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戀書시리즈 - 독후감

마루야마 겐지의 소설, 파랑새의 밤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9. 2. 11.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나는 길들지 않는다, 등의 제목에서 느껴지는 마루야마 겐지의 인생관은 물론 갈등이 있기는 하지만, 그 무엇에도 굴복하지 않고, 선택은 오로지, “다시 한 번 일어서기이다.

 

오늘 소개할 마루야마 겐지의 소설, 파랑새의 밤에서 주인공 나는,

 

어차피 나는 결함 있는 인간이다. 머지않아 아마도 이 여름이 끝나기 전에 나는 보기에도 무참한 모습으로 숨이 끊어질 것이다. 삶에 집착한 나머지 늙어서 추한 모습을 보여줄 생각은 전혀 없다. 2의 인생 따윈 필요 없다. 내가 문제로 삼고 있는 것은 살아가는 방식이 아니라 죽는 방식이다. 죽음은 처음부터 각오한 상태이다.” 라고 말하며 건강의 악화로 도시에서의 모든 생활을 정리하고 55세 나이로 죽기 위해 폐허가 된 고향마을 찾아온 나지만, 결국

 

다시 파랑새의 밤이 시작되었다. 파랑새는 모든 원죄를 대신 떠맡아 줄 것 같은 소리를 산들에 메아리치게 한다. 오보레 강의 수면에 비친, 나는 아름답고 맑게 갠 하늘을 운행하는 별들보다, 그리고 반딜불이보다 뚜렷하게 빛나고 있다.”

 

2의 삶의 도약을 그리는 것으로 끝이 난다.

 

내가 그의 소설을 처음 읽은 것은 평론가 신형철님의 소개로 달에 울다란 시소설이었다. 환상과 현실 사이, 아슬아슬한 경계를 넘나들며 펼치던 스토리 텔링뿐만 아니라 그의 절제된 아름다운 문체, 왜 평론가들이 그의 소설을 시소설이라 일컫는지 실감하게 했던 작품이었는데 오늘의 소설 파랑새의 밤 또한 문체의 밀도가 높아 단단하고도 아름답지만, 좀 지루하다 싶은 심리 묘사들에 멈추기를 반복하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스토리 텔링, 500페이지가 넘는 장편임에도 불구하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계속 읽지 않을 수 없는 소설적 구성이 탁월했던, 작품...

 

 

 

마루야마 겐지는 동시대의 작가인,  깊은 내면묘사에 탁월하다는 다자이 오사무, 감각적 소설 쓰기와 문단과의 거리를 두며 자신의 색깔을 분명히 드러내는 천재적 스토리 텔링의 무라카미 하루끼, 탐미적 문학의 대가, 마시마 유키오등의 일본의 대표적 작가들이자 동료들에게 문학에 대해 나르시시즘에 빠졌으며 대중 취향의 얄팍한 문학을 한다며 비판하는, 다소 오만한 듯 보이지만, 수도승같은 강인함으로 오직 소설로만 세상과 호흡하려 방해되는 조건을 배제한 삶을 살고 있는, 새로운 문체를 발굴하기 위해, 오늘도 어김없이 4시에 일어나 집필 활동을 하는 그의 삶이 어쩌면 나의 버킷리스트가 아닐까, 고개를 끄덕여본다 .

 

 

아랫 글은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새벽 4시 기상. 간단하게 삶은 계란 두 알로 아침을 먹은 뒤 내리 3 시간 쓴다. 토요일도, 일요일도, 명절도 없다. 스물세 살부터 계속해온 50년째의 글쓰기 습관이다. 내가 100권 넘게 책을 쓸 수 있었던 비결이다. 그다음에는 정원에 물을 주고 꽃과 나무를 가꾼다. 인간의 뇌는 두 시간 넘게 같은 일을 하면 지루해한다. 비가 오면 물 안 줘도 되니까 낮잠 자고, 겨울에는 눈을 치운다. 밤 10시에 잔다.

나이를 먹을수록 더 좋은 문장을 쓸 수 있으니까. 왜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글을 쓰는지 아나. 향상과 발전을 위해서다. 사격선수도 마찬가지 아닌가. 다섯 발이든, 열 발이든, 매일같이 훈련한다. 단순히 실력 유지를 위해서라면 일주일 정도까지는 쉬어도 괜찮을 거다. 하지만 향상을 꿈꾼다면 매일 써야 한다. 내 문학 인생을 멀리뛰기에 비유한다면, 지금까지의 50년은 도움닫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점프를 할 때다. 앞으로 10년 동안 100권을 모두 고쳐 새로 내겠다. 홋카이도의 한 출판사와 의기투합해 벌이는 작업이다. 그 출판사 사장이 75세다. 우리 둘의 나이를 합치면 150. ‘이 일을 끝내기 전에 하나라도 죽으면 안 된다’고 합의했다. 이제는 수명과의 전쟁이다." 

 

 

 

 

 

 

1966년 여름의 흐름으로 문학계의 신인문학상을 수상한데 이어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하면서 일본문학 사상 최연소 아쿠타가와상 수상자란 타이틀을 얻게 되었던 일본의 소설가, 마루야마 겐지(丸山健二 일본 나가노 현[長野縣] 이에야마[飮山], 1943. 12. 23)1966년 데뷔작 여름의 흐름으로  일본문학 사상 최연소 아쿠타가와상 수상자란 타이틀을 얻었고 이 기록은 200419세의 와타야 리사[綿矢りさ]20세의 가네하라 히토미[金原ひとみ]130회 아쿠타가와상을 공동 수상할 때까지 37년이나 계속되었다.

국어교사인 아버지 밑에서 3형제 중 둘째로 태어나 어린 시절 오마치[大町]로 이사해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살았다. 그 후 아버지가 시이노[竹丹]로 전근 가자 그곳에서 쓰메이중학교[通明中學校]를 졸업했다. 중학교 시절 백경 Moby Dick을 읽고 감동을 받아 선원이 되려고 센다이공업고등학교[仙台工業高等學校]에 입학했지만, 낙제하여 선원이 되지 못했다. 1963년 도쿄[東京]의 무역회사에 취직했으나, 다음 해 회사가 도산하게 되자 탈출구를 찾다가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그 동안의 무절제한 생활을 바로잡고 진정한 예술가로 거듭나기 위해 일본 북부 산악지역인 오마치로 돌아가 소설 쓰기에만 매진하고 있다.

마루야마 겐지는 이미지를 중시하는 작가로, 엄격한 삶의 의식에서 나오는 독자적인 시점과 독특한 문체를 지향하는데 평론가들 중에는 그의 작품을 가리켜 시소설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주요 작품으로 장편소설 물의 가족 家族(1989)·혹성의 샘 惑星·천일의 유리 千日瑠璃(1992)·천년 동안에 いの(1996) 등과 소설집 아프리카의 빛·달에 울다 (1986), 그리고 에세이로 소설가의 각오 說家覺悟·산 자의 길 生者(2000)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