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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소설화

오로라 1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6. 6. 29.

   “당신 나빠요. 왜 내 눈앞에 나타났어요. 그냥 모른 체 지나치지 그랬어요. 그럼 오늘 나는 이토록 당신을 그리워하지 않아도 되었잖아요. 그곳이 어디라고요? 제가 갈 걸 그랬어요. 가야겠어요.”

   오로라는 녹음기의 멈춤 버튼을 눌렀다. 녹음기 안의 테이프는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 또한 말소리인지 바람소리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만큼 온갖 소리들이 엉겨있어 함께 지지직거렸다. 특히 녹음할 당시의 갯내 성성했을 바람의 강도와 방향과 고저가 짐작되었다. 이 순간 오로라가 맞서고 있는 바람 속에 엄마 진달래 또한 서 있었을 것이다. 마치 지하세계로 숨기라도 하겠다는 듯 땅바닥을 휩쓸었던 그 바람 속에. 땅위의 것들은 온통 몸을 사렸지만 몇몇의 것들은 어쩌지 못하고 그 바람에 몰려 끝 간 데 없이 떠돌았을 것이다. 어머니 진달래의 영혼처럼.

   오로라는 된바람에 쉼없이 철퍼덕거리는 파도가 일렁이는 노을 진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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