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153] <봄, 창조의 계절에 니체를 생각하다>
[원 문장] 『처음 읽는 독일 현대 철학』 중 프리드리히 니체가 제시한 미래철학의 서곡, 관계론 백승영 씀
“19세기 말, 니체는 자신의 철학을 ‘새로운 철학’의 ‘시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진단은 적중했지요. 니체 철학이 갖고 있던 독보적 미래성은 곧 오늘날의 현대성이 됐기 때문입니다. 그가 《선악의 저편》에 달아주었던 부제 ‘미래철학의 서곡’은 《선악의 저편》을 넘어서 그의 철학 전체의 성격을 규정합니다. 니체가 제시했던 탈형이상학적 전회, 본질주의와의 결별, 중심주의 무델 및 절대주의 모델의 파기, 다원주의 모델을 통한 일원론 극복 프로그램, 그리고 실체론으로부터 관계론으로의 전환 등은 철학의 제 영역에서 발생한 현대적 지각변동의 단초이자 토대가 됐습니다.”
나의 말)
프로이트와 작별하고 니체와의 산책 첫날이다. 위 인용문은 니체의 철학이 19세기 말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고, 그것이 현대 철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설명한다.
니체는 자신의 철학이 전통적인 철학적 관점에서 벗어난 혁명적인 사고의 시작이라고 여겼으며, 그의 철학적 접근은 당시에 혁신적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현대 철학의 기초가 되었다.
그의 저서 《선악의 저편》에 붙인 부제 ‘미래철학의 서곡’은 단순히 한 권의 책을 넘어 그의 철학 전체를 규정하는 의미를 갖는다. 니체가 제시했던 탈형이상학적 전회, 본질주의와의 결별, 중심주의 및 절대주의 모델의 파기, 다원주의 모델을 통한 일원론 극복 프로그램, 그리고 실체론에서 관계론으로의 전환과 같은 철학적 변화들은 현대 철학의 지각변동을 불러온 핵심 개념들이다.
그는 형이상학적 사고에서 벗어나려 했고, 사물이나 인간의 고정된 본질을 거부하며, 절대적 진리나 권위를 중심으로 한 사고를 부정했다. 또한, 세상을 단일한 원리로 설명하려는 일원론적 사고를 극복하고 다양한 관점이 공존할 수 있는 다원주의적 접근을 강조했으며, 존재를 고정된 실체로 이해하기보다는 관계와 상호작용 속에서 파악하려 했다. 이러한 철학적 변화들은 단순한 이론적 논쟁을 넘어 현대 철학의 근본적인 흐름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물론 차차 니체에 대한 개관을 하면서 여러 면에서 그의 철학에 대한 고찰을 해보겠지만 오늘의 지면에서는 니체가 주장한 탈형이상학적 전회는 현대 철학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적용되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를 사유해 볼까 한다.
니체가 주장한 탈형이상학적 전회는 현대 철학에서 본질주의와 중심주의의 해체로 구체적으로 적용된다. 이는 전통 형이상학이 사물과 인간의 고정된 본질을 가정하고 절대적 진리와 권위를 중심으로 사고해온 점을 비판하는 데 기여한다. 이러한 비판은 현대 철학에서 해체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의 토대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질 들뢰즈와 같은 철학자들은 니체의 사유를 바탕으로 생성과 차이를 강조하며 전통적 존재론을 넘어서는 철학적 모델을 발전시켰다.
또한, 니체는 단일한 원리로 세상을 설명하려는 일원론적 사고를 거부하고, 다양한 관점이 공존할 수 있는 다원주의를 제안한다. 이는 실체론에서 관계론으로의 전환을 통해 존재를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상호작용과 관계 속에서 이해하려는 시도를 포함한다. 이러한 접근은 현대 철학에서 상대주의적 접근과 네트워크 이론, 생태철학 등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미쳤다.
니체의 형이상학적 가정 비판은 자연과 세계에 대한 형이상학적 해석, 즉 초월적 세계나 목적론적 세계관에 대한 비판을 통해 자연과 인간 본질의 새로운 이해를 제안한다. 이는 현대 과학철학이나 환경철학에서 자연의 인간화가 아닌 인간의 자연화를 강조하는 데 기여했다.
니체는 '신의 죽음' 이후 허무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가치 체계를 해체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현대 철학에서 개인의 선택과 책임, 창조적 삶을 강조하는 실존주의 및 윤리적 담론에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니체의 탈형이상학적 전회는 현대 철학에서 전통 형이상학의 해체, 다원주의적 접근, 관계 중심적 사고, 그리고 새로운 가치 창조라는 방식으로 구체화되며 철학적 지평을 확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니체의 사상은 단순한 철학적 개념에 머무르지 않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도 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는 본질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우리가 스스로를 하나의 고정된 존재로 규정하기보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존재로 인식해야 함을 의미한다. 사회가 정해놓은 역할이나 규범, 혹은 과거의 경험이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한다고 믿기 쉽지만, 니체는 본질이란 것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을 어떤 특정한 정체성에 가두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살아가야 한다.
또한, 그는 중심주의와 절대적 진리에 대해 의문을 품어야 한다고 말했으며, 이는 우리가 기존의 가치나 신념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해야 함을 뜻한다. 사회가 요구하는 성공이나 도덕적 기준, 혹은 정치적 신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과연 내 삶과 신념에 맞는 방향인지 스스로 사고하고 선택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이러한 태도는 우리가 기존의 권위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인 존재로 살아가도록 이끈다.
니체는 또한 단 하나의 원리로 세상을 설명하려는 태도를 거부하고, 다양한 시각과 해석이 공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우리는 종종 특정한 관점이 유일한 정답이라고 믿고 싶어 하지만, 니체는 다원주의적 사고를 통해 세계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우리가 사회적 이슈나 윤리적 문제에 대해서도 단일한 정답을 추구하기보다, 다양한 관점을 고려하고 유연한 사고를 가져야 함을 뜻한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관을 폭넓게 이해하며, 세상을 하나의 방식으로만 해석하려는 태도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그의 사상에서 중요한 또 다른 개념은 실체론에서 관계론으로의 전환인데, 이는 우리가 고립된 개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정의해야 한다는 뜻이다. 니체는 존재를 고정된 실체로 보지 않고, 관계와 상호작용 속에서 파악해야 한다고 보았으며, 이는 우리가 인간관계에서도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에서 벗어나 ‘나는 타인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것인가’라는 고민을 해야 함을 시사한다. 관계의 동적인 측면을 인식하고,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나를 발견해 가는 것이야말로 니체적 삶의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니체가 강조한 것은 자기 창조의 삶을 사는 것이었다. 그는 기존의 가치 체계를 해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야 한다고 보았으며, 이는 단순히 전통적인 신념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철학과 삶의 방향성을 스스로 만들어야 함을 뜻한다. 직업, 인간관계, 삶의 목표 등에서 남들이 정해놓은 기준을 따르기보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니체가 말한 ‘위버멘쉬(초인)’의 개념과도 연결된다. 그는 기존의 가치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삶을 창조하는 사람이야말로 초인의 모습이라고 보았으며, 이러한 태도는 현대 사회에서도 유효하다.
따라서 우리는 본질에서 벗어나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자신을 받아들이고, 절대적 진리에 의문을 품으며, 다양한 가치관을 존중하고, 관계 속에서 나를 찾아가며, 궁극적으로 자기 삶을 창조해 나가는 태도를 통해 니체의 사상을 실천할 수 있다. 이는 기존의 질서와 권위에 맹목적으로 순응하지 않고, 스스로 사고하고 선택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며, 궁극적으로 삶을 하나의 창조 과정으로 바라보게 하는 철학적 태도라 할 수 있다.
이제 막 봄기운이 완연해지는 3월 초, 자연은 새로운 생명의 시작과 함께 나는 새 학기를 맞이하고 있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대지가 녹아내리고, 앙상했던 나뭇가지에서 새싹이 돋아나며, 꽃봉오리가 하나둘 맺히기 시작함과 동시에 내 젊음의 약동성이 설렘으로 다가 오는 시간, 이러한 모습은 니체가 강조한 자기 창조의 삶과 깊은 연관성을 지닐 것이다.
봄은 자연의 재생과 창조의 계절이다. 겨울의 침묵을 깨고 새로운 생명이 피어나는 모습은 니체가 말한 '자기 창조'의 과정과 닮아있으며, 새 학기의 배움에 대한 설렘과 맞물려, 마치 겨울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는 자연처럼, 좀 더 창조적인 삶을 가꾸어나가고 싶은 나의 욕구가 증폭되는 시점이다.
봄의 생명력은 니체의 '힘에의 의지' 개념을 상기시킨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피어나는 꽃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삶을 향한 강한 의지를 볼 수 있다. 이는 니체가 말한 삶에 대한 긍정적 태도, 즉 '운명애'의 실천과도 연결된다.
또한, 봄의 다양성은 니체의 다원주의적 사고와 맥을 같이 한다. 각기 다른 모양과 색깔의 꽃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내듯, 우리 사회도 다양한 가치관과 삶의 방식이 공존할 때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다.
이렇듯 봄은 우리에게 니체의 철학을 실천할 수 있는 영감을 제공한다. 새로운 시작의 계절인 봄을 맞아, 우리도 자신만의 가치를 창조하고 삶을 긍정하며 끊임없이 성장하는 '봄'같은 존재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니체의 말처럼 우리의 삶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이 봄의 생동감을 우리 삶에 담아낼 수 있기를 기원하며, 나의 하루하루가 보다 뜨겁기를! (끝)
2025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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