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7살 오로라는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으나 엄마의 시선으로부터 영원히 숨고 싶단 생각을 했다. 그래야만 엄마로부터의 100프로의 사랑을, 온전히 로라 자신만을 사랑하는 엄마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휩싸였다. 온전히 엄마를 차지하는 방법이 엄마로부터 영원히 사라지는 일이라니, 이치에 전혀 맞지 않는 것도 같았지만 아무튼 로라는 그런 생각에 시달렸다. 어쩌면 엄마인 달래로부터 영원히 100프로의 사랑을 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인지도 몰랐다. 그런 자신의 생각 때문에 로라는 남몰래 울었다. 할머니 정심이 그런 로라를 보며 혀를 끌끌 차기도 했고 빗자루로 쿡쿡 찌르기도 했다.
“저, 저것이.”
왠지 할머니 정심은 엄마의 어떤 잿빛들이 로라의 탓 이기라도 한 양 로라에게 곧잘 눈을 흘겼다. 로라는 되도록 할머니 정심의 눈에 띠이지 않으려고 슬슬 피해 다니기도 했다.
“정말 내가 사라진다면 엄마는 더 나를 사랑해줄까?”
눈물로 범벅인 된 눈을 닦으며 로라는 뛰는 발걸음의 속도를 줄였다. 확신이 없었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잠시만이라도 엄마가 애타가 자신을 찾아다니는 그 모습을 즐기고 싶었다. 그것이 자신을 향한 엄마, 달래의 마음의 증거일 테니. 로라는 엄마 달래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엄마 달래는 자신보다 더 그 무엇인가에 정신이 팔려있음이 분명했다. 그것을 의식해오며 살아온 로라였다. 자주는 아니었지만 가끔씩 엄마는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 목이 쉬도록 울어도 자신을 돌보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 그 쓰라림이 7살인 지금까지도 고통과 두려움으로 남아있어 로라는 엄마와의 거리감을 좀체 좁힐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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