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난 후에 느리게 도착하는 어수선하고 기꺼이 미완성인 편지들
주말 이른 아침
느린 템포의 재즈 트리오 연주를 배경으로
글을 읽고 쓰는 작업은
내 일상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그저 수다라고 해도 좋은
잡글에 불과하지만
뭔가 내 안의 것들이
개화를 꿈꾸며
수줍게 고개를 내미는
그 서툰 몸짓을
나는 모른 체 할 수 없다.
물론
눈부시게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길 바라지만
존재마저 눈에 띄지 않는
그저 길가의 작은 꽃이라 해도 좋다.
단지 자신의 삶을 긍정하며
남모르게 피었다 지는 작은 것들,
나는 그것들을 꽃 피우기 위해
구름을 모아 비를 만들고
바람을 모아 방향을 만들며
빛의 온도를 조절하는지도 모르겠다.
남모르게, 살며시
나직이 노래를 부르며.
어쩌면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 역시
나처럼
자신만의 노래를 부르기 위해
어둠을 산책하고
여명을 맞이하며
생각의 갈피를
쉼 없이 뒤적일 것이다.
여기,
그 끝 지점 어딘가에서
예쁜 꽃을 피운 작가의 책 한 권을 소개하겠다.
그림책 작가 김윤정님의 『친구에게』
내 곁에 함께할 친구에게
물이 마를 때 물이 없다고 슬퍼하지 마.
내 물을 나누어 줄게.
어려운 일로 혼자 고민하지 마.
네 이야기를 들어 줄게.
네가 차가운 빗속에 있다면
나도 함께 그 비를 맞을거야.
네가 두려워 머뭇거린다면
내 그 길에 함께할게.
넘어져도 괜찮아.
내가 언제나 너를 일으켜 줄 테니.
네가 혼자라고 느낄 때도
나는 항상 네 편이야.
혼자서는 힘들어도
너와 함께라면 더 큰 꿈을 꿀 수 있어.
우리는 친구니까.
늘 곁에 있어 줘서 … 고마워.
(책의 전문)
소박한 시처럼
인간의 내면에
슬며시 파고드는
이 멋진 글들을
세상 모든 곳에 전해주고 싶을 만큼
작가님에게 박수를 보낸다.
물론 그림책이기에 글과 그림을 함께 보기를 추천한다.
세상이 아직 살만한 근거가
바로 내 눈앞에 펼쳐진
한 권의 책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작가님의 다음 책을 기다리는,
혹은 언제나 작가님처럼
세상 모든 곳에 전해질
나의 책을 기대하는 시간,
고맙습니다, 김윤정 작가님!
알라딘 소개)
김윤정 작가는 그림책 작가이며 YUNedition을 꾸리고 있다.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여 ‘젊은그림책작가연대’에서 활동하며 매년 볼로냐아동도서전에서 미출간 더미북을 선보이고 있다. 쓰고 그린 책으로 《여름이네 육아일기》, 《똥자루 굴러간다》, 《아이스크림 똥》, 《엄마의 선물》, 《친구에게》가 있다.
출판사 책 소개
<엄마의 선물>로 그림책의 새로운 형태를 보여 준 김윤정 작가가 이번엔 <친구에게>로 새로운 형태의 책에 깊이를 더해 더 진한 감동을 전해 준다. 이 책은 2016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선보였을 당시 OHP 필름을 이용한 독특한 형식으로 세계인의 눈을, 전 세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친구의 마음’이라는 주제로 세계인들의 마음을 끌었다.
기쁜 일이 있을 때 함께 기뻐하며 즐거워할 수 있고, 슬픈 일이 있을 때 함께 슬퍼하며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바로 친구이다. 친구와 함께하면 힘든 것도 덜 힘들게 느껴지고 지루하기만 한 시간도 짧게만 느껴진다. 내 곁에 항상 있어 주었던 소중한 그 이름, 친구. 그동안 함께해 준 친구에게, 그리고 앞으로 함께 길을 걸어 나갈 친구에게 마음을 전할 때이다. 이 책은 늘 곁에서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은 친구에게 전하는 아주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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