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의 행복?
가끔씩, 아주 가끔씩
바쁜 사이사이에
편의점에 들러
1500원짜리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에스프레소를 즐겨 마시던
된장녀에 대한 추억에
편의점 커피 맛에 중독되어가는
나를 덧대며
삐질삐질 새어나오는 웃음을 감출 수 없다.
“일요일 새벽 5시에 출근해
월요일 1시에 퇴근...
연달아 3탕을 뛰고
집에 돌아오는데
피곤함보단
지루함이 몰려오네.
집으로 올라가기 전
호떡집에서
2000원에 3장하는
호떡을 사들고 들어가
달콤한 호떡으로
서늘한 마음을 녹이네.
2000원짜리 호떡이라도
사먹을 수 있는
내가 되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며칠 전 친구들과 나눈 카톡 대화,
지난 몇 년간 참으로 암울한 시간을 보냈다.
한 달에 15000원 정도를 아끼려고
40살부터 복용하기 시작했던
고혈압 약을 멈췄더니,
헐, 220이라나?
혈압 약을 다시 복용한 지
불과 몇 개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내가 되어 있는
나를 지그시 바라본다.
사실
피고용자가 된다는 현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나이만 먹었지,
세상 물정에 어두운 나,
그야말로 처세술이라는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
어쩌면 끝까지 “우아”라는 겉멋에 살고 팠는지도...
육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이제 막 세상 공부를 시작한 느낌,
피고용자가 된 지금의 현실이,
그리 나쁘지 않다는 사실,
비록 약간의 괴롭힘을 당하기는 하지만
웃어넘긴다.
얼마나 나약하고 쓸쓸한 인생이기에
나 같은 사람에게
열등감을 느끼며
고약하게 굴려고 하는지,
너나 나나 불쌍한 인생인데,
꾸~욱
그녀의 심사를 헤아려 보려하는데,
나 또한 한 성질하는 사람이기에
웃어넘기다가도
가시 같은 그녀의 심사가
마음에 걸리기도 한다.
내가 좀 숙성된 인간이 되어서
스승처럼 다가오는 그녀를
포용했으면 좋으련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처는
세상 공부하는 나에게
더 없는 기회라고
고개를 끄덕끄덕!!!
그저, 1500원 2000원의 행복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현실에
감사하자, 감사하자
마음을 다독이며
오늘의 음악을...
앨범 Alone Together(1999년) / Lee Konitz.
앨범 Alone Together / Lee Konitz.
알토 색소포니스트 리 코니츠는 사실 피아니스트인 트리스태노를 포스팅하다가 진지하게 그의 연주를 들어보았답니다.
오늘의 포스팅이 저에겐 리더로서 그를 만나는 첫 앨범이랍니다. 라인업에 저의 우상 찰리 헤이든에 브래드 멜다우라니, 횡재했다는 설렘으로 이 앨범의 곡들을 마주하던 날이 생각나 빙긋 웃음.
그런데 첫 날은 이 앨범에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는 게 솔직한 제 고백이랍니다. 왜냐면 타이틀곡인 Alone Together를 먼저 들었는데 그때는 이미 아치 쉡의 연주에 빠졌던 때였지요.
아치 쉡의 블루지하면서도 나긋, 나긋, 파워풀한 연주에, 후반부의 그의 보컬까지. 아치 쉡에 비해 리 코니츠의 Alone Together는 너무 담백했다고나 할까요?
첫 인트로 그의 솔로에 난데없이 우릿해왔죠. 헤이든의 베이스와 멜다우의 피아노가 배경으로 나와도 여전히 코니츠의 혼의 소리는 어딘지 애수가 스며있었다고 한다면 저만의 기분이었을까요? 베이스와 피아노의 리듬과 코니츠의 혼의 소리와의 간격이 너무 커서 혼자 놀고 있다는 느낌, 그래서 고독하다고나 할까요?
또 이 곡의 제목을 생각해보니, 한편으론 제목에 맞게 곡의 뉘앙스를 참 잘 해석했구나, 어느 순간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이 지점으로까지 이해하기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답니다. 제가 좀 둔한 편이니까요.
들으면 들을수록 곡의 진가가 가슴으로 와 닿는 연주였답니다. 떠오르는 별 멜다우의 건반위의 손의 놀림과, 헤이든의 무심한 듯 심오한 표정이 상상이 되어져 저절로 빙긋 웃게 되었답니다. 특히나 후반부 들어서면서 헤이든의 솔로에 귀가 솔깃, 허밍이라도 하겠다는 것인가, 제 입술이 저도 몰래 멜로디를 따라하고 있었다면 웃으시겠죠. 그리고 엔딩이 가까워 올수록 그렇게 별 개의 연주처럼 들리던 트리오가 콜 앤 리스폰스의 장면을 연출하는 것을 보며, 역시나, 감탄 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Round Midnight에서의 피아노의 인트로에 멜다우의 진가가 서서히 드러나고 베이스와 혼이 들어서면, Alone Together에서보다 훨씬 부드러워진 코니츠의 혼의 소리가 여전히 멜랑꼴리하지만, 또 유머가 스며있다고나 할까요? 참 다양한 색깔을 가진 연주자구나, 뭔가 제 가슴이 흐뭇해왔답니다.
이 앨범은 전반적으로 연주자들이 힘을 뺀 듯하면서도 절묘한 콘트롤로 기존의 재즈 스탠더드를 그들 나름으로 재해석해 연주했다는 느낌이었답니다. 앨범 전체가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재즈 스탠더드라서 다른 연주자들과 비교해서 들어보시는 것도 좋겠지요. 저는 딱 2곡만 링크하겠습니다.
앨범 Alone Together / Lee Konitz.
발매일: 1999년 10월 19일
길이: 01:07:50
스타일: Cool, Post-Bop, Jazz Instrument, Saxophone Jazz
녹음일: 1997년 12월 21 - 22일
색소프니스트 Lee Konitz의 Blue Note Records와의 첫 앨범이다. 이 앨범은 Los Angeles의 Jazz Bakery에서 녹음되었고 모든 트랙이 재즈 스탠더드이다.
Track listing
1."Alone Together" (Howard Dietz, Arthur Schwartz) – 13:48
2."The Song Is You" (Oscar Hammerstein II, Jerome Kern) – 12:54
3."Cherokee" (Ray Noble) – 10:59
4."What Is This Thing Called Love?" (Cole Porter) – 11:32
5."'Round Midnight" (Thelonious Monk, Cootie Williams) – 12:49
6."You Stepped Out of a Dream" (Nacio Herb Brown, Gus Kahn) – 12:54
Personnel
Lee Konitz – alto sax
Brad Mehldau – piano
Charlie Haden – bass
Lee Konitz Brad Mehldau & Charlie Haden - Alone Together - YouTube
http://me2.do/5igPMQY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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