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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들

군산 구불 7길 새만금 길을 걷다.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3. 24.

오늘은 맘먹고 왼종일 도보를 하기로 했습니다. 구불길 회원님들과 길벗되어 오늘의 코스는  가력도를 시작으로 하여 신시도 해안길 , 야미도 순환 총 21Km가 넘는 구간인데 처음으로 도전해보는 장시간의 도보여서 남은 3km정도는 포기하고 18km만을 걸었습니다. 일 주일 내내 가게에서만 활동하다보니 운동부족, 햇빛부족, 웃음부족, 다정한 사람들과의 만남부족... 이대로 살다간 내 인생 쫑나겠다 생각해 일주일에 한번쯤은 운동도 하고 햇빛속에 있어보고 사람들도 만나 웃어보기로  작정하고 나선 도전입니다.

군산대 앞에서 아침 8시 40분쯤 만나 99번 시내버스를 타고 가력도를 시작 기점으로 했습니다. 몇번 승용차로 새만금을 가로질러 보기는 했지만 이렇듯 1200원짜리 시내버스를 타고 바다를 가로지르고 있는 내가 참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비온 뒤라서 꽤 쌀쌀한 날씨였지만 중무장한 탓에 해풍의 쌀쌀함도 상쾌하기만 했지요.

 

새만금을 가로지르는 99번 버스 안에서 살짝...

 

 

가력도에 도착해 전망대에 오르기전 바다로 통하는 조그만 수렁에 햇빛이 찬란했습니다.

그 햇빛을 잡아보고 싶었는데...ㅎㅎㅎ

 

가력도 전망대에서 바라다보이는 바다 색깔이 넘 이뻐 도전해 봤는데 제 색깔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가력도에서 신시도 주차장까지 11km 가까이 포장도로를 걷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지요.

그러나 위풍당당하게... 그대의 마음을 지니고 걸었습니다.

 

나는 당신의 마음을 지니고 다닙니다.(내 마음속에 지니고 다닙니다.)

한 번도 내려놓을 때가 없습니다.

(내가 가는 곳은 어디든 당신도 가고

나 혼자 하는 일도 당신이 하는 겁니다. 그대여)

나는 운명이 두렵지 않습니다(임이여, 당신이 내 운명이기에)

나는 세계가 필요하지 않습니다(진실된 이여, 아름다운 당신이 내 세계이기에)

이제껏 달의 의미가 무엇이든 그게 바로 당신이요.

해가 늘 부르게 될 노래가 바로 당신입니다.

 

 

미국의 시인 e.e.cummings의 i carry your heart with me 라는 시 입니다.

 

그렇게 아직은 쌀쌀한 해풍을 안고 걸으면서도 마음이 따뜻했던 이유는 길벗님들의 배려와 그대와의 동행이었습니다.

 

신시도 휴게소에서 내려다본 배수관문.

아기다리,  고기다리, 드디어 기다리던 점심시간...ㅋㅋ 전 이시간이 젤 좋았죠....

구불길지기님, 탱이님, 여서도님, 마리님, 아리나님, 풀꽃하나님, 로즈마리님, 짱구, 짱구친구 그리고 나, 도합 10인이 만들어낸 상차림... 넘 배불러 혼났지요. 일주일에 한번쯤은 이렇게 대가족과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저에겐 축복같은 하루였답니다.

 

넘 배부르게 먹은 점심때문인지, 월영재를 오르는 숨결이 거칠 수 밖에... 그래도 고개너머 풍경을 보니 절로 카메라에 손길이...

보통 월영재를 오르면 월영봉을 타고 대각산쪽으로 등반하는 코스를 선호하지만 오늘은 신시도 해안길을 걸었죠. 처음 가보는 코스라서 발걸음도 가벼웠는데...ㅋㅋㅋ 이 길 또한 만만치 않았답니다. 도저히 앞장서 갈 수가 없어 슬쩍 눈치보다 뒤로 물러나, 이쪽 저쪽 마구마구 셔터를 누르는 손길땜시 길벗님들을 기다리게 만들기도 했지만 ...

 

어찌 이런 풍경을 보고 해찰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수없이 셔터를 눌렀지만  순간의 감탄을 다 잡을 수 없었답니다.  늦은 3월의 햇살이 바다에 닿을 때 이뤄지는 반짝반짝, 탱글탱글한 물살들... 그 느낌을 그대로 전할 수는 없을까? 그 순간에 보여지는 바다의 색깔을 가져볼 수 있을까?  비싼 렌즈를 구입한다면...ㅋㅋㅋ

 

 

왕! 드디어 신시도 해변길을 돌고 돌아 바람의 언덕에 선 그녀들... 그녀들의 친절함이 나에게는 '같이 놀래?'의 말 걸기여서 처음 만남이었지만 십년지기처럼 마음이 편했답니다.

 

 

신시도를 뒤로 하고 드디어 야미도로... 난 벌써부터 발바닦이 너무 아파 자꾸 뒤로 처지게 되고 그핑계로 야미도에 도착하고선  그만 stop. 

사실 야미도 슈퍼에서 마리님이 사주신 막걸리를 세잔이나 마셨지요. 피곤한 몸이 풀리면서 으앙, 졸음이 한꺼번에 쏟아지다니... 사실 오늘 새벽잠을 설쳤거든요. 처음으로 왼종일 도보를 할 수 있을지 불안감도 있었고, 또 길벗님들과의 재회, 혹은 처음 만남의 설레임... 이런 기분들 땜시 설친 새벽잠이 막걸리 기운으로 상승돼 쿨쿨...

탱이님이 한 말씀, " 야미도 정상에서 바라다보이는 풍경이 정말 멋지더군요." 으앙!!! 후회는 됐지만 다음기회엔 꼭 야미도 정상에서 서해바다의 장관을 마주하리라...

 

다음 주 토요일은 드디어 선유도, 장자도, 무녀도 종주를 하게 됩니다. 몇몇 내 지인들과도 함께 하는 여행이라서 벌써부터 설레입니다. 일 주일 열심히 일하고 하루만이라도 나에게 작은 선물을 주고 싶었습니다.

많이 웃고, 수다피우고, 바람도  햇살도 받으며  무엇보다도 사람냄세가 그리운 나에게 오늘 하루, 또 다가올 구불길여행은 내 소소한 생활의 에너지, 긍정의 힘을 불어넣어주는 선물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의 길벗님들, 지기님, 탱이님, 여서도님, 아리나님, 풀꽃하나님, 마리님, 로즈마리님 그리고 짱구와 짱구친구, 김밥 고마워 짱구야!!!  다가올 토요일, 선유도 뱃전에서 또 만나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