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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2022 장항 선셋 재즈 페스티벌의 리뷰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22. 10. 22.

 

 

 

 

 

선셋 재즈 페스티벌, 이틀째

최고은 퀸텟을 시작으로 쏘왓놀라밴드, 유명한 퀄텟, 메노모소, 한동근, BMK 공연까지, 체력의 한계가 느껴질 때까지 박수치고 환호하고 어깨를 들썩였죠. 내심 비가 올까 걱정했는데 살짝 인사만 하고 지나가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비 오는 자라섬 공연도 나름 운치 있고 재미있어서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지만 역시 야외 공연의 성패는 날씨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겠지요.

 

 

 

 

 

 

최고은 퀸텟의 리더 최고은은 서천 출신이라해서 고개를 끄덕였고, 기타리스트 김영주님이 포르투갈 여행시 작곡했다는 곡이 무척 인상적이었는데요. 어디서 작곡했을까, 최고은씨가 추측해보라 했는데, 도무지. 그러나 곧 땅거미에 의해 물러날 그러나 여전히 빛이 가득한 무렵의 서정성과, 작곡가의 무엇인가에 대한 그리움과 회상을 석양을 인 구름 위로 그려갔구나, 하는 느낌에 저도 잠시 연주 속에 흠뻑 물들었죠.

또한 최고은님의 할머니가 전수했다는 노래를 바탕으로 최고은님의 작곡한 곡이 연주될 때는 슬픔 같은 감성이 제 마음속으로 슬며시 기어들더라고요. 아쉬웠던 점은 장항 도시 탐험역 공간이 협소해, 색소폰의 울림이 색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느낌, 혼은 역시 야외에서 혹은 실내라도 울림통이 충분한 공간에서 들으면 좋겠다, 생각했답니다.

 

 

 

 

 

 

 

 

 

쏘왓놀라밴드, 이번 페스티벌에서 처음 접했지만, 참으로 멋졌죠. 도시 탐험역에서 메인 스테이지인 Jazz Port까지 비록 짧은 거리지만 밴드 퍼레이드는 멋진 연출이었음에 틀림없었죠. 다만 왜, 트럼펫이 빠졌을까, 퍼레이드 시에 분장(코스튬)까지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자원봉사원들이 중, 고등학생들이던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배우들이나 피노키오, 하다못해 맥도날드 아저씨의 의상이라도 입고 등장했으면, 해서 지역 사람들도 호기심있게 참석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축제는 축제니까요. 뉴올리언스 마칭 음악인 Second Line을 기반으로 하여 2018년 초 결성되었다는 마칭 브라스 밴드인 쏘왓놀라밴드를 충분히 활용하면 재즈 축제다운 느낌이 확 살아날 듯요. 이름은 기억할 수 없지만 템버린과 보컬 담당하던 리더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답니다. 이 밴드도 다음번에 꼭 초대해주시길요.

 

 

 

 

 

 

유명한 퀄텟은 리허설을 무대 전에 하지 않고 계속 10여 분이 넘게 리허설을 해서 좀, 거시기했답니다. 사실 제 경우엔 유명한님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이틀 입장권을 구매한 셈인데요. 무대와 관객을 대하는 신중함과 연주는 참 좋았지만,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밴드 메노모소님의 보컬은 참으로 부드러워 나긋나긋했답니다. 익숙한 노래들이 연주될 때, 바다 한 번 보고, 하늘 한 번 보고, 보컬 김희나님 이하 뮤지션들 보고, 자꾸 입가가 들썩거리고 미소가 흘렀지요. 마지막 곡 Sway가 흐를 때는 체면 같은 거 무시하고 일어서 리듬에 맞춰 춤이라도 추었으면, 제가 아쉬웠습니다. 또한, 야외 공연의 백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트럼펫 연주자가 있어서 넘 좋았고요. 이번 페스티벌 중에 최초이자, 마지막 트럼펫 연주자가 아니었을까요?

제 경우엔 재즈라는 음악에서 가장 좋은 점을 꼽으라면, 같은 곡을 연주하더라도 연주자들에 따라 수많은 변주가 가능하다는 점인데요. 뭐니뭐니해도 Sway 같은 리듬의 곡을 편곡할 때는 무대가 실내냐, 실외냐에 따라 악기 편성이 달라질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실외가 무대라면, 혼 중에서 특히 트럼펫으로 인트로에 진입하면 무척 인상적인 편곡이 될 것 같아요. ‘보다 느리게’, ‘평온하게 연주하라’라는 의미를 가진 밴드 메노모소라서 그랬을까요? 에너지를 좀 끌어올려, 관중의 호응을 유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가수 한동근, 관객과의 호흡이 무척 세련되었고, 노력하려는 모습이 참 흐뭇했답니다.

 

 

 

 

 

대한민국의 소울분야에선 따라올 자가 없다고 알려진, 마지막 무대 BMK, 역시는 역시구나,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Autumn Leaves의 편곡도, 보컬도 짱 좋았답니다. 베테랑다운 무대매너와 관객의 환호를 유도하는 태도 역시 수준이 있더군요. 아쉬운 점이라면 너무 짧은 시간, 좀 뜨거워질려했는데, 끝 ㅠㅠ

이리하여, 총 이틀, 선셋 재즈 페스티벌에 대한, 재즈 매니아의 느낀 점이었고요.

페스티벌의 라인업을 정할 때, 업비트, 춤을 출 수 있는, 파티장을 방불케 할 수 있는, 관객들의 무대 집중도를 염두에 두었으면 하는 아쉬움과 무대 사이사이의 공백 시간을 메꾸는 프로그램(예를 들면, 시골 지역이니, 오디션을 통해 재즈를 꿈꾸는 어린 학생들의 등용문의 기회라든가, 지역 연주자들, 혹은 마술을 하는 친구들)을 준비해봤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들요, 전 단지 재즈 매니아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생각을 따라갈 수 없겠지만...



기획하시는 분들의 노력에 비해 관객수가 너무 적어 안타까웠을뿐더러, 장항 현지인들의 참여가 부족하지 않았나, 짐작할 수 있었던 것은, 안내하는 표지판도 부족했고, 좁은 동네의 축제라고는 하지만, 너무 한적했다는, 느낌이 들었답니다. 재즈라는 이름을 달기 전, 그러니까, 코로나 이전 선셋 페스티벌에 비해 한참 못 미치는 흥행도가, 혹시라도 계속될지 모르는 2023년 제2회 선셋 재즈페스티벌의 장애가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관련된 모든 분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내며, 고마웠습니다.

 

 

 

 

 

이 아름다웠던 기획의 백미는 메인 스테이지, Jazz Port였답니다. 비록 콘크리이트 바닥이었지만 바닷가 낙조를 보며 음악을 즐길 수 있었고, 멋진 야경을 배경으로 했다니, 센스만점!!!

 

 

 

 

 

바다 건너편 군산도 보이공!!!내년 기획에는 저녁 8시 이후 무대가 끝난 후에, 무대 그 자리에서 재즈 음악에 관한 영화를 상영해준다면, 끝내줄 것 같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