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86] 4기 김은 <라캉의 <도둑맞은 편지> 이야기와 나의 1년>
[원 문장]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 철학』중 자크 라캉의 소유할 수 없는 편지 (김서영 씀)
“라캉은 <도둑맞은 편지>를 분석하며 두 개의 반복되는 구조를 발견합니다. 그 구조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라캉의 중심 개념들인 상상계, 상징계, 실재가 모두 언급될 거예요.”
나의 문장)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소설 ‘도둑맞은 편지(The Purloined Letter)’는 1844년에 발표된 탐정 소설로, 그의 대표적인 탐정 캐릭터인 C. 오귀스트 뒤팽이 등장하며 파리에서 벌어진 한 사건을 다룬다. 프랑스 여왕은 민감한 내용이 담긴 편지를 받고 이를 비밀리에 간직하려 하지만, D 장관이 그녀의 방을 방문한 중에 그 편지를 훔쳐간다. 여왕은 편지를 통해 장관이 자신을 협박할 것을 우려하지만, 그의 교활함 때문에 경찰은 아무리 수색해도 편지를 찾지 못한다. 결국 명탐정 뒤팽에게 사건이 의뢰되고, 뒤팽은 장관의 심리를 분석하여 경찰과는 달리 편지가 장관의 책상 위, 너무 눈에 잘 띄는 곳에 숨겨져 있음을 알아낸다. 그는 교묘한 속임수를 통해 편지를 되찾아 의뢰인에게 돌려준다.
이 작품은 심리적 통찰과 논리적 추리의 중요성과 보이는 것과 숨겨진 것의 아이러니를 통해 권력과 정보의 관계를 잘 보여준다. 자크 라캉은 이 작품을 철학적으로 분석하며, 편지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욕망과 권력의 상징임을 밝혀냈다. 편지는 단순히 주고받는 물체가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욕망과 상징적 질서를 드러내며, 단순한 탐정 소설을 넘어 심리학적, 철학적, 사회적 분석의 대상으로 평가받았다고 하는데 라캉의 분석은 꽤 흥미로웠다.
인용된 구절에서 라캉은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 소설 <도둑맞은 편지>를 분석하며 두 가지 반복되는 구조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핵심 개념인 상상계, 상징계, 실재를 설명한다.
상상계는 우리가 현실을 인식하는 방식과 관련이 있으며, 왕비가 편지를 잘 감추었다고 착각하는 모습과 D 장관이 편지를 소유했다고 믿는 상태, 그리고 뒤팽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편지를 소유했다고 착각하게 되는 과정이겠고,
상징계는 언어와 법칙의 영역을 의미하는데, 소설 속에서 편지 자체가 상징계를 대표하며, 인물들의 위치와 관계를 결정짓는 요소가 된다. 편지가 끊임없이 움직이며 의미를 만들어내는 과정으로 편지의 소유 여부에 따라 변화하는 인물들 간의 권력 관계로 나타난다.
실재는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상징계 밖의 영역을 의미이고 <도둑맞은 편지>에서 이는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편지의 실제 내용이나 의미가 알려지지 않는 점, 인물들이 편지를 완전히 소유할 수 없다는 사실, 편지가 인물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자체적인 목적지에 도달하는 현상 등으로 나타난다.
라캉의 분석에서 중요한 점은 이 세 영역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특히 상징계(편지)가 인물들의 주체성과 관계를 결정짓는다는 것이고 이를 통해 라캉은 인간의 무의식과 주체성이 언어와 상징에 의해 구조화된다는 자신의 정신분석 이론을 설명한다. 정리하면 <도둑맞은 편지>를 분석하며 드러나는 구조는 라캉이 인간 주체를 설명하는 데 필요한 핵심 개념들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겠다.
라캉의 이러한 정신분석 이론은 우리의 일상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 개념을 통해 우리는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더욱 깊이 있게 성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가령 우리가 '신체'라고 생각하는 것이 실제로는 상상계에 속한 이미지일 수 있다는 점은 어떨까? 라캉의 '대상 a' 개념은 우리의 욕망과 만족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가능하게 하고, 절대적이고 지속적인 만족은 존재하지 않으며, 대신 '여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해준다. 이는 현재의 만족에 집착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추구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하겠다.
글쓰기 또한 라캉의 정신분석 방법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효과적인 방법이겠다. 무의식적인 생각들을 글로 표현하고 분석하는 과정은 자신의 내면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며, 자기 이해와 치유로 이어질 수 있겠다. 특히 주체가 외상적 사건을 주체화하고, 현실을 더 명확히 인식하며 책임감 있게 대처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정신분석적 개념인, 라캉의 '환상 가로지르기'는 주체가 실재계의 외상을 직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의미하는데 이는 상징적 질서의 메워질 수 없는 간극에 맞서 대타자의 불완전성을 드러내는 정치적이고 윤리적 사건으로 환상 가로지르기를 통해 주체는 자신의 욕망이 사실상 대타자의 욕망임을 인식하고, 상징계에서 실재의 차원을 추구하며 이 과정에서 주체는 진정한 자신과 마주하게 되며, 욕망에서 충동으로 넘어가는 변화를 경험으로 적용하여 우리는 삶의 외상적 경험을 직면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이를 통해 현실을 더욱 명확히 인식하고 책임감 있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라캉의 이론은 타인과의 관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해줌으로써 우리가 누군가를 특별하게 여기는 이유가 단순히 그 사람의 객관적인 특성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의 욕망과 환상이 투영된 결과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할 수 있게 한다.
지난 1년은 참으로 다사다난했다. 그중에서도 나의 학문적 도약은 나를 충만하게도 했지만, 그와 상반되게 내 인간관계를 축소했다고도 할 수 있다. 사유하며 읽고 쓰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필요로 했기 때문이라고 변명할 수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어쩌면 내가 상처받지 않고 자유롭게 나를 돌보고 싶은 욕망 때문이었을 것이다. 가지치기를 하면서 타인을 책했던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이 시점, 특히 라캉을 개관하며 ‘누군가의 의미나 누군가를 향한 오해’는 모두 내 마음의 욕망과 환상이 투영된 결과물이라는 인식이 나를 더 사유하게 했다. 그 길목에 비틀어진 모든 관계는 ‘상대의 책임’이 아니라 ‘내 관점의 변화’가 필요했음을 반성하게 된다.
이는 라캉의 이론에서 말하는 '상상계'와 '상징계'의 작용을 실제 삶에서 경험한 것이겠다. 이제 나는 타인과의 관계를 재고하고, 내 내면의 욕망과 환상을 더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겠다. 가령 상대에게 내가 얼마나 존중받고 싶었는지, 혹은 내가 얼마나 상대에게 기대와 환상을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한 나의 점검, 이는 단순히 관계 회복을 넘어, 자기 이해의 폭을 넓히고 더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과정이 될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 타인을 향한 비난이나 책임 전가 대신, 나의 내면을 성찰하고 내 반응의 근원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나의 학문적 성장과 인간관계 사이의 균형을 찾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기에, 학문적 탐구와 개인적 관계가 서로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호보완적일 수 있다는 점과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얻는 경험과 통찰이 학문적 깊이를 더할 수 있고, 반대로 학문을 통해 얻은 지혜가 관계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기대하게 된다.
앞으로는 나의 내면을 더 깊이 탐구하면서도, 타인과의 관계에 더 열린 자세로 임하고 싶다. 이는 쉽지 않은 과정일 수 있지만, 이를 통해 더 풍요롭고 균형 잡힌 삶을 살 수 있을 것을,나의 학문적 성장과 인간관계의 발전이 서로를 보완하며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자기 성찰과 노력을 기울일 것을 기대하며, 지난 시간 많은 것들이 그리움 그 자체로 남기를 기원하며……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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