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도 아니련만 주말만 되면 마음이 들뜨고 찾아오는 한가함이 너무 좋다.
이번 주말엔 누구를 만나며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라는 은근한 기대심도 생긴다. 딱히 어떤 계획도 없으면서 말이다.
오늘, 토요일 아침은 새벽부터 잠이 깨었다.
단순노동을 하는 즐거움 중의 하나가 흠씬 일하고 난 후에 찾아오는 휴식의 달콤함인가?
그래서 어젯밤 푹 잤는데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야하는 긴장감이 그만 새벽잠을 설치고 말았다.
침대에 누워 새벽이 오는 소리들에 귀를 열어본다.
"딱딱..." 다섯시도 못미쳤는데 아파트 옆 공사장에서 낮으막한 소음이 들리고 두런두런 사람들의 말소리까지...
엎치락 뒤치락 즐거운 상상을 하다 후다닥 일어나 씻고 일곱시에 출근했다.
도시락 10개, 11시 30분까지 배달... 오늘 나의 임무이다.
오자 마자 호박전과 명태전을 부치고, 훈제연어를 굽고...
애호박은 두툼하게 살짝 익히는게 씹히는 단맛을 즐길수 있다.
오늘은 된장국대신에 시원한 오이냉국을 마련해 냉동실에 살짝 얼릴 작정이다. 사실 처음으로 오이냉국을 만들어 보았는데 실패한 것은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보고 만들었는데 다음 부터 오이를 썰땐 짧게 총총 썰어 냉국을 만드는게 더 나을 것 같았다. 맛은 짱!!!
반찬으로는 수증기에 살짝 쪄서 무친 가지나물과 콩나물냉체... 콩나물냉체엔 겨자가 들어가면 금상첨화련만... 겨자 없이 새콤 달콤하게...
오늘의 특별메뉴로 야채와 캐슈넛 그리고 닭가슴살 튀긴것을 살짝 볶아 스위트 칠리소스를 얹는다. 맥주안주로 딱 좋다.
밥으로는 돼지고기 볶음을 얹힌 호박잎으로 쌈밥을 만들고,
매실넣은 김밥, 유부초밥과 파인애플 볶음밥을 준비했다.
이렇게 저렇게 오물딱 조물딱 무려 네시간을 넘기며 준비한 내 작품들...
서둘러 배달까지 끝내고...
12,000원짜리 10인분, 매출 12만원을 위해 나는 새벽잠을 설쳤는가?ㅋㅋㅋ
아니지, 내 놀이엿당께, 돈도 벌고 멋도 부려보고, 드실 분들의 감탄을 미리미리 상상하며...그렇게 놀았다. 오늘 아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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