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헤이든, 팻 매쓰니의 스피리츄얼
Charlie Haden & Pat Metheny - Spiritual - YouTube
http://me2.do/Fh3HMimf
오래 전 일이다. 친구가 자신의 딸아이의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지금은 시집 갈 나이가 되었지만 그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딸아이를 혼낼 일이 있어 붙잡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딸아이가 진지한 얼굴로
“엄마, 내 가슴 속에 수많은 내가 있어. 어떨 땐 이런 내가 나오고, 어떨 땐 저런 내가 나오고, 나도 내가 어떤 사람인 줄 잘 모르겠어.”
심각한 표정으로 진심을 다해 말하는 딸아이를 도저히 혼낼 수가 없었다는 이야기였다.
비단 이 이야기는 그 아이에게만 국한된 진실이 아닐 것이다. 살만큼 살았다는, 그것도 오직 자신에게만 천착된 삶을 살아왔던 요즈음의 나도 내 안에 도대체 얼마나 다양한 내가 들어있는지, 아직도 분간 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 아마도 눈 감는 그 순간까지도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줄 잘 모를 듯하다. 다만 그 수많은 나를, 비록 들키고 싶지 않은 나의 어떤 모습조차도 죽기 전 만날 수 있기를, 그것이 내 모습이기도 하고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고, 하여 내가 좀 더 깊이 있고 다양한, 그래서 더 매력적인 인간의 모습들을 그릴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혼자 웃는다.
이렇듯 요즈음 밴드에 포스팅을 하면서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내가 얼마나 편견에 휩싸여 살아왔는지, 반성중이다. 일례로 말이다.
그동안 나는 Pat Metheny에 대해 상당히 많은 오해를 가지고 있었다. MM재즈를 정기구독하면서 잡지에서 추천하는 CD와 연주자들의 DVD를 사 모으는 게 한 때의 내 작은 사치였는데 그 무렵 나에게 다가온 Pat Metheny는 내 뇌파를 사정없이 건드려 나를 혼란에 빠트리곤 했던 신시사이저 음들을 배경으로 신들린 듯 기타를 치는 모습이었다. 그 후로 쭈~욱 나는 더 이상 그의 음악을 듣지 않았다. 내가 조우했던 그의 그런 모습은 그의 작은 일부분에 불과했을 텐데도.
한데 얼마 전 duke님이 Charlie Haden &Pat Metheny의 Cinema Paradiso (love theme)나 First Song (for Ruth) 에 대한 언급과 링크를 걸어 주었을 때 나는 내 오해와 편식에 대해 당황했고 부끄러웠고 매쓰니에게 미안하기도 했다. 혼자 말이다. ㅎㅎㅎ
오늘, 여기저기 사방에서 노랑나비들이 팔랑팔랑 날아오기라도 할 듯한 봄빛이 취해 나는 잠시 그의 앨범 “Beyond the Missouri Sky”를 살펴보고 그 중의 한 곡에 링크를 걸며 내 마음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고 또 다른 나를 만나고 싶은지도 모른다. 이 앨범 전체의 곡들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앨범 전체를 링크하고 싶었는데 도대체 찾을 수가 없어서 한 곡만.
Beyond the Missouri Sky (Short Stories) 는 Missouri에서 태어난 Charlie Haden 과 Pat Metheny의 1997년 Verve Record에서 발매된 재즈 앨범이다. 이 앨범으로 헤이든은 첫 번째, 매쓰니는 10번째의 제 40회 재즈 연주부분의 그래미상을 받았다.
1. "Waltz for Ruth" Charlie Haden 4:28
2. "Our Spanish Love Song" Haden 5:40
3. "Message to a Friend" Pat Metheny 6:13
4. "Two for the Road" Henry Mancini, Leslie Bricusse 5:16
5. "First Song" (for Ruth) Haden 6:37
6. "The Moon Is a Harsh Mistress" Jimmy Webb 4:05
7. "The Precious Jewel" Roy Acuff 3:47
8. "He's Gone Away" Traditional 4:18
9. "The Moon Song" Johnny Mandel 6:56
10. "Tears of Rain" Metheny 5:30
11. "Cinema Paradiso" (Love Theme) Andrea Morricone 3:35
12. "Cinema Paradiso" (Main Theme) Ennio Morricone 4:24
13. "Spiritual" Josh Haden 8:22
링크를 걸 곡은 마지막 트랙인 Spritual이다. 이 곡은 연주자인 Charlie Haden의 아들 Josh Haden이 작곡해서 빌 프리셀, 자니 캐쉬등 많은 연주자들에 연주되는 곡이다. 제목, 그대로 영(靈)적이며 종교적인 색채를 차분하게 그리고 있는 멜로디에 잠시 마음을 부리다보면 자신 안에 내재되어있는 다양하게 다른 모습들의 혼돈 속에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숭고해진 자신을 만나볼 수도.
뒤 이은 링크는 작곡자인 Josh Haden이 직접 노래를 부른 영상이다.
Charlie Haden Family & Friends - Spiritual (Live, Letterman) - YouTube
http://me2.do/5LUhSW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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