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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23학번 대학 새내기의 분투기317

43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23학번 대학 새내기의 분투기 시리즈 5 43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23학번 대학 새내기의 분투기 5 어제는 머리가 터질 듯해 집에 돌아오자마자 씻고 잠자리에 들었죠. 집에 돌아오기 전 심란한 마음과 복잡하게 얽힌 생각들을 정리하기 위해 30여 분, 바닷가를 거닐었어요. 쌀쌀한 기온 탓에 몸을 웅크리고 걷는데 먼 수평선의 어둑어둑한 물마루 위에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몇 척의 배가 왜 그리 쓸쓸해 보이는지요. 마치 제 마음의 반영이라도 되는 듯 한참을 바라보며 저를 다독거렸답니다. 바람 탓인지 거침없는 파도들이 쉼 없이 해변을 훑고 오고 갔는데 쫘 ~ 쫘 ~ 다정해서 마치 제정신을 애무하며 감싸 안던 그 소리들이 그 순간만은 답답하고 울적한 제 마음을 훑고 가는 소리처럼 싸해 오더군요. 어떻든 제 인생이니까요. 제가 다스릴 수밖에 없잖아요. 먼바다.. 2023. 3. 15.
43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23학번 대학 새내기의 분투기 시리즈 4(시리즈로 쓸 예정임) 철학과 신입생으로서 내가 수강할 과목은 총 9개, 일주일에 19시간의 강의를 들어야 한다. 이제 신입 2주 차, 가장 기대되고 흥미로운 수업은 아무래도 꾸준히 열망해왔으나, 기대치만큼 접근하지 못했던 영화와 정신분석, 특히 프로이트와 융의 서적들을 완전히 탐독하지 않았던 까닭으로 안개의 수평선 위에 띄어진 조각배 같은, 위치도 방향도 알 듯 모를 듯, 헤맸던 애매모호한 정신분석에 관한 것들이었다. 첫 수업 오리엔테이션을 들으며 마치 풍선에 공기를 주입하는 것처럼, 내 호기심과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주교재로서, 지크문트 프로이트의 예술, 문학, 정신분석(정장진 옮김, 열린책들)과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햄릿과 멕베스를 다룬다는 구체적인 언급에 오랜 내 갈증에 한 모금의 시원한 물이라도 삼킨 듯, 자.. 2023. 3. 11.
43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23학번 대학 새내기의 분투기 시리즈 3(시리즈로 쓸 예정임) 대학 첫번째 과제물을 완수하며/서양음악사 산책 과목: 서양 음악사 산책 과제: 본인이 좋아하는/들어본 클래식 음악이 있는 경우 그 작품과 자신의 경험을 서술한다. “사랑은 언제나 사랑 자체로 존재하지 않고 생에 시비를 겁니다. 삶을 위협해요” 전경린 늘 제 아침은 트윗에서 페이스북, 밴드나 블로그, 마지막 인스타를 살펴보는 일로 하루를 시작하죠. 지금은 더 이상 아니지만, 한때 전경린 작가의 문체에 반해 그녀의 작품들에 몰빵했던 때가 있었는데, 새삼 문학동네 트윗의 이 문구를 보니, 만감이 교차했답니다. 이제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마당에 이 트윗은 잠깐이나마 제 삶을 되돌아보게 했죠. 전 늘 제 삶에 위협을 주는 사랑이란 놈에게서 도망치며 살았어요. 도망칠 겨를이 없었을 땐 결국 엄.. 2023. 3. 11.
43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23학번 대학 새내기의 분투기 시리즈 2(시리즈로 쓸 예정임) 43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23학번 대학 새내기의 분투기 2(시리즈로 쓸 예정임) 저도 어린양 따위 해보고 싶네요. 징징거려보는 것, 남들처럼 그러고 싶은 날이에요. 머리가 지끈거리고 이 나이에 슬금슬금 두렵기도 하고요. 무슨 고관대작이 되자는 것도 아닌데 단지 조금 더 행복해지고 싶어서 택한 다시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기간이라 수업들은 대체로 여유가 있지만 뭔 복잡한 일들이 그리 많은지, Webex라는 화상 통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수업을 시작해야 했던 “서양 음악사 산책” 얼마나 버벅거렸는지, 결국 과조교님을 통해 해결을 해야만 했고 음악과 사무실에 전화해 정말로 강의실에 안 가도 되냐고 묻고 또 확인하고. 어떤 수업 시간엔 강의 내내 스마트폰을 통해 자료를 찾아야 했는데 결국 한 시간 내내 손.. 2023. 3. 8.
43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23학번 대학 새내기의 분투기 시리즈 1(시리즈로 쓸 예정임) 43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23학번 대학 새내기의 분투기 9시 10분, 첫 교시 수업에 맞춰 7시에 알람을 켜고 잠들었다. 기초 글쓰기 수업 무엇을 배우는 거지? 호기심에 들떠 쉬이 잠들 수 없었지만 눈 떠보니 5시 10분 더 자도 될 텐데 잠을 불러도 대답이 없어 대신 심보선을 뒤적이다 필사를 한다. 자꾸 헛것이 보이고 헛것 너머 헛것이 보인다 자꾸 헛것이 보이고 헛것 너머 헛것 너머 막 옷 갈아입는 중인 헛것도 보인다 자구 헛것이 보이고 헛것 너머 헛것 너머 헛것……너머 무한의 헛것이 보인다(심보선의 시 ‘즐거운 생일’ 중) 어깨가 아프다. 병원을 가야 하는데, 한 달을 다녀도 낫지 않는 이유가 뭘까? 하루의 동선을 계획한다. 두 시간 연 강이 끝나면 학식을 먹어야지 점심 후 만 보를 채우고 병원에 .. 2023.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