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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2023년 3월 30일, 진주로의 여행!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23. 3. 31.

금요일, 3월 31일은 학교 개교기념일이고 목요일엔 수업이 없는 관계로 집을 떠나왔어요. 마침 남편의 교육이 부산에서 있을 예정이라 모셔다드릴 겸, 겸사, 겸사.

부산보다는 진해에 머물까 생각했더니, 일요일까지 벚꽃 축제라네요. 번잡한 것을 싫어해 이번 여행은 진주 쪽을 택했어요. 바쁜 일상을 살다 보니 이번 여행은 느긋하게 숙소 주변을 산책하거나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 생활지를 엿보기로 한 것인데 여행객이지만 현지인들의 일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낭만적이라, 변명 아닌 변명을 하면서 말이죠.

군산에서 진주까지는 대략 2시간 30분에 불과하지만, 저는 군산에서 전주, 구례, 하동을 거쳐 진주에 도착하는 코스를 택했는데요. 섬진강 국도변을 쉬엄쉬엄 드라이브 하는 것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지만 더불어 구례의 반야원 내, 카페 플라타너스를 개업하신 우두성 선생님(전 구례문화원장)께 오랜만에 인사를 하겠다 마음 먹었죠.

 

 



구례 IC를 빠져나오며 깜짝 놀랐어요. 벚꽃이 만개해 바람에 흩날리는데, 와, 그거 아시죠? 어찌 이번 여행은 좀 더 시적이지 않을까 감탄을 하며 소박한 천은사를 거쳐 노고단 가든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드디어 카페 플라타너스,

 

 

 


수많은 카페 리뷰를 통해 짐작했지만 카페는 지리산 주변의 소박한 풍경 아래 고즈넉하게 자리 잡고 있더군요. 반야원 내의 천고가 높고 공간 자체도 세련되었을 뿐만 아니라 베이커리 류도 생각보다 많았고, 평일임에도 손님들로 붐볐죠.

일정이 있었던지라 겨우 인사만 했을 뿐이지만 여전히 건강하신 선생님과 사모님을 뵙게 되어 반갑고 안심이 되었어요.

 

 

 


구례에서 하동 가는 길은 벚꽃 천지더군요. 31일부터 벚꽃 축제라 벌써부터 차량 지체가 심했는데, 하는 수 없이 쌍계사로 가는 벚꽃 10리길 드라이브는 포기하고 느긋하게 하동을 거쳐 진주 숙소에 도착했어요.

검색하는 대신 이번엔 주변을 산책하며 구미에 맞는 저녁 식당을 찾기로 했어요. 대한민국은 어디에든 육류를 취급하는 식당이 많아요. 남편은 물론이고 저도 육류엔 그다지 관심이 없는 터라 거의 1시간 만에 찾은 곳,

 

 

 



진주 평거동의 븟반, 1인당 15,000원으로 이렇게 담백하고 슴슴하면서도 맛있는 요리를 만나다니, 깜놀했어요.

 

 

 

 

 

 

 


저녁 식사 후 우린 남강 주변을 산책했어요. 진주성의 불빛들이 우리를 유혹했다고나 할까요. 젊은 시절 잠깐 촉성류를 낀 남강을 둘러보긴 했지만 이번 진주 여행은 좀 특별한 셈인데요.

오늘은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진양호 둘레길을 느긋하게 산책하고 동물원에도 들러, 동물들과 세이, 핼로우도 하고 북카페에서 남편과 오붓한 대화라도 해야겠죠.

사실 남편과 함께 있을 땐 저는 거의 말을 하지 않는 편이에요. 남편의 쉼 없는 수다를 듣는 둥 마는 둥, 남편을 앞에 두고 전 딴 나라를 산책하죠. 특히 학교 과제와, 내 소설 속 주인공들이 늘 제 머리속을 넘나들며 애정해 달라 소곤거리는걸 어찌 모른 척 하겠어요? 남편에겐 실로 미안하지만 전 남편이 끊임없이 퍼붓는 건강 관련 정보에 압사 직전, 그렇다고 화도 못 내고, 그저 형식적으로 고개만 끄덕끄덕!

부부란 원래 그렇죠? 하지만 가끔씩 슬그머니 남편의 팔짱도 끼고 살짝 애교를 떨면 우리 남편의 지갑이 술술, 와, 멋진 여행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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