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느 쪽인가요?
오늘날 세상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지요.
부자와 빈자는 아니에요. 한 사람의 재산을 평가하려면
그의 양심과 건강 상태를 먼저 알아야 하니까요.
겸손한 사람과 거만한 사람도 아니에요. 짧은 인생에서
잘난 척하며 사는 이는 사람으로 칠 수 없잖아요.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도 아니지요. 유수 같은 세월
누구나 웃을 때도, 눈물 흘릴 때도 있으니까요.
아니죠. 내가 말하는 이 세상 사람의 두 부류란
짐 들어주는 자와 비스듬히 기대는 자랍니다.
당신은 어느 쪽인가요? 무거운 짐을 지고
힘겹게 가는 이의 짐을 들어주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남에게 당신 몫의 짐을 지우고
걱정 근심 끼치는 기대는 사람인가요?
미국의 여류시인 Ella Wheeler Wilcox의 Which Are You? 라는 시입니다.
이 시를 읽고 한참을 고민합니다. 나는 어느 쪽일까? 생각해보니 가끔씩은 내 몫의 짐을 그대에게 지우기도 하고 또 아주 가끔씩은 그대의 짐을 들어주는 사람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욕심 같아선 언제나 그대의 짐을 들어주는 그렇게 능력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지만...
“한사람의 재산을 평가하려면 그의 양심과 건강 상태를 먼저 알아야 한다.” 라는 글귀에선 시인의 혜안이 느껴집니다. 마음과 몸이 건강한 사람만이 올곶은 재산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뜻 인것 같습니다. 이 말은 아무리 재산이 많은 사람일지라도 마음과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재산의 평가할 수 없다는 말이란 생각입니다.
짧은 인생에서 잘난 척하거나 오만한 사람은 또한 사람 축에도 낄 수 없다고 일침을 가하는 시인의 말에 조금은 주눅이 들기도 합니다. 알게 모르게 잘난 척하며 오만한 삶을 살았던 전력이 있었기에... 한 없이 겸손하게 살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는 고질병인지라 부끄럽기만 합니다. 그러나 느리게 한 발 한 발 그렇게 나아가렵니다.
“유수 같은 세월 누구나 웃을 때도, 눈물 흘릴 때도 있다.” 하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많은 세월을 웃으면서 살아서 이제는 가끔씩 흘리는 눈물도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웃을때가 있으면 울 때도 있고, 울 때가 있으면 웃을 때도 있다는 소박한 진실이 이제사 마음으로 와 닿습니다. 아마 많이 웃은 만큼 많은 울음이 기다릴 것 같지만 그것 또한 내 세월을 장식하는 울음속의 필 꽃이라 생각돼 더 이상 두렵지는 않습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촉촉 봄비가 내립니다. 전화기속의 배경화면에 어떤 것을 설치했더니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은 전화기에도 비가 내린답니다. 처음에는 너무 신기해 자꾸 들여다보게 되고 이제는 아침에 일어나 배경화면만 봐도 오늘은 비가 오나, 오지 않나 알 수 있으니...
하루 종일 봄비님이 마실 나오신다니, 옷깃을 여미고 우산도 쓰시고 그렇게 봄비를 맞으시길 바랍니다. 오시다 가시다 잠깐씩 들르시어 차 한잔 마시고 싶은 마음은 없으신지요? 행여 하는 마음으로 눈길을 주는 널따란 유리창이 휑하기만 합니다. 오늘도 그렇게 하루가 또 갈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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