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비가 촉촉이 내리는 밤이 되니, 맛있는 파전에 막걸리, 아니면 막창구이에 소주가 생각납니다. 아침 시장을 볼 때 내 오늘 밤은 맛있는 술 한 잔하고 싶어 부추 한 단을 덤으로 샀습니다. 마침 지인이 오다가다 들른다는 언질도 있었기에...
저녁이 오고 밤이 찾아왔는데도 오신다는 기척도 없습니다. 맛있는 저녁밥이라도 같이 먹으려 참았건만... 혼자서 군산 생막걸리 한통을 사고 부추전을 부쳤습니다. 쿨렁쿨렁 흔들어 막걸리 한 모금을 홀짝, 와!!! 왜 이리 맛있을까? 오늘 술이 땡기는 날인가 봅니다. 막걸리 한 모금에 부추 전 한 조각, 알딸딸한 기분으로 책을 펴듭니다.
인생이라는 게임
우리가 하고 있는 게임은
가장하고 있으면서
가장하고 있지 않은 것처럼
가장하는 일
우린 우리가 누구인가를 잊어버렸으며,
잊어버렸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렸다.
우린 정말 누구인가?
우릴 지켜보고 있고
이 연극을 진행하면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선택하는
그 중심
그 나,
우주를 거울처럼 완벽하게 비추고 있는
무엇보다 강한 그 의식체
그러나 일찍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우린 수동적인 인생을 선택하거나
그렇게 하도록 최면에 걸렸다.
처벌이 두려워
또는 사랑의 상처가 두려워
우린 모든 것이 자신의 책임이란 생각을 버렸다.
그리고 마치 일들이 우연히 일어난 것처럼
또는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것처럼
가장하게 되었다.
우린 우리 자신의 가치를 무시하고 있으며,
이런 자기 학대적인 태도
이런 나약함
이런 무기력함에 길들여졌다.
하지만 사실은
우리는 자유로운 존재이며
우주 에너지의 중심이다.
당신의 의지가
곧 당신의 힘이다.
당신이 그런 힘을 갖고 있지 않다고
가장하지 마라
정말로 그렇게 될 수가 있으니까
바나드 군터
‘우린 모든 것이 자신의 책임이란 생각을 버렸다.’ 술기운에 이런 글을 읽고 있으려니 의미 하나하나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나는 정말 ‘모든 것이 나의 책임이란 생각을 버렸을까? ’ 묻습니다. 생각해보면 많은 것들을 타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내 상처에만 치중해 남의 상처를 들여다 볼 마음의 여유도 없었단 생각이 듭니다. 두려움과 불안감을 가장하기 위해 등을 돌리고 혼자서 울어야만 하는 아픔도 남의 탓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자기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책임지기 싫어 애써 변명을 찾곤 합니다. 결국 세상의 중심은 ‘나’임에도 불구하고 나의 나약함, 무기력함에 길들여진 나는 자유로운 존재임을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나의 의지가 곧 나의 힘임을 잊고 살지는 않는지... 한잔, 두잔, 석잔... 알딸딸한 술기운을 빌어 자신에게 술주정을 해 봅니다.
비내리는 밤의 호젖함을 빌미로 잠시 해찰을 해봤습니다.
밤이 깊어 가는데 다정한 연인 한쌍이 자리를 뜰 줄 모르고 있군요. 내일 아침 하루 종일 걸어야 하는데... 막걸리 세잔을 끝으로 그만 쫑!!! 나의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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