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戀書시리즈 - 독후감

戀書 - 16 - 나는 나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3. 23.

며칠째 우울한 기분에 휩싸여 있습니다. 아마도 갱년기 증세 중에 하나려니 생각되기는 하지만 자꾸 사는 일이 힘에 부치고 매사에 의욕이 없어지려고 합니다. 훅 털고 어디론가 떠나 새 생활을 꾸려볼까라는 유혹을 떨쳐버릴 수 없지만 지금 있는 이 자리가 최선의 자리임을 알기에 도망칠 수가 없습니다. 어쨎든 견뎌내야만 하는 시간들이기에 이것 조금 저것 조금 마음 붙일 곳을 찾습니다. 혼자서 뒹글뒹글 할 일없이 하품만 하다가 억지로 책을 하나 꺼내 읽습니다.

 

 

 

“ 나는 나 ”

 

 

나는 이미 충분히 가치 있는 존재이다. 내 스스로 나를 인정하기만 한다면...(생떽쥐베리)

 

 

다음의 글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선 내 자신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라는 어느 열 다섯 살 소녀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쓴 글이다.

 

 

나는 나다.

 

이 세상의 어디에도 나와 똑같이 생긴 사람은 없다. 나와 어느 정도 닮은 사람은 있어도 정확히 나와 똑같은 사람은 없다. 따라서 나로부터 나오는 모든 것은 진정한 나만의 것이다. 내 자신이 그걸 선택했기 때문이다.

나의 모든 것은 내 소유이다. 나의 육체와 육체가 하는 모든 것이 나의 것이다. 마음과 마음 속에 담긴 생각, 사상 모두가 나의 것이다.

 

내 눈과 눈에 비치는 모든 모습들이 나의 것이다. 내 감정은 모두 나의 것이다. 분노, 슬픔, 기쁨, 좌절, 사랑, 실망, 흥분 모든 것이.

 

내 입과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이 나의 것이다. 공손한 말, 부드럽고 거친 말, 정확하고 부정확한 말 모두가. 그리고 나의 목소리도 나의 것이다. 큰 소리든 작게 속삭이는 소리든. 나의 모든 행동, 그것이 남에게 하는 행동이든 나 자신에게 하는 행동이든 모두가 나의 것이다.

 

나의 환상, 나의 꿈, 나의 희망, 나의 두려움도 나의 것이다.

 

나의 성공과 승리, 나의 실패와 실수도 나의 것이다.

 

내 모든 것이 나의 것이기 때문에 나는 나 자신과 친해질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나는 날 사랑하고 또 나의 모든 부분과 친구가 될 수 있다. 그럴 때 나의 모든 부분은 나의 깊은 관심과 애정 속에서 활동할 수 있다.

 

나의 어떤 부분은 날 당황시키고, 또 어떤 부분에 대해선 내가 모르는 것도 있다는 걸 난 안다. 하지만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할 때. 난 용기와 희망을 갖고 그 모르는 부분들을 해결 할 수 있다. 또한 나 자신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순간에 내가 어떻게 보이고 어떻게 들리든, 내가 무엇을 말하고 행동하든,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든, 모든 것은 나의 것이다. 그것이 이 순간 나의 진정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훗날에 가서 돌이켜 보면 과거의 나의 모습, 내가 한 행동, 내가 한 말과 생각 등이 나한테 맞지 않았다고 여겨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때에 가서 나는 그 맞지 안흔ㄴ 부분들을 버리고 맞는 부분들을 간직할 수 있다.

 

나는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할 수 있다.

나는 생존하고, 타인과 가까워지고, 창조적인 일을 하고, 외부의 사물과 사람들의 세계를 이해해 나갈 수 있다.

 

나는 나의 것이며, 그러므로 나의 주인은 나다.

 

나는 나이며, 나는 그 자체로 완벽하다.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라는 책 속에 나오는 글입니다.

 

 

날마다 하루에 12시간 이상을 혼자서 콩당 콩당 가게에 있다 보면 오만 가지 생각에 사로 잡히곤 합니다. 바쁘면 바쁜데로 몸은 피곤한데 잡생각을 떨쳐버릴 수 있지만 비오는 한가한 날은 갑자기 이곳이 지루하고 마치 창살 없는 감옥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꼭 이곳에 있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건만, 이곳에 있어야만 내 하루가 최선을 다하는 하루가 될 것이라는 이상한 의무감에 자리를 뜨지 못합니다. 지루한 의무감을 견뎌야하는 이런 날 견디는 방법 중의 하나는 왕창 수다를 떠는 일이거나 재미있는 책을 읽는 것뿐입니다. 읽다보면 나를 위로 하는, 내 자신을 사랑하기 위한 수프 한 그릇을 먹는 행운을 얻습니다.

 

 

‘나는 나’

나의 환상, 나의 꿈, 나의 희망, 나의 두려움도 나의 것이다.

나의 성공과 승리, 나의 실패와 실수도 나의 것이다.

나는 나의 것이며, 그러므로 나의 주인은 나다.

나는 나이며, 나는 그 자체로 완벽하다.

 

 

이런 글귀들이 오늘을 살아내야 하는 내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한 그릇입니다. 완벽한 나는 아니지만 나는 나 일 수밖에 없다는 현실에 위로가 필요한 날입니다.

 

 

이제 내일은 아마 좀 쌀쌀하겠지만 해풍이 실어 나르는 봄볕 가득한 곳들을 걸을 예정입니다. 사는 일에 에너지가 필요할 때 자연과 사람들 속에 섞여있다 보면 많은 웃음과 따뜻함으로 나를 좀 데울 수 있을 것이라 기대 하게 됩니다.

 

 

지금 그대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계신가요?

소식을 듣지 못한지가 하도 오래되어 어떻게 지내실까 심히 궁금하지만 아마도 또 그럭저럭 잘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모쪼록 꽃피는 봄이 되었으니 몸도 마음도 생기를 찾으시길 빌어봅니다.

내내 안녕히 계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