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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내 어떤 하루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4. 1. 13.

 

어제는 정말 하루종일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지냈어요.

책읽고 글쓰고 음악듣고 티비보고 먹고 자고.

이런 생활이 참 편안해서 좋다에 지금은 강력히 한표.

 

 

평일에는 아침 저녁으로 타이에 들러 요리법을 전수하고 있어요.

필시 적어도 설 전까지는 계속 되어야 할 듯.

친구라서 외면할 수 없는 오지랖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어 즐기려고 해요.

 

 

요즈음엔,

쓰고 싶은 새로운 이야기는 넘쳐 나는데

작년에 쓰다 만 이야기들을 마무리해야한다는 생각으로 지내요.

<별의 노래>와 <빨간 나침판>이라는 두 편의 장편을 동시에 탈고를 하면서.

 

 

어제 최근작인 정유정의 28을 읽는데

새로운 사실을 하나 깨달았어요.

그녀는 소설속 한 문장 한 문장을 얼마나 사랑했을까?

단문으로 구성된 문장사이에서 작가의 정성과 작품을 위한 사랑과 그녀의 재능에 감탄했어요.

나 자신이 많이 부끄러웠다고 할까요?

생각해보니

그동안 난 작품쓰기를 일종의 배설의 차원으로 여긴 것은 아닌가?

이야기 자체를 유기체로 느끼면서도 충분히 사랑해주지 않았구나  통감했어요.

얼랑뚱땅, 꼼꼼하지 못한 성격이라서

대충 일사천리, 일필휘지로 써 내려간 작품들을 많이 매만지지 못했구나 하는 통렬한 자기 비판.

 

 

어제 장편 탈고를 하면서,

<참으로 미안하구나, 애들아.>

 이런 심정이 되더군요.

 

 

어디 그것뿐이겠어요.

도무지 난 내 인생에 소중한 것들에 대해 그리 큰 의미를 주지 않고 살았구나.

정성을 다하지 않고 살았구나 그런 생각조차 들더군요.

하여,

이제부터라도 내 마음이 향하는 것들에 대해

좀더 노력하고 정성을 보이고 사랑하겠어, 뭐 이런 생각! ㅋㅋㅋ

기특하죠?

 

 

내가 사랑해야 할 것들에 대한 내 책임이 요구되는  순간이었어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내 작품들을 들여다보니

참으로 고칠 곳이 많았고

탈고의 가속도도 붙고

마침내 어떤 희열이 찾아 오더군요.

완벽한 문장들은 아니지만,

정유정의 것 만큼 나도 내 문장들을 사랑할 수 있구나 그런 자신감요.

부끄럽지만

내 베이스도 만만치 않담요. ㅋㅋㅋ

다만 난 지금까지 나를 충분히 이용하지 않았고

내 작품을 충분히 사랑하지 않았을 뿐이다 이런 자신감이 좋았어요.

 

다시 한 주일의 시작요.

비록 읽어줄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내 속내를 누군가에게 말할 수 있어서 좋아요.

자아도취를 보여주어도 부끄럽지 않은 누군가가 있어서 참말로 좋다요.

내내 건강하고 즐겁게 지내시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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