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베겟닛을 적시는 그대 향한 눈물도
야속하기만한 그대 향한 원망도
이루지 못할 그대 향한 내 꿈들도
포지게 날리는 눈 꽃에 실어보내자
필경,
만날 인연이라면 어느 시절 어느 길목쯤
가슴패일 인연으로 만나 건
알듯 모를 듯 스쳐가는 인연으로 만나 건
인간사 마음길 따라 흐르는 것
가다보면 꽃도 되고 비도 되고 바람도 되는 것
내사 꽉 마음끈을 조여보고
사는 일에 마음 둘 일
그렇게 다짐해 보는 아침,
풀
풀
풀
포지게 내리는 눈 꽃이 야속하기만 하공...
나운시장을 거쳐 출근하는 길,
여전히 Leny Andrade 저음들이 콱콱 가슴을 저미는데 이건 말이다 필경 운명인거라. 이때 쯤의 나와 그녀와의 만남은 이미 예정되어 있으며 시, 공간을 초월한 '영혼의 맞다음' 뭐 그런 것이리라 생각혀니 눈물도 한숨도 원망도 다 부질 없어라. 단지 찬란한 햇빛에 부서지는 눈 꽃들의 춤 사위가 가히 지상을 초월한 것이구나 감동에 감동으로 저며드는 시간들...
참 신기 한 것은 숱한 눈물의 씨앗들을 거둔 후에 남아있는 청명함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 되어 있다는 것이고 더 이상의 아픔도 더이상의 원망도 야속함도 내 것이 아니길 바라지도 않았건만 어느 새 깊은 곳의 나는 거듭나는 나비가 되어 눈 꽃들을 타고 폴폴 날고 있는 듯...
뭐여, 이것들은, 뭐시랑까? 이리저리 나를 셈해보는 시간...
포지게 내리는 눈 꽃만큼이나 어떤 감동들이 나를 채워가고 있었다.
어젯밤 차마 거두지 못한 메세지를 보니 오메, 이런 승희님의 꽃이 피어있네...
가슴 속에 꽃잎이 지고 있다,
꽃잎이 지고 있다,
지는 꽃잎은 지려므나,
누가 그 안에서 울고 있는지도 모른다,
가슴 속으로 불나방이 뛰어들고 있다,
불나방이 뛰어들고 있다,
불이 그리운 불나방아
내 가슴 속에 아직도 무슨 촛불이 타고 있다고
그러느냐, 그러느냐
가슴 속에 지붕이 흔들리고 있다,
지붕이 흔들리고 있다,
누가 그 천장 위에서 드르렁 드르렁
코를 골며 아직도 자고 있는지도
모른다,
산다는 것은 언제나
그렇게도 많은 나를 데리고
선인장이 양쪽으로 빽빽하게 심겨진
가시통로의 좁은 길을
우왕좌왕 쩔리면서 걸어간다는 것이었다,
다만 피를 보고싶지는 않다는
심정뿐이었다, 뿐이었다.
피를 보고싶지는 않아서
와글와글, 바글바글, 드르렁 드르렁
엉엉, 흑흑……
이런 시끄러운 나를 데리고
<짜집기 전문> 이런 간판이 붙은
옷 수선소 앞을 지나가면
꼭 나를 닮은 엉성한 얼굴의 여자 하나가
들들들 들들들……
손재봉틀을 열심히 돌리며
얼굴을 숙이고 부지런히, 이런 어수선한
넝마 누더기를 꿰어맞추는 모습도 보인다
<시 : 김승희>-[떠도는 환유 3]
"산다는 것은 언제나
그렇게도 많은 나를 데리고
선인장이 양쪽으로 빽빽하게 심겨진
가시통로의 좁은 길을
우왕좌왕 쩔리면서 걸어간다는 것이었다,
다만 피를 보고싶지는 않다는
심정뿐이었다, 뿐이었다."
참으로 멋진 문구들을 이렇듯 날리는 시인들의 가슴속엔 무엇들이 들어있을까? 그리고 시인이 되겠다고 바득바득 우기고 있는 내가슴속엔 무엇들이 들어있을꼬나? 몹시 궁금한 오늘,
내사,
그렁저렁 울고 웃고 찡그리고 화내고 그럴 지라도 "니는 나비인기라, 니는 꽃인기라. 니는 아무것도 아니면서 동시에 그 무엇인기라." 이렇게 다정다감하게 말을 건네고 싶다. 그 누구도 아닌 나, 김미숙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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