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56] 4기 김은
[원 문장]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 철학』중 몸과 살, 그리고 세계의 철학자, 모리스 메를로-퐁티(정지은 지음)
“메를로-퐁티는 우선 현상학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상학자이면서 동시에 실존주의 철학자이고요. 사르트르가 실존주의와 좀 더 가까이에서 정치적인 참여를 하고 삶의 태도 방식을 강조했다면, 메를로-퐁티는 학문적으로 현상학에 더 가까웠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멜를로-퐁티는 흔히 몸의 철학자, 살의 철학자라고 불립니다. 저는 여기에 세계의 철학자라는 말을 덧붙이고 싶어요.”
나의 문장)
전편에 다루었던 장 폴 사르트르를 지나, 이제 모리스 메를로퐁티와의 산책에 나섰다. 둘은 현대 프랑스 철학의 주요 인물로 둘 다 실존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그들의 철학적 접근과 주제는 상당히 다르다.
사르트르는 의식을 주관적이고 독립적인 존재로 간주하며, “나는 생각한다”라는 코기토적 주장을 통해 정신을 강조하며 인간 존재가 본질 없이 존재하며, 실존적 자유와 선택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면서 의식을 '무'로 간주하여, 신체와 의식 간의 경계를 명확히 하는데, 반해 메를로퐁티는 신체와 의식의 관계를 중시하며, 신체가 단순한 물리적 존재가 아니라 주체가 세계와 관계를 맺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 “나는 할 수 있다”라는 주체 개념을 통해 신체적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신체가 세계를 지각하고 경험하는 방식이 인간 존재의 본질이라고 보았다. 자유에 대한 관점에서는 사르트르는 자유를 개인의 선택과 책임으로 보고, 인간이 자신의 본질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오는 실존적 고통을 강조하며 개인이 자신의 존재를 부정할 수 없으며, 이는 무의식적인 요소와도 연결되어 있다고 설명하는데, 반해 메를로퐁티는 자유를 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이해하며, 인간이 세계 속에 위치하고 그 관계를 통해 자유를 경험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신체가 세계와 연결된 존재로서 자유를 찾는다고 보았다. 지각과 상상의 관점에서 사르트르는 의식을 독립적으로 바라보며, 의식은 항상 무언가를 지향하지만 그 내용은 본질적으로 공허하다고 설명하며 의식과 육체 간의 분리를 강조하여, 이로인해 무의식적인 마음 개념에 대해 비판적이지만 메를로퐁티는 지각과 상상을 구분하지 않고, 두 개념이 상호작용한다고 보는, 지각이 인간 경험의 중심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세계와 관계를 맺고 자신을 인식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메를로퐁티는 신체적 경험과 세계와의 관계를 통해 인간 존재를 탐구하지만, 사르트르는 개인의 자유와 선택을 중심으로 실존적 고통을 강조했다. 이처럼 두 철학자는 인간 존재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현대철학에서 중요한 논쟁거리를 만들었다.
오늘부터 몇 회는 메롤로 퐁티의 현상학에 대한 글을 읽고 사유하려 하는데, 우선 현상학은 어떤 철학적 방법론이자 사유 방식일까를 살펴보겠다.
현상학(現象學, phenomenology)은 실증주의와 같은 전통적인 과학적 접근 방식에 반대하여, 인간 경험의 본질을 탐구하려는 시도로 에드문트 후설(Edmund Husserl)은 기존 철학이 주관적인 세계관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하며 보다 객관적이고 엄밀한 철학적 탐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현상학을 창시한다.
현상학의 주요 개념은 '현상'은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한 감각적 경험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의 의식 속에 드러나는 모든 형태의 경험을 포함하는 것으로 후설은 “사태 자체로!”라는 모토를 통해, 우리가 경험하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탐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현상학의 핵심 개념 중 하나는 '지향성(Intentionalität)'이다. 이는 의식이 항상 어떤 대상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의식은 단순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무엇인가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질적인 특징을 가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학에서 ‘현상학적 환원’이란 핵심적인 방법론이 제시되는데 이는 우리의 경험을 순수하게 이해하기 위한 철학적 접근 방식이다. 이 개념은 에드문트 후설(Edmund Husserl)에 의해 발전되었으며, 크게 두 가지 주요 요소로 구성된다.
일상적인 가정, 선입견, 과학적 이론, 형이상학적 관념 등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판단중지(에포케)를 통해 현상 자체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인데 환원의 두 차원으로 자연적 태도를 중성화하여 경험을 순수의식으로 환원하는 선험적 환원과 경험적 사실에서 우연성을 제거하고 현상의 본질을 직관하는 형상적(본질적) 환원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러한 현상학적 환원의 목적은 일상적인 이해나 편견을 제거하고 현상의 본질에 접근하는 순수의식 도달과 대상을 새롭게 바라봄으로써 새로운 의미 통찰뿐만 아니라 개인의 주관적 경험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데 있다.
현상학적 환원 과정으로는 일상적인 가정과 믿음, 즉 자연적 태도를 중단하고 대상을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관찰하는, 현상에 집중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대상을 바라보며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고 현상의 핵심적이고 불변하는 특성을 파악하여 우리의 경험을 새롭게 이해하고 세계와 우리의 관계를 재고하는, 단순한 관찰을 넘어서 현상의 본질에 다가가는 철학적 방법론이다.
이처럼 현상학은 심리학, 사회학, 교육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응용되어 인간의 체험을 있는 그대로 살펴보고 그 본질을 탐구하는 데 중점을 두기 때문에, 질적 연구 방법론을 새롭게 하하는, 현상학의 방법론에 프랑스 철학자, 모리스 메를로퐁티(Maurice Merleau-Ponty, 1908년 3월 14일 ~ 1961년 5월 4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메를로퐁티는 리옹 대학교에서 철학 부교수로 시작하여, 이후 파리 대학교에서 교육심리학과 철학을 가르쳤고 1952년부터 콜레주 드 프랑스에서 교수직을 맡아 활동하며, 여러 저서를 남겼다. 그의 주요 저서로는 『행동의 구조』, 『지각의 현상학』, 『의미와 무의미』,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 그는 또한 정치에 참여하여 비공산주의 및 반드골주의 좌파를 통합하는 민주세력동맹(UFD) 단일화에 기여했는데 1961년, 심장마비로 사망하기 전까지 활발히 저술과 강의를 이어갔다.
메를로퐁티의 철학은 신체와 의식 간의 독특한 관계를 탐구하며, 신체적 경험이 인간 존재의 본질에 깊이 연결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그는 데카르트적 이원론을 비판하며, 신체가 단순한 물질이 아닌 정신과 물질의 혼합체로서 존재한다고 보았다. 그의 관점에서 신체는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주체이며, 이는 인간이 세계를 경험하는 방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 인간이 지각을 통해 세계를 이해하고 경험하는 방식을 강조한다. 메를로퐁티는 “나는 할 수 있다”라는 주체 개념을 통해 인간이 신체를 통해 세계와 관계 맺는 방식을 설명하며, 이러한 관계가 인간 존재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상의 장'이라는 개념을 통해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이 단순히 객관적인 실재가 아니라, 주관적인 인식과 결합된 현상임을 강조하며 이 과정에서 '실재적인 빛'과 '현상적인 빛'의 구분을 통해 과학적 세계와 우리의 지각 세계 간의 관계를 탐구하기도 했는데 기존의 반성철학이 주관과 객관을 분리하여 설명하는 데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비판하며 주관과 객관이 분리될 수 없고, 경험은 항상 몸과 연결되어 있다고 보았다. 특히 그의 철학에서 언어는 경험을 표현하는 중요한 도구로, 경험 자체와 그 의미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며, 이러한 관계를 철학적 사유의 핵심으로 놓았다. 또한 예술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며, 특히 폴 세잔의 회화와 같은 작품들이 그의 철학적 사유와 유사하다고 생각해 세잔이 추구한 자연과 지각이 자신의 철학적 탐구와 일치한다고 보았으며, 이를 통해 예술과 철학 간의 연결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메를로-퐁티의 현상학은 결국 몸을 통한 경험과 지각을 중심으로 하여, 우리가 어떻게 세계와 관계 맺고 있는지를 깊이 탐구하는 철학적 시도로 메를로-퐁티의 이러한 접근은 전통적인 철학의 이원론적 사고방식을 넘어서려는 노력의 일환일 것이고 이는 과학적 객관주의나 추상적 이성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며,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고 경험하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인간 존재의 본질적 특성을 몸과 세계의 불가분한 관계 속에서 찾고자 하는 철학적 노력이겠다.
가을의 길목을 지나 눈보라가 몰아치는 계절이 왔다. 이 계절에 프랑스 철학의 대가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설렌다. 하얀 눈을 인, 도시의 풍경 속으로 그들이 천천히 다가와 나를 마주한다니, 꿈일지, 상상일지, 그럴지라도 행복하다면, 누가 말릴 수 있을까? 빙긋 웃는 나의 미소가 그들에 대한 환대이리라. 사르트르를 만났고 메를로-퐁티와 더불어 레비나스, 블랑쇼, 롤랑 바르트, 라캉, 알튀세르, 푸코, 들뢰즈, 데리다, 크리스테바, 바디우 같은 프랑스 철학자들의 사상이 겨울의 고요 속에서 더욱 선명하게 다가올 것이다. 시간을 초월하는 그들과의 대화를 통한 사유의 여정은 더 깊은 자아 이해와 세계에 대한 통찰로 나를 이끌어 줄 것이다. 겨울의 고독 속에서 찾는 이 특별한 지적 교감! 나의 삶에 새로운 의미와 깊이를 더해줄 것이기에 이 겨울이 더 기다려지는지도 모르겠다. (끝)
2024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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