.

(비트겐슈타인 논리 철학 논고에서)

 

한 번쯤

우리가 믿고 사는 모든 가설에

의문을 품으라고 말한다.

 

만일

오늘

해가 뜨지 않을 것이라 하더라도

 

나는

 

눈을 뜨면

음악의 볼륨을 높이고

차를 끓이며

잠시

창밖에 시선을 둘 것이다.

 

다음엔 모르겠다.

어쩌면 지구가 멸망할지도

 

단지 알 수 있는 것은

내가 생각하고 듣고 보고 느낀다는 것

 

내 생각 속에

네가 있고,

어쩌면

네 생각 속에

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으로

 

닿지 않을

긴 편지를 쓰며

내내 평안하라고,

가만 고개를 끄덕이다

 

더 이상 자판을 두드릴 수 없는

슬픔이 밀려오면

그냥,

뭐할까?

 

,

지구가 멸망했으면

그랬다가,

, 미친!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내 이야기를

가만가만 쓰겠다.

,

끝나지 않을 이야기를.

 

 

 

 

 

 

 

 

#비트겐슈타인을읽는아침에

#재즈를듣고

#커피를마시며

#상상의나래속에

#연인을그리며

#내세계의확장을꿈꾸며

#국립군산대학교

#군산대철학과

#러셀의칠면조

#호수변찻집

#겨울풍경

#lettersfromatrave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