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설레이는 마음으로 아침을 연다. 매주 토요일엔 구불길회원들과 함께 하는 도보여행이 있어 좋다.
오늘 코스는 은파호수공원과 월명산, 점방산코스, 그리고 오후엔 근대역사박물관을 포함한 시내권 일원이다. 오전 도보만 함께 하기로 한다. 부랴부랴 가게에 나와서 아침밥을 챙겨먹고...ㅋㅋㅋ 배가 고프면 우울해진다. 이놈의 고질병...
반가운 얼굴들에게 인사하고 체조하고... 난 또 셔터누르르라 여념이 없다. 일주일 내동 그늘진 가게에 있다보면 오늘 같이 햇빛이 찬란한 날 자연속에 있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더군다나 내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또한 고마운 팁... 팅팅 물오른 벗꽃 망울은 아마 이 삼일 이내로 화알짝 미소지을 것 같다. 아니 일주일 쯤 있으면 온 세상이 벗꽃 세상이 될것 같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한가한 호수공원의 고즈넉함이 함 좋다.
함께 걷는 오늘의 길벗님들의 알록달록한 차림새가 꽃처럼 피어 있다.
이제 막 물이 오르기 시작한 수양버들나무들을 찍으렸더니 마음만큼 그림이 안나온다.
요로코롬 수없이 셔터를 누르다가 그만 길벗님들과의 생이별을 했다. 으앙, 전화번호도 모르공, 에라 모르겠다. 오늘은 혼자 걸으리라.
참 이상한 것이 매일 혼자놀고, 혼자먹고 그렇게 사는지라 일주일에 한번쯤 사람들과의 어울림이 좋아 동반하는 도보여행이었는데 내가 하는 해찰이(사진찍고 감탄하느라) 그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더라. 근데 겨우 일주일중의 서너시간 햇빛을 받으며 자연속에 있다보면 눈에 보이는 것 모든것이 가슴으로 들어오고 또 그것을 담고 싶은 욕심이 든다. 이런 맘도 조절해야 하건만 아직 그게 서툴기만 하다.
'내 마음 조절하기' 자연과 사람들을 만나 순간순간 인연을 맺으면서 이루워지는 이 벅찬 감동의 강약을 조절하기란 다이어트를 위한 막창구이의 고소함을 포기하는 것 만큼 나에겐 어렵기만 하다.
일행과 떨어져 쉬엄쉬엄 해찰하며 혼자 걷는 길, 자멕질하는 새들의 무리, 살랑살랑 바람따라 움직이는 물살 결결을 만나는 기쁨, 유모차를 끌고 슬슬 걷는 엄마, 알록달록 원피스를 입고 노란 개나리앞에서 폼을 잡는 꼬마 숙녀들과 가족들의 웃음소리, 앞서거니 뒤서거니 보조를 맞춰 걷고 있는 노부부들...
오랫만에 혼자서 걷는 길에 만난 이런 사람과 자연의 풍경들에 취해 물가에 놓여진 벤취에 앉아본다.
이 풍경들과 이 순간들의 느낌을 나누고 싶은 그대들에게 문자를 날려본다...
"언니, 왜케 사진이 쓸쓸해 보여?"
"그래, 내가 청승 떠나봐."
갑자기 울컥 쏟아진다. 4월의 햇빛만큼 그 만큼의 잔잔한 감동과 눈물... 아, 나의 4월의 어느 날 하루는
이렇게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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