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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Don Shirley Trio 의 앨범 ‎– In Concert (1968년)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24. 3. 25.

 

 

새벽의 썰!

 

 

언니, 머리 염색 좀 해야겠어.”

 

오랜만에 만난 동생이

모자 밖으로 불거져 나온

흰머리를 보고 말한다.

 

이래저래 죽음을 향하고 있는

내 육체의 변화를

인식하는 날들이다.

 

하루하루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축복 같으면서도

동시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내 일상의 기저에 깔려 있음을

모른 체 할 수 없다.

 

특히 친하던 친구가

이승의 소풍을

마감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어김없이 내 죽음도 머지않았구나,

라는 생각이 앞서는데

 

장자와 같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이라도 감소시키는

책 구절을 읽으며

때로 위로를 받는다.

 

또한 누릴 만큼 누렸던

내 지난 삶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을

애써 하려는

나를 인식하며

때론 쓸쓸한 헛웃음이

삐져나오기도 한다.

 

얼마 전

고대서양철학사과목에서

기하학으로 유명한

피타고라스를 추종했던 사람들의

영혼불멸설을 접했다.

 

그들은 혼이

신체의 사멸과 함께

사라지는 것이 아닌

신체를 벗어나

스스로 살아가는 불멸의 것으로 여겨

혼이

윤회한다고 생각했다는데,

 

전생의 혼은

현생의 육체에 들어오고

다시 현생의 혼은

후생으로 이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현생의 혼이 더럽혀질 경우

후생에서

더욱 낮은 육체 계급으로 들어가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육체의 감옥으로부터 벗어나

혼의 영원한 해방을 이루기 위해

혼을 정화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 혼의 정화를 위해

그들은 육체적 순결 및

음악과 수학(철학)을 통한

정화를 추구하라고 권유한다.

 

, 나는 이 새벽

나의 혼의 정화를 위해

아래의 음악을 더듬는다.

 

내 혼이 정화되어

신체를 벗어나

불멸의 시간을 누리게 될지,

그건 불확실하지만

 

확실한 것은

내가 이 순간 살아있고

그것도 이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있으니,

어찌 축복이 아닐까!

 

내가 즐겨 듣는

재즈 앨범 중 하나이다.

 

그리고 나는

2020. 11. 30

아래와 같은 글을 썼다.

 

 

 

 

너무 다른 두 남자가 있다.

한 명은 교양과 우아함

그 자체인 천재 피아니스트로

고상한 말투와 친절,

몸에 밴 매너가 돋보인다.

또 한 명은

허풍과 주먹이 전부인

운전사로

다혈질에

솔직하고 직설적인 남자다.

 

 

 

 

피터 패럴리 감독의

2019년 영화 그린북

우리가 아는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와

그의 운전사이자 매니저인

토니 발레롱가가

그 주인공이다.

 

돈 셜리는 1962

그의 첫 투어에

뉴욕 나이트클럽 바운서

토니 "" 발레롱가를

운전수 겸 보디가드로 채용해

8주간의

미국 남부 콘서트 투어에 오르지만

성격 차이로

초반에 갈등을 겪으면서도

결국 좋은 친구가 된다는

내용이다.

 

그동안 나는

이 영화를 세 번쯤은 접했다.

 

 

 

 

영화 속 주인공 "닥터 셜리"라는 이름,

동시대의 러시아 출신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에 의해

"그의 기교는 신의 경지에 있다."고 평가된,

미국의 클래식·재즈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였던

돈 셜리(Don Shirley 1927 2013)

195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클래식을 재즈에

접목시키는 시도를 하며,

레이블 CANDID의 모체였던

Cadence에 수많은 앨범을 남긴다.

 

그는 오르간 교향곡,

피아노 협주곡,

첼로 협주곡 한 곡,

세 곡의 현악 4중주,

한 막의 오페라,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피네간의 경야(Finnegans Wake)

바탕으로 한 교향시,

그리고 천국과 지옥을 토대로 한

일련의 변주곡까지.

 

그러나 흑인 클래식 음악가를 위한

기회의 부족으로 셜리는 의욕을 잃었고,

한동안 피아노를 멀리하며

시카고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공부한 뒤

시카고에서 심리학자로

일하기 시작했지만

곧 음악계로 돌아온다.

 

 

 

 

In Concert (1968)

 

이 앨범에서

돈 셜리는

첼로, 베이스와 함께

트리오 형태로

재즈와 팝 스탠다드를 연주한다.

라이브 실황을 녹음한 것이라

현장감이 느껴지면서도

영화에서 표현된 것처럼

음악은 재즈지만 클래식 음악처럼 들린다.

 

깊은 명도와

낮은 채도를 가진

진경산수화를 듣는 느낌,

익숙한 재즈 스탠다드가

이런 색이라니 감탄하며!

 

특히, 트랙

My Funny Valentine

Yesterday,

I Cover The Waterfront,

Georgia On My Mind를 추천한다.

 

 

Don Shirley Trio 의 앨범 ‎– In Concert (1968)

 

레이블: Columbia ‎– CS 9684

형식: Vinyl, LP, Stereo

발매일: 1968

 

트랙 목록

A1 I Can't Get Started 7:15

A2 I Feel Pretty 1:18

A3 My Funny Valentine 3:53

A4 Yesterday 4:08

A5 I Cover The Waterfront 4:54

B1 Georgia On My Mind 4:34

B2 Lullaby 2:27

B3 Water Boy 4:26

B4 One Man's Hand 2:26

B5 By Myself 4:10

B6 Happy Talk 1:35

 

 

크레딧

Bass Henry Gonzalez

Cello Gilberto Munguia

Piano Don Shirley

 

 

 

 

A3 My Funny Valentine 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