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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소설화

E.T의 첫 저서를 기대하며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6. 6. 29.

장편 소설 <벚꽃>을 2여년만에 퇴고를 했다.

책으로 출판되기 전

은밀한 나만의 기쁨을 위해 제본을 해보았다.

제본을 받는 순간,

가슴이 두근두근.

마구마구 자랑해보고 싶은  얼굴들이

하나, 둘 떠오른다.

마음으로 가만 불러본다.













  그럭저럭 계단 끝에 오르니 저 멀리 해망동 바다위로 보름달이 휘영청 밝았다. 무렴한 달빛이 바다위로 내리쏟아지고 있었다. 달빛을 받은 잔물결이 은구슬처럼 반짝였다. 금수는 눈앞에 펼쳐진 정경에 취해 한참을 그 자리에 있었다. 달빛을 이고 온 습습한 바람이 금수의 온몸을 더듬었다. 금수는 자신의 세포 하나하나가 빳빳하게 곤두서는 느낌이 들었다. 삶의 면면한 고리를 깊게 더듬고 온 것들은 이제 금수의 눈앞에 펼쳐진 것들과 결합하여 금수의 영혼 깊숙한 곳까지 내려와 가슴을 뜨겁게 했다. 그 순간만은 최태풍도, 겐조도 아들 종팔도 생각나지 않았다. 단지 삶이 자신에게 허락했던 그 모든 것들의 의미를 관통하자 금수가 도착한 곳은 바로 그곳이었다. 삶이 축복이었다는 것. 매 순간마다 금수가 경험했던 삶, 그것이 비록 고통이었을지라도, 지금 그것들은 금수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충분해. 이만 하면 됐지."

   금수는 양손을 가슴에 모았다.

  “평생 군산을 한 번도 벗어나 본 적이 없는데도 이곳을 떠나 멀고 먼 이역 땅을 떠돌다 이제와 비로소 돌아온 것 같은 이 기분은 뭘까?”

   금수는 자신에게 묻고 있었다.

   이제 금수는 내일 밤도 월명산에 올라 해망동 저 편에서 떠오르는 달을 지켜볼 것이다. 희디 흰 밝음은 물론 세상의 어둠까지도 오롯이 품어 안은 채 떠오르는 벚꽃 같은 보름달을.<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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