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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잃어버린, 이룰 수 없는 나의 꿈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8. 12.

일요일 새벽녁 자작자작 내리는 빗소리에 잠을 깼었습니다. 왠지  내리는 빗소리조차 다정하게 들려 다시금 자장가 삼아 늦잠을 아주 푹 잤습니다. 일요일의 한가함을 맘껏 누리라는 축복인지 오늘 따라 상큼한 새들의 노래소리가  자잘자잘 음악처럼 들리더군요. 한참을 침대에 누워 이런 저런 상념에 젖어 봅니다. 엊그제 '약속'이라는 단문을 쓰고 보니 갑자기 '아들,  내 아들...'이라는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 급기야  장대한 인도의 갠지스강이 떠오르며 한편의 그림을 그리게 됩니다.

 

 

갠지스강은 힌두명이 강가(Ganga)이며 티벳-인도 국경지역 히말라야산맥 남부, 고마크(Gaumakh)에서 흘러나온 물줄기가 모여 2,510 km에 이르는 거대한 강줄기를 이루어 중국, 인도, 네팔과 방글라데시 등 4개국에 거쳐 흐르고 있습니다. 1,000,000㎢의 갠지스강 유역은 매우 기름지고 5만명 이상의 도시가 100여개 도시에 이를 정도로 세계에서 매우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이라고 합니다.


갠지스강 유역의 민족들은 그 기원이 서로 얽혀 있다고하죠. 갠지스강의 서부과 중앙 지역은 투르크족, 몽골족, 아프가니스탄, 페르시아인, 아랍인 등이 원 아리아인들과 섞여 있고, 벵갈지역인 강의 남부와 강의 동부는 티벳, 버마인과 고산민족등으로부터 혼재된 기원을 보여줍니다.


힌두교는 갠지스강을 가장 신성한 강으로 여기며  히말라야 신의 딸인 여신 강가(Ganga)의 이름을 따서 강의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강을 따라 여러지역은 성지순례지역 중 특히 중요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도인들에게 어머니와 같은 갠지스 강, 뉘엿뉘엿 지려는 석양이 저녁노을을 배경으로 서서히 낙하하고 있다. 갠지스강가에 앉아 바라다 보이는 모든 풍경들이 마음을 따라 흐른다. 강물의 속도만큼 그렇게 우리의 사념도 흐르고 살포시 내려놓은 네 손의 온도가 참으로 따뜻하다. 너와 내가 인연으로 만난 세월의 깊이만큼 그렇게 우리에게도 멈출 수 없는 인연의 강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부디 잊지 말기를 기원해본다. 갠지스 강가에서 바라다보는 석양 앞에 너와 내가 나란히 설 수 있다는 현실이 꿈만 같다. 그리고 오랫동안 이 그림을 잊지말자. 내 현세의 소풍이 끝나는 날까지, 아니 내세의 영혼으로 떠돌 그날 까지도 이 따뜻함이 항상 너와 나 사이에 흐르고 있음을...너의 최후의 보루가 나 임을 잊지 말아라. 나는 언제까지나  면면히 흐르는 저 강처럼 그렇게 묵묵히 너를 향해 흐르고 있음을...”

 

내 아들과 나누고 싶었던 경험이었습니다.

 

 

 

 

이런 그림들은 사춘기 어느 날부터, 아니 인도라는 나라와 그 풍경에 대한 상상력이 동원되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 꿈꾸어 온 나의 버킷리스트중의 하나였습니다. 아들과 함께 인도의 갠지스 강 앞에서 석양을 바라다보는 것, 한 달 쯤 그렇게 인도의 동서남북을 가로지르며 몸도 마음도 탈진할 그 즈음에 드디어 갠지스강가에 앉아 바라다 보이는 석양의 경건함이 우리가 맞이할 미래의 시간들을 향한 경건함이 되도록 그렇게 기도해 보는 일이었습니다...그 기도의 힘으로 나와 아들의 미래가 언제나 뜨끈한 구둘장 같은 그런 삶이 되도록 하는 것이었죠.

 

 

이런 나의 소박한 꿈이 이제는 이룰 수 없는 꿈이 되어 버렸습니다. 사춘기 시절부터 내가 꿈꾸어온 미래의 그림 중의 하나는 아이 셋쯤을 가진 따뜻한 가정이었는데... 그런데 세상의 허황된 꿈을 쫒다보니 그만 나의 진짜 꿈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이제는 영원히 이룰 수 없는 꿈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남들은 자연스런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가질 수 있었던 그림들을 내가 그릴 수 없었던 것은 내 삶에 대한 허황된 기대, 아마 그런 것 때문이었지 않았을까? 신기루를 쫒아 난 어느 덧 너무 많이 달려왔음을 그래서 이제 그 헐떡거림을 멈추고 내 인생을 반추하고 앞으로 내가 살아낼 내 미래의 그림들을 위한 밑그림을 새로 그려야 할 시점이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내 잃어버린, 이룰 수 없는 꿈에 대한 회환으로 나는 지금도 그림을 보거나, 도자기, 혹은 테라코타를 빚을 일이 있을 땐 여지없이 이런 작품들을 빚고 내 옆에 두고 살고 있습니다. 눈으로 나마 항상 상상속의 따뜻함이 그렇게 나마 내 마음에 흐르도록 말이죠.

 

 

 

 

 

 

 

 

이렇 듯 지금 나의 잃어버린, 이룰 수 없는 많은 꿈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요? 늙어 간다는 것이 이런 꿈들을 더 이상 꿀 수 없는, 단지 현실의  반복되고, 부조리한 일상을 인내하는 것이라면 내 나머지 살아갈 날들에 대한 꽃들은 무엇이 될 수 있을까요?

 

한가한 일요일 아침 둥글 둥글 침대에 누워 이런 저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런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음에 감사 또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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