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의 2+1 비스켓으로
왠지 횡재한 기분을 느꼈는데
편의점 창문을 통해 보이는
건너편 학교 건물의 울타리가
누구도 올라탈 수 없을 정도로 높아
아이들의 모습조차 건너다 볼 수 없었다.
세삼
전나무 울타리 사이로
집을 들락거렸던
동네 사람들 누구나 다
운동장에서 뛰놀던 아이들을 눈요기하던 그 시절이
얼마나 아름답고 찰졌는지,
급 우울해졌다.
세상은 왜 이리
점점 각박해지는지,
아니면 나의 서툼과 단순함과 무식함이
시대를 뒤따르지 못하는지
생각이 많아진 아침,
쌀쌀한 날씨만큼
서늘해진 하루,
커피 탓일까?
많아진 생각 탓일까?
자야하는데, 자야하는데
수 백 마리의 양을 세다가
결국 컴퓨터 곁으로 돌아와
이 음악으로
시대와 나를 위로 하는 중,
Bill Evans의 라이브 앨범 - Since We Met(1976년)
오늘의 앨범 Since We Met 은 재즈 피아니스트 Bill Evans가 베이시스트 Eddie Gómez와 드러머 Marty Morell 와 함께 트리오 세션으로 1974년 뉴욕시 Village Vanguard의 라이브 연주를 녹음해 1976년 레이블 Fantasy를 통해 1976년 발매한 앨범이죠.
“비에 젖은 외로운 새”
누군가는 재즈 피아니스트 빌 에반스(1929년 - 1980년)를 이렇게 표현하기도 하죠. 그의 음악적, 때론 영혼의 동반자였던 천재 베이시스트 스캇 라파로의 25살이라는 약관의 나이에 예기치 않은 죽음(1961년)... 스캇 라파로의 죽음에서 그를 건져 낸 연인 엘레인의 자살(1973년), 폭력적인 아버지로터의 학대에서 함께 견디며 의지했던 피아니스트 형, 해리의 자살(1979년) 등등 어렸을 적부터 약했던 그의 몸과 영혼은 마약에 중독되지 않고는 살아 낼 수 없었겠죠.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의 영혼을 붙들고 있었던 음악, 재즈계의 쇼팽, 음유시인이라 일컬을 만큼 시적인 선율로 연주된 작품들은 7번의 그래미상에서 31번 후보에 올랐으며 1994년에는 그래미 평생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그의 화성 및 보이싱은 마치 이미지를 그리 듯 인상적인, 드뷔시, 라벨, 스크리아빈, 사티에와 같은 클래식 작곡가를 연상케 하였다는데요. 마일스 데이비스를 떠난 후 트리오 활동을 하며 에반스는 마일스 데이비스와 함께 하던 시절 사용하던 두꺼운 블록 코드를 사용하지 않고 전시대의 재즈 피아니스트 버드 파웰의 영향을 추측케 할 수 있는 왼손의 보이싱이 오른손의 멜로디 라인 연주를 돕는 흔치 않은 주법을 사용했다고 하네요.
이러한 연주법은 특히 동시대, 혹은 후대의 많은 피아니스트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은 두말 할 필요도 없겠죠.
개인적 취향으로 에반스의 60년대 연주를 좋아하지만
70년대의 에반스 연주에서 빼놀을 수 없는 앨범 인 것 같아요.
음악을 듣고 있으려니,
비에 젖은 외로운 새,
라는 에반스를 향한 표현을 빗대,
“날개를 잃은 제비”
같은 “나”를 생각하게 되네요.
강남을 가야하는데,
날개를 잃었으니
이 추위를 어떻게 견딜지?
그러나
결국 봄은 오겠지요?
Bill Evans의 라이브 앨범 - Since We Met(1976년)
레이블: Fantasy F 9501
녹음일: 1974sus 1월 11일과 12일
발매일: 1976년
길이: 46:12
프로듀서: Helen Keane and Orrin Keepnews
Track listing(괄호 안 언급 된 곡 이외에는 모두 Bill Evans 작곡)
1."Since We Met" - 8:52
2."Midnight Mood" (Joe Zawinul) - 6:53
3."See-Saw" (Cy Coleman) - 6:53
4."Sareen Jurer" (Earl Zindars) - 6:39
5."Time Remembered" - 5:27
6."Turn Out the Stars" - 5:07
7."But Beautiful" (Johnny Burke, Jimmy Van Heusen) - 6:21
Recorded at the Village Vanguard, New York City on January 11 & 12, 1974.
Personnel
Bill Evans - piano
Eddie Gómez - bass
Marty Morell - drums
Recorded and remixed by Michael De Lugg
Mastered by David Turner
Remastering (1991) - Phil De Lancie
Liner notes - Max Gordon
Cover painting - Ron Warwell
1."Since We Met" - 8:52
https://youtu.be/kBf9N_ReF9g?list=PL0q2VleZJVElkpJkHytTu44o_MyLdqC-l
2."Midnight Mood" (Joe Zawinul) - 6:53
https://youtu.be/xxu6KVJnICc?list=PL0q2VleZJVElkpJkHytTu44o_MyLdqC-l
4."Sareen Jurer" (Earl Zindars) - 6:39
https://youtu.be/oJb0mX7DlPQ?list=PL0q2VleZJVElkpJkHytTu44o_MyLdqC-l
7."But Beautiful" (Johnny Burke, Jimmy Van Heusen) - 6:21
https://youtu.be/v0JEP8mHjKc?list=PL0q2VleZJVElkpJkHytTu44o_MyLdqC-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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