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戀書시리즈 - 독후감

어슐러 K. 르 귄의 말/마음산책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23. 1. 19.

미국 SF 판자지 작가협회가 선정한 ‘SF 그랜드마스터’ 이자 미국 의회도서관 ‘살아 있는 전설’로서 알려진 어슐러 K. 르 귄 (Ursula Kroeber Le Guin)이라는 작가는 나에게 처음이다

 

 

 

 



단지 믿고 보는 마음산책 ‘말’ 시리즈, 키키 키린의 말, 아녜스 바르다의 말에 이어 상상의 세계를 쌓아 올리는 SF 거장의 글쓰기란 문구에 낚여 ‘어슐러 K. 르 귄의 말’을 선택했고 그 선택에 후회는 없었다.

 

 


어슐러 K. 르 귄이라는 대 우주의 입구를 보았을 뿐인데, 설렌다. 그가 열어준 광대한 세계에서 나는 무엇을 읽고 보고 느끼고 쓸 것인가?

아녜스 바르다의 말의 책장을 덮었을 때의 그 두근거림이 또 일렁인다.

마음산책 ‘말’ 시리즈 24권이 이미 출간되었다는데 지적 탐구에 관심이 있는 이에게 선물하기 딱 좋은 시리즈...라는 생각이.

 

 

 

 

 

 

 

 책, 

어슐러 K. 르 귄의 말 중에서

 

P. 18

저는 제가 쓰는 글의 소리를 들어요. 아주 어렸을 때 시를 쓰기 시작했는데, 언제나 머릿속으로 소리를 들었죠. 알고 보니 글쓰기에 대해 쓰는 많은 사람이 듣거나 귀 기울이지 않고, 좀 더 이론적이고 지적으로 인식하는 것 같더군요. 하지만 몸 안에서 글이 울리면, 스스로가 쓰는 글을 들으면 올바른 리듬을 들을 수 있고, 그러면 문장이 깔끔하게 이어지는 데 도움이 됩니다.

 

P. 19

스타일은 리듬이라고 마음 속의 파도라고요. 그 파도, 그 리듬이 말보다 먼저 존재하고, 단어들을 거기에 맞게 짜 맞춘다고요.

 

P. 38

전 사람들이 선택의 폭에 대해 생각하게 하려는 거예요. 쓰이지 않는 아름다운 선택지가 정말 많으니까요. 어떻게 보면 1인칭시점과 제한적 3인칭시점은 제일 쉬운 시점이고, 그만큼 제일 흥미롭지 않은 선택이에요.

 

P. 41

이야기는 갈등을 다룬다고, 플롯은 갈등에 바탕을 둬야만 한다고 말하면 세상을 보는 관점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거예요.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정치적인 선언이기도 하죠. 삶은 갈등이고, 그러니 이야기에서 정말 중요한 건 갈등뿐이라고 말이에요. 이건 그냥, 사실이 아니에요. 삶을 전투로 보는 건 시야가 좁은 사회진화론의 관점인 데다, 굉장히 남성적인 시각이기도 해요. 물론 갈등은 삶의 일부죠. 소설을 쓸 대 갈등을 끌어내지 말라는 게 아니에요. 단지 갈등이 이야기의 유일한 생명줄은 아니라는 거예요. 이야기는 다른 많은 것을 다루니까요.

 

P. 42

모든 인간 행동을 갈등으로 제한하는 것이야말로 드넓고 풍성한 인간의 경험을 빼먹는 짓이에요.

 

P. 48

저에게 이야기가 무엇을 다루냐고 묻는다면, 변화라고 하겠어요.

 

P. 67

많은 과학자들이 다른 동물들과 우리의 관계를 객관화하고 싶어 하기에, 우리는 그 어린 유인원이 딱 어린 인간처럼 행동한다는 말을 할 수가 없어요. 아니다, 그 유인원은 유인원의 방식으로 반응할 뿐이다, 우린 그에 대해 결코 인간의 표현을 쓰면 안 되고, 함부로 의인화해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그리고 드 발이 지적하다시피, 유대감에 대한 공포도 있어요. 우린 유인원이나 생쥐에게 동질감을 가질 수도 없고, 가져서도 안된다는 거죠. 하지만 동질감이 없다면 시가 어디 있겠어요?

 

P. 91

어떤 글을 그 자체로 완성한 게 아니라, 그저 어느 선에서 멈춰야 했다는 뜻이에요. 그리고 전 의견을 담아내는 글이라면 어느 경우에나 글 끝에 꼭 문을 열어놓아야 한다고 느껴요.

 

P. 96

나쁜 시절에 예술에 일어나는 일은, 특히 언어예술에 일어나는 일은 무엇이든 무척 중요해질 수 있어요. 나쁜 시절에는 무슨 말을 하는지가 정말 중요하니까요.

 

P. 101

상상력을 아끼거나 방해하거나 업신여기는 건 끔찍한 짓이고, 무엇에 대해서든 생각할 수 있어야 하는 어리고 성장 중인 정신에는 특히 해로워요. 아이들은 상상하고, 상상과 실제를 구별하는 방법을 배워야 해요. 전 아이들이 대부분의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구별을 잘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아이들은 동화를 알아요. 그리고 거짓말도 알 때가 많아요. 어쨌든 이성과 상상, 둘 다 훈련이 필요하지요. 몸을 움직일 때처럼 이성과 상상도 운동을 해야 해요. 지금도 합리적인 사고는 어느 정도 훈련하지만, 상상력은 미국의 교육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어요. 이건 굉장히 무서운 일이에요.

 

P. 104

전 동물을 다루는 문학과 어린이책 같은 문학이 그들과 최소한의 접촉이라도 하기 위한 창의적인 방법이라 생각해요. 그러니 아주 중요하고요.

 

P. 111

남성의 능동적인 창조력만이 진정한 힘이고, 다른 힘이나 능력은 그에 비해 열등하다고 주장하는 인간 행위의 얼마나 많은 부분이 남성의 보상 심리에서 나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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