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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3,000원의 행복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4. 11. 15.

 

피곤에 지쳐 잠을 깨면 어느 덧 아침…….

어제보다 조금씩 더 행복한 기분으로 눈을 뜬다.

"좋아 보여요."

입에 발린 인사치레라도 기분 좋은 말이다.

흥천사 앞쪽 산책로를 쉬엄쉬엄 오르며 오늘 아침은 나에게 자문해본다.

"혹시 리플리 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닐까?"

딱히 좋을 것도 없는 하루하루가 조금씩 더 행복하게 느껴지는 것은 자신의 현실을 부정하며 꾸며낸 내 허구의 현실만을 인지하고자 하는 정신적 장애를 앓고 있는가? 물으며 웃어본다.  혹시 나 조금씩 바보가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여도 여전히 발걸음도 마음도 경쾌하다.

 

만추의 호젖함을 즐기며 조각공원을 지나 삼일탑에서 좌회전을 해 동신교회 앞으로 내려오면 딱 한 시간 코스이다.

 

 

 

 

 

 

 

동신교회 앞 산돌학교에 오게되면 카페 월명과 마주친다,. 10시가 되어서야 문을 여는 월명을 기웃거리려 잠시 동신교회 앞에서 주춤거린다. 이 동네에 언제 샤갈님이 몸소 오셨을까?

 

 

 

 

 

 

 

 

 

 

 

  기분 좋은 사진 몇 컷을 찍다보니 오늘은 월명의 불빛이 조금 일찍 보인다. 반가운 마음으로 한 걸음에 달려가 쭈뼛거리며 다이소용 1,500원짜리 내 전용 에소프레소 잔을 내민다. 에소프레스를 즐기는 방법 중의 하나는 뭐니 뭐니 해도 앙증맞은 잔에서 풍기는 고소하고 진한 향기와 크레마가 입에 닿는 순간의 절묘한 조화이기에 가방에 살짝 넣어가지고 왔다.

  아직 에소프레소 커피머신을 들여놓지 못했다. 하여 내 자신을 위해 이곳 월명에서 3,000원의 행복을 사기로 한다. 응악의 볼륨이 높아지자 내기분도 한껏 업된다.

 

 

 

 

 

 

 

 

 

 

 

 

 

 

  경쾌한 보사노바의 음율에 몸을 맡기면 3,000원이 아닌 3,000,000만원의 행복감이 쓰나미처럼 밀려온다. 오늘도 조금 더 행복하게 나의 하루가 익어간다.

 

 

 

 

<리플리 증후군>

 

소설가 퍼트리샤 하이스미스가 1955년에 집필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심리 스릴러 영화. 화려한 출연진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2001년 SBS를 통해 방영되었다.

 

밤에는 피아노 조율사, 낮에는 호텔 보이. 별 볼일 없는 토머스 리플리(Thomas Ripley: 맷 데이먼 분)의 삶. 인생의 주인공이 되고 싶지만 기회도 없고, 행운도 기다리지 않는다. 이제 서글픔만 안겨주던 뉴욕을 뜰 기회가 찾아오는데, 어느 화려한 파티석상에서 피아니스트 흉내를 내다 선박 부호 허버트 리처드 그린리프(Herbert Richard Greenleaf: 제임스 레브혼 분)의 눈에 띈 것. 그는 믿음직해 보이는 리플리에게 망나니 아들 디키(Richard 'Dickie' Greenleaf: 주드 로 분)를 이탈리아에서 찾아오라고 부탁한다. 이탈리아로 가기 전, 리플리는 디키의 정보를 수집한다. 디키가 좋아하는 재즈 음반을 들으며 그를 느낀다.
드디어 이탈리아행, 프린스턴 대학 동창이라며 디키에게 서서히 접근한다. 어느새 디키, 그의 연인 마지 셔우드(Marge Sherwood: 귀네스 팰트로 분)와도 친해진 리플리. 마치 자신도 상류사회의 일원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 평생 써도 바닥나지 않을 재산, 아름다운 여인, 달콤한 인생, 자유와 쾌락. 사랑이 깊어질 수록 불안해지는 마지. 계약 기간이 만료되자 초조해지는 리플리.
동명의 영화와 차이가 있다면 리플리에게는 디키를 향한 열등감과 뒤섞인 연모, 즉 동성애적 코드가 있다. 동시에 범행자체나 범인으로서 그 정체성이 불안정한 면이 있음에도 결정적으로 리플리는 경찰에게 잡히지 않는다. 후반부에서 디키의 유언까지 만들고 신분을 세탁하는데 성공하지만 정체가 발각될까봐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동성애인마저 살해하고 만다.

워낙에 전설이 된 태양은 가득히가 너무나도 유명해서 늘 비교가 되긴 하지만 그래도 이 영화 자체로도 상당한 수작급이다. 그럭저럭 평도 좋고 제작비 4천만 달러에 북미에서 8129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어느 정도 흥행은 했다.
잉글리시 페이전트로 유명한 앤서니 밍겔라(1954~2008) 감독 연출도 볼만한 편이며, 조연들까지 화려한 출연진들의 연기도 볼거리이다.
주인공의 이름을 딴 리플리 증후군이란 정신질환이 있다. 성취욕구가 강한 무능력한 개인이 열등감과 피해의식에 시달리다 자신의 현실을 부정하며 꾸며낸 허구의 세계를 기초로 성공한 타인에게 자신을 투영하여 자신이 다른 실존 인물 또는 가상의 인물이라고 계속 거짓말을 반복하다 마침내 그것이 정말로 실제 자신이라고 믿어버리게 되는 반사회성 인격장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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