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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내 이름을 불러줘요.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5. 11.

은파의 산그늘이 유난히 깊은 저녁

한 중년 사내가  낚시대를  내리고 앉아있다.

들쑥 날쑥  저 혼자 춤추는 찌,

웅크린 침묵이 찌를 더 깊게 드리운다.

 

하염없이 시간은 저혼자 흐르고

산그늘에 포개 앉은 그의 그림자가

그의  삶 무게만치 더 깊어만 간다.

 

"내 이름을 불러줘요."

수변의 토끼풀이 말을 건넨다.

"성급하지 않아도 제꼴데로 피는 내 이름을 불러줘요."

 

묵묵한 그의 그림자가 대답한다.

"버거운 내 삶의 무게를 잠시만 내려놓고 싶다오."

"힘들면 한숨쉬었다 가요."

괭이밥이 흔들거리며 방긋 웃는다.

 

내려 앉을 듯 앉을 듯 서성이는 안개바람이  몰려든다.

은파호수변  웅크린 사내의 그림자옆

바람따라 마실나온 풀꽃들이

수런수런 사내의 말벗이 된다.

 

"내 이름을 불러줘요.

너무 무거운 내 이름 정 한 표"

"염려일랑 붙들어메요.

우리가 있어 나눠 가질께요."

속삭이는 풀꽃들이 팔랑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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